**심신수양**/바우 279

남한강 편지

남한강 편지 구흥서 남한강가 를 따라 만든 아스팔트 도로를 아내와 손잡고 걷습니다 갈대는 은빛의 꽃을 떨구곤 늘어진 가지를 바람에 흔들고 우리를 반깁니다 겨울은 아직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인 물오리 떼가 무리지어 강둔 치에서 깃털속에 부리를 박고 또는 유영을 하며 그들의 터전이 언제부터였는 지를 모를 그자리가 제자리인양 겨울이 오오는걸 알려주려는 듯 미리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 은 어제보다는 좀 차겁습니다. 흐르고 또흐르는 남한강 물을 오늘처럼 오래도록 바라본적이 없습니다. 세월은 이리도 흘러가며 반백의 머릿결을 선물했습니다. 아내도 늙어보이지 않으려 염색을 했지만 바람에 날릴때 보면 희끗거리는 속머릿결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어제는 남한강 다리를 건너며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자리잡고..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말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말 은빛바우 오늘 이곳에 첫눈이 내렸다 아침에는 해가 떠 올라 일기예보가 틀리는 구나 하고 있었는 데 점심을 지나고 함박눈이 내렸다 연일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있던 날씨는 지친듯 겨울을 맞이하는 가보다 시절도 이리 질기게 계절을 보내기가 안스러운데 사람 사는 일인들 그렇지 아니하랴만 요즘 대통령이 얼빠진 소리를 지껄여 동정심을 얻어내려는 수작을 부리려나 보다 살기 힘들게 만들어놓은 빈곤한 세상에 어떤 희망이 남아 있을까 마는 그래도 놓치지 않으려 잡은 손을 펴지 않는 것은 언젠가는 좋아지리라는 작의 바램의 끈이다 아내는 이른아침 6시면 무조건 일어나 촟불을 켠다 작은 방 하나를 기도하는 방으로 만들어 주어 그방은 아내의 공간이다 나도 아내의 뒤를 이어 잠시 들려 참선을 하듯 앉아 숨..

우중산책

우중산책 은빛바우 오월이 반이 지나갔다.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지나가는 데 점점더 마음은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시간을 야속타 생각한다. 비가 자주와 신록은 푸르르지만 코로나로 외출에 목마른 사람들에겐 불평이 될것이다 내가 사는 남한강 가 에는 넓은 고수부지 를 만들어 놓아 캠핑지 로 허가를 받지 않았슴 에도 휴일이면 사람들이 많은 캠핑카 를 세우고 텐트를 쳐놓아 마치 캠핑경연 이라도 하는 것같다 전에 사위가 캠핑을 왔을때도 비가내려 잠시 머물다가 돌아왔지만 낭만이라 생각했던 것역시 나이듬으로 인한 적응되지않은 것에 불편함이 많다 오늘도 토요일 비가 내렸다.비가 내리면 공연히 마음이 쓸쓸해 지고 집안에서 있슴이 답답해진다 "비도 오는데 외식이나 갑시다.." 무심코 앉아있는 아내를 독촉해 차를 몰고 거..

앉으나 서나

**앉으나 서나** 구흥서 아주 많이 긍금하면 사랑이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오거나 햇살이 눈부셔도 망연히 눈동자가 헤매이면 그건 사랑하는 거다 마음을 전한다는 핑게로 전화기를 열고 닫고 안절부절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같다면 그건 사랑에 빠진 것이다 먼 하늘 구름을 바라보며 흘러가는 구름이 부럽다면 사랑에 취해 가누지 못하는 몸 앉으나 서나 오로지 하나로 이어진 갈증 사랑하면 생기는 사랑의 길이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두손을 모으고 참선하듯 다독인다 해도 공연히 눈물이 나면 그것은 아마도 ..아마도..사랑에 취한거다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구흥서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어느듯 젊음이 가던 날 문득 돌아본 세월이 가슴으로 밀고 오는게 있어 고만고만한 아들들을 보며 그 아들의 살아갈 길을 걱정 했었나요? 일찍 바라본 세상에서 이렇게 변해 가는 무지한 힘으로 바뀌어 버림에 힘겨워 안타까이 등짐을 지고 길게 숨 한번 쉬지 못하고 허리 한번 제대로 펴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오셨나요? 긴 밤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일어나 깊은 잠에 빠진 자식을 바라보며 공연히 가슴 메이는 기쁨과 알 수 없는 불안이 같이 다가와 한없이 잠든 애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셨나요? 얼른 밥그릇을 비우고 널름대며 눈치보듯 숟가락을 맘춘 이이들의 배를 채워 주려 배부르다 하며 물 한모금 들이키곤 일어나며 쑥쑥 크는게 대견해 더 먹어라 밥그릇을 밀어 주진..

