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빈손 허명 2021. 5. 11. 11:27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구흥서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어느듯 젊음이 가던 날

문득 돌아본 세월이

가슴으로 밀고 오는게 있어

고만고만한 아들들을 보며

그 아들의 살아갈 길을

걱정 했었나요?

 

일찍 바라본 세상에서

이렇게 변해 가는 무지한 힘으로

바뀌어 버림에 힘겨워

안타까이 등짐을 지고

길게 숨 한번 쉬지 못하고

허리 한번 제대로 펴 보지 못하고

앞만 보고 달려오셨나요?

 

긴 밤 잠들지 못하고

뒤척거리다 일어나

깊은 잠에 빠진 자식을 바라보며

공연히 가슴 메이는 기쁨과

알 수 없는 불안이

같이 다가와

한없이 잠든 애들의 머리를 쓰다듬어 셨나요?

 

얼른 밥그릇을 비우고

널름대며 눈치보듯 숟가락을 맘춘

이이들의 배를 채워 주려

배부르다 하며

물 한모금 들이키곤 일어나며

쑥쑥 크는게 대견해

더 먹어라 밥그릇을 밀어 주진 않으셨나요?

 

봄볕 따사로운뒷산에

할아버지 영댁 앞에 하염없이 앉아

파란 하늘에 구름이 흘러가는걸

무심히 바라보다

눈물 한줄기 모르게

떨어지는 것을 느끼며

누가 볼까 두리번 거리지는 않으셨나요

 

절대적인 사랑으로

더 크게 가슴을 열고 팔을 벌려

우리 칠남매 비바람에

시달릴세라

감아안고 볼 부비며

뭉클 가슴 속에서

더 주지 못한 사랑을 느끼셨나요?

 

아버지도 그러셨나요?

아버지의 아버지도

또 아버지의 아버지도

유전처럼 내력이 되어

내리사랑을 주지 못해

안달을 내며 사셨나요?

아버지, 아버지가 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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