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우중산책

빈손 허명 2021. 5. 15. 22:48

     우중산책

                     은빛바우

 

 

오월이 반이 지나갔다.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지나가는 데 점점더 마음은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시간을 야속타 생각한다. 비가 자주와 신록은 푸르르지만 코로나로 외출에 목마른 사람들에겐 불평이 될것이다

내가 사는 남한강 가 에는 넓은 고수부지 를 만들어 놓아 캠핑지 로 허가를 받지 않았슴 에도 휴일이면 사람들이 많은 캠핑카 를 세우고 텐트를 쳐놓아 마치 캠핑경연 이라도 하는 것같다

 

전에 사위가 캠핑을 왔을때도 비가내려 잠시 머물다가 돌아왔지만 낭만이라 생각했던 것역시 나이듬으로 인한 적응되지않은 것에 불편함이 많다

오늘도 토요일 비가 내렸다.비가 내리면 공연히 마음이 쓸쓸해 지고 집안에서 있슴이 답답해진다

"비도 오는데 외식이나 갑시다.." 무심코 앉아있는 아내를 독촉해 차를 몰고 거리로 나섰다.빗줄기는 오락가락 했지만 길위엔 물기가 많아 운전 하기가 조금 겁이났다.

 

젊을 때야 비가 와도 좋고 오지않아도 좋았다. 휴일이면 곁에있는 수양아들들 을 불러모아 차를 몰고 즉석 에서 동해안 으로 달려갔다.. 워낙 혼자 있는 것을 싫어하고 뭉터기로 사람들을 끌고 다니는 것을 즐겨 콘도를 하나빌려 놓고선 정말로 야무지게 이용했다

45인승 버스를 빌려 온가족을 모두다 불러 데리고 다니기도 했고 매주 토요일 이면 시간을 쪼개여 내가 좋아하는 동해 바닷가 로 차를 몰았다. 전국에 체인이 있는 콘도를 이용하는 것역시 여행의 재미였고 또 보람이라 생각했었다

 

주문진 이나 속초 대포항이 개발되지 않은 그시절은 지금보다 더 낭만적이였다. 배를 대놓고 횟집을 운영하는 대포항에 단골을 정해 놓고 자주 달려갔다. 사는 게 별것아니라 지금 행복하면 제일 이라는 마음으로 많이도 달려간 그곳도 요즘은 가지 않은지 몇년이 되었는지도 모른다

 

나처럼 여행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 그사람은 시간만 나면 차를 몰고 달려가 차안에 의자를 펼치고 누워 아내와 단둘이 여행을 즐기는 낭만파 이다. 내가 사람들을 모아 끌고 다닌 것 과는 대조적인 여행가 이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게 더 실속이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단둘의 여행은 부부의 금슬도 돈독해 질뿐더러 경비도 줄어들 것이다.그러나 나의 행위는 많은 사람들의 경비도 모두다 나 혼자서 해결했고 내가 부르면 와주는 것만으로 만족했다.아내에게 미안했지만 그시절엔 아내역시 별 불만이 없었고 내 의사를 잘 따라주었다

 

시절은 참으로 야속한 것이다. 세월 또한 야속한 것이고 어쩌다 늙고 침침해진 눈과 큰 수술을 몇번 하고는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고 모든 것을 정리 정돈 하여 이제는 단출한 내 식구 만을 돌보고 안고 있다. 아내와 둘이 지켜가는 세월은 너무나 적막하기도 하고 문득 지나간 시절이 그리워지기도 하지만 현실에 돌아와 보면 곁에 존재하지 않는 것은 그 사람들이 아니라 지나간 무정한 세월 이다.그 세월을 타고 모두다 그들 나름대로 살곳을 찾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먼곳에 그사람은 오늘도 아내와 우중 여행을 한다면 문자를 보냈다. 그는 가는곳 마다 그곳 풍경과 그가 잠시 존재한 곳의 사진을 보내 나는 그의 안부를 궁금해 하지 않아도 된다. 그는 아주 소탈 하여 세월에 이끼가 끼지 않은 단순 명료한 인격의 소유자 이다 금융업 을하는 관게로 많은 사람을 접해야 하지만 그를 싫어하는 사람이 없는 듯했다.

그것은 그가 매일 매일 만나는 사람과 매일 술에 취하여 보낸 사진과 문자에 보이는 그 분위기 때문이다 .

매번 기름진 음식과 소주..매일매일 그렇게 마시고 그의 몸이 견딜수없을 정도로 비대 해지고 있다는 게 걱정이되어 그에게 내가 작은 충고를 했다

 

술을조금 마실것 안주를 조금 기름지지 않은 것을 먹을것..사실 그의 아내가 하는 말이겠지만 가부장 적인 세월을 보낸 사람들의 환경에서 벗어나기 어렵고 특히 가족도 그것이 삶의 일편이라 생각하여 바뀌어지지 않는다 생각하고 있었다.그는 나와의 돈독한 관계를 원했고 나 역시 그를 믿고 늦게 만난 시절을 아쉬워 하고 있기에 그에게 더 작은 관심 이라도 전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그가 술취해 전화를 걸어 내 이름을 불렀을때 나는 그에게 웃으며 말햇다.술좀 줄이고 .....아주 길지 않은 문자로

그를 질책할대 그가 내 말뜻을 알아들은 듯했다다

그리고 그가 절주를 선언하고 약속을 지키려 노력한다는 문자를 내게 보냈다. 나는 그를 믿는 다.

건강이.제일.임을 알고.있으면서 자신의 건강을 과신하는 어리석음.이야말로 최고의 자책.골이다

 

비오는날 우산을 들고 산책을 나섰다. 아내는 녹음 우거진 산책로를 걷는 것을 좋아하여 나와 같이매일 그길을 걷는다

그 길위엔 꽃이피고 열매가 익고 오월의 푸르름이 기득했다

인생이란 게 별것 아니다 . 문득 돌린 티비 화면에 92세 치매 어머니를 봉양하는 늙은아들의 모습이 보였다.

저리 늙지는 말아야지 하며 비가내려도 산책길을 나선 것이 자랑스럽기도 했다.

곱게 늙기. 곱게 마무리하기를 기도하며 산다.어느덧 세월은 이렇듯 백발을 불러오고 나는 그세월을 아쉬움 으로 뒤돌아 보고있다

남아있는 시간 좋은 사람과 좋은인연으로 오래기억되어 바람처럼 모든 것이 흩어진 후에라도

기억에 남는 작은 향기라도 만들고 싶은 마음이 가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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