오늘

오늘 은빛바다 만나고 헤어지는 천륜의 길역시 수레바퀴의 인연 만나고 헤어지고 그 인연으로 다시 만나고 또 다른 인연이 되고 먼지처럼 구름 처럼 흩어지고 또 만나고 비처럼 내려 땅에스미고 샘물처럼 솟구쳐 흐르고 같이 흘러 강이되고 바다가 되듯 넓은 마음으로 포용하려해도 작은 이슬 방울 같던 맨처음의 인연의 설렘을 어찌 잊으랴 공연한 헛헛함 뉘라서 알까 하늘은 왜이리 갑갑하게 먹구름이며 눈물같은 빗방울은 쏱아져 내리지도 않고 갑갑한 시간으로 조여온다 달려가는 이마음은 무엇이며 나무잎에 가려진 작은새가 외로워 보이는 것은 왜일까? 목이 터져라 소리쳐 부르고 싶은 이름조차 맴도는 아침의 오늘

매일매일

매일매일 은빛바우 매일 이렇게 바라볼수만 있다면 파란하늘 가득한 오월 처럼 행복하리 눈부신 녹음 속에 작은 새처럼 매일 이렇게 웃을수 있다면 활짝 피어난 꽃처럼 눈부시리 두 손을 잡고 따스한 온기가 통하듯 매일 이렇게 감사할수 있다면 저녘노을 빛 가득한 뜰에서 마주보며 오래토록 눈동자속에 그대를 담아두리 그러다 어느날 그 높고높은 곳에서 들리는 소리있어 문득 한점구름이 되어 바람을타고 스며들때면 켜켜히 쌓아놓은 기억들을 한올한올 풀어내어 가는 길위에 펼쳐놓고 간절한 눈물 한방울 떨구어놓고 하염없는 순간 잠시 멈추다가 제일큰 소리로 통곡한번하고나서 삶은 한조각 구름이더라 하며 공연한 눈부심 햇살만 탓해보고 쌓이고 쌓아놓은 아름답던 기억들을 모닥불위에 한올한올 풀어 태우며 불꽃속에 던져놓고 같이 승화할수 없..

바라볼수록

바라볼수록 은빛바우 거친 세월의 흔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다 내공으로 쌓여진 단단함을 깨 부술수는 없었다 단단한 땅에 그물을 던져 자신을 시험하듯 헛그물질 을 그냥 하는 것이 아니듯 웃고 있었지만 웃는 것만은 아니라는 예감처럼 모르는 듯알고 있는 것 알지만 모르는척 하고 있는 것은 거친세상을 이제껏 살아온 내공의 결과이리라 모난 돌이 아닌 조금 모가 난 돌처럼 조금은 거칠지만 그렇게 많이 거칠지 않은 순진함과 태워버릴수 없었던 꼭꼭 숨긴 이야기를 감추고 누군가가 와서 꺼내 주길 기다렸던 깊은 심연의 이야기를 단지 작난삼아서 한번 웃어준 인연으로 조그만 틈새로 물이 스미듯 막혀있던 것들을 스스로 우려내기 시작한 잘 덕어 진 찻잎같은 순수 그대는 누구이며 무엇으로 지금 이시간 여기에 있는가 그리움은 숨겨진 ..

주는기쁨

주는기쁨 은빛바우 한때 어느 식품광고 문안을 가지고 말이 많았던 일이 있었습니다. 여배우가 아이스 크림을 먹으며 "줘도 못먹는다" 는 말을 한것에 대한 세인들의 이야 기를 성적인 비유라고 논란이 있었습니다.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주고 받는 기본의 법칙이 있습니다. 받으면 그것은 빚이되고 무작정 주기만 하여도 그 역시 부담스럽습니다. 그러나 대개의 사람들은 받기를 즐겨 합니다.물질 문명이 피부깊숙히 박혀있어 그러 하겠지만 주는것에는 인색하며 받는것에는 넉넉합니다. 조건없이 주기란 역시 어렵습니다. 우리의 부모님은 조건없이 주셨습니다. 모든 것을 조건 없이 주기란 어려운 것 이라는 것을 알게 되는 것도 철이 나서부터 이 지만 부모님이 주신 모든 것은 잊고 사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스스로도 남에..

인생의 속도

칠십키로 훨씬 넘은 속도 은빛바우 시속 을 대입한 농담을 하던 어르신들을 본적이있었다. 그때는 그것을 그냥 어르신들의 농담으로 들었었다 인생 칠십키로의 시간에 매번 숫자를 올리는 세월의 열차에 몸을 싣고 무심한 봄 하늘을 바라다 본다 아버지가 사시던 세월을 훌쩍 넘기고.장수 하셨다며 돌아가심조차 호상 이라고 동네사람들이 축복으로 상여를 메려했던 어머니 의 시간도 인생의 시간 83세의 세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큰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왔다. 물론 아내도 같이가서 각기다른 의사를 만나고 오며 잠시 무심히 하늘을 가리는 미세먼지를 바라보았다 "병원이 살아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 이라 공통된 의견을 내며 잠시 웃었다. 예전같으면 운전을 스스로 했지만 지금은 남의 손을 빌려야한다..너무큰 병원이라 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