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인생의 속도

빈손 허명 2021. 4. 23. 18:22

          칠십키로 훨씬 넘은 속도

 

                                                                  은빛바우

 

 

 

시속 을 대입한 농담을 하던 어르신들을 본적이있었다. 그때는 그것을 그냥 어르신들의 농담으로 들었었다

인생 칠십키로의 시간에 매번 숫자를 올리는 세월의 열차에 몸을 싣고 무심한 봄 하늘을 바라다 본다

아버지가 사시던 세월을 훌쩍 넘기고.장수 하셨다며 돌아가심조차 호상 이라고 동네사람들이 축복으로 상여를 메려했던 어머니 의 시간도 인생의 시간 83세의 세월도 얼마 남지 않았다



어제 큰병원에 가서 의사를 만나고 왔다. 물론 아내도 같이가서 각기다른 의사를 만나고 오며 잠시 무심히 하늘을 가리는 미세먼지를 바라보았다

"병원이 살아있는 시간을 늘려주는 것" 이라 공통된 의견을 내며 잠시 웃었다. 예전같으면 운전을 스스로 했지만 지금은 남의 손을 빌려야한다..너무큰 병원이라 의사를 찾아가는 길도 오랬만에 가니 서툴러 몇번이고 물어보고 또 물어보며 겨우 시간에 맞추어 도착했다.



"일년후에 다시 봅시다.." 일분도 않되는 시간을 위해 새벽 잠을 설치고 일어나 시속 백여키로 를 넘겨가며 한시간이 넘게 달려간 곳에서 그 의사의 짧은 대화를 행복인양 듣고 돌아서며 아내는 만족해했다.

내 의사를 만나서도 이런 저란 의견을 나누고 처방된 약을 오래 복용함이 몸에 이상은 없는 지도 꼼꼼히 물어보고 나섰다

"3개월후...:" 벌써 몇년째 삼개월후 를 이어가는 지 모른다. 간호사가 챠트를 들여다보며 다른 진료일과 날자를 맞추어 주려는 노력을해 고맙게 생각했다

코로나로 인해 큰병원도 환자가 줄어든듯 전에는 불가능했던 진료일자들을 같은 날자에 두세개를 겹칠수 있어 병원에 가는 수고를 줄일수 있어 좋았다



시속 칠십키로를 넘긴 이시간에 삶은 어찌 다른 모습으로 변하며 달려가고 있는 가? 를 생각했다. 의.식.주. 의 삼대 요소가 달라지고 있다. 좋은 옷 고급옷 유행을 따르려는 충동이 어느사이 에 사라졌다. 편한옷.. 계절의 날씨에 맞는 옷으로 변하고 먹는 것 역시 반으로 줄었다, 아무리 먹고 먹어도 돌아서면 허기를 느끼던 시절의 호강이 그립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반대의 시절이다. 사는 집 역시 버리고 떠날 시간이 가까워져서 인가 먼저살던 큰 대지에 넓은 집을 버리고 아파트로 이사온 것을 잘한일 이라 떠드는 아내를 이해한다

욕심이 많은 청춘의 시절이였다. 집을 지을때도 넓게 더넓게 땅을 넓히고 집역시 넓게 넓게 이 지역에서 제일 크고 넓은 집을 짖고 오랜세월을 보냈다

"왜 사서 고생을 하느냐..?" 라는 물음엔 그져 웃어넘긴적 이 있다. 돌아서면 풀을 잘라야 하고 텃밭에 심은 채소를 위해 물을 주고 밭을 매어야했다 겨우 싱싱한 몇개의 오이와 고추를 씹는 그 촉감과 소리를 좋아해서다

집을 처분하고 간단명료한 아파트로 온것이 조금은 답답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농촌에서의 단독주택 의 생활은 일의 노예가 되는 지름길 이다. 돋아나는 풀을 뽑지 않을수없고 보수해야 하는 집을 방치할수 없다. 요즘처럼 단열재가 훌륭해 춥거나 덥지 않으면 좋으련만 젊은 시절 에 지은 집은 춥고 덥고 계절의 변덕을 감내하기가 어려웠다



시속 칠십키로 를 한참 넘었다. 곁에있는 아내의 손을 잡는 일은 길을 건널때 이다 . 차들이 오나 않오나 를 보며 서둘러 길을 건널때 아내의 손을 잡아끌며 무너져가는 시간을 지탱하려 걷고 또 걸으려는 의도로 운동 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만보기를 손목에 차고 걸어도 몸이 고단해질때 쯤 이면 겨우 채워지는 만보의 위력이다.



안경을 바꾸었다.시력이 점점 느슨해 지는 것일? 바라보이는 것들이 흐릿해 지기 시작하면서 써온 지 어느덧 사십여년이 지나갔다. 남은 숙제는 이렇게 빠른 시간의 속도를 맞추어 스스로 마음을 다스리는 일이다. 속도에서 눈을 떼고 흘러가는 구름과 스치는 바람을 맞는 것이다.

부귀영화 같은 것은 영화속에서 나 바라볼 것 이며 내안에 담겨진 남은 심장의 에너지를 위해 무엇을 할것인가를 생각해야 할때이다

해가 길어졌다. 꽃잎을 떨군 가로수가 어느 사이에 푸르른 초록숲 으로 변했다. 각종 꽃들이 가득한 곳은 또 꽃이지는 것 을지나 잊고 살아야하는 시간을 보내며 시속 70키로를 던지며 살아야한다



아직은 살만한 시간이다 요즘엔 인생은 60부터가 아니라 인생은 90부터?란다 하하하..헛웃음이 났다. 병원 아니면 벌써 황천길을 헤매고 있을 이시간 의료진과 발전하는 젊은 청춘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산다.

 

'**심신수양** > 바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바라볼수록  (0) 2021.05.05
주는기쁨  (0) 2021.04.28
고질병  (0) 2021.04.22
잠못이루는 밤  (0) 2021.04.20
한사람이 있습니다  (0) 2021.04.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