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 1193

남한강 편지

남한강 편지 구흥서 남한강가 를 따라 만든 아스팔트 도로를 아내와 손잡고 걷습니다 갈대는 은빛의 꽃을 떨구곤 늘어진 가지를 바람에 흔들고 우리를 반깁니다 겨울은 아직 제 모습을 보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겨울철새인 물오리 떼가 무리지어 강둔 치에서 깃털속에 부리를 박고 또는 유영을 하며 그들의 터전이 언제부터였는 지를 모를 그자리가 제자리인양 겨울이 오오는걸 알려주려는 듯 미리 자리 잡았습니다. 오늘 은 어제보다는 좀 차겁습니다. 흐르고 또흐르는 남한강 물을 오늘처럼 오래도록 바라본적이 없습니다. 세월은 이리도 흘러가며 반백의 머릿결을 선물했습니다. 아내도 늙어보이지 않으려 염색을 했지만 바람에 날릴때 보면 희끗거리는 속머릿결을 감추기 어렵습니다. 어제는 남한강 다리를 건너며 다시 돌아온 고향에서 자리잡고..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말

아내를 행복하게 하는 말 은빛바우 오늘 이곳에 첫눈이 내렸다 아침에는 해가 떠 올라 일기예보가 틀리는 구나 하고 있었는 데 점심을 지나고 함박눈이 내렸다 연일 가을의 끝자락을 잡고 있던 날씨는 지친듯 겨울을 맞이하는 가보다 시절도 이리 질기게 계절을 보내기가 안스러운데 사람 사는 일인들 그렇지 아니하랴만 요즘 대통령이 얼빠진 소리를 지껄여 동정심을 얻어내려는 수작을 부리려나 보다 살기 힘들게 만들어놓은 빈곤한 세상에 어떤 희망이 남아 있을까 마는 그래도 놓치지 않으려 잡은 손을 펴지 않는 것은 언젠가는 좋아지리라는 작의 바램의 끈이다 아내는 이른아침 6시면 무조건 일어나 촟불을 켠다 작은 방 하나를 기도하는 방으로 만들어 주어 그방은 아내의 공간이다 나도 아내의 뒤를 이어 잠시 들려 참선을 하듯 앉아 숨..

우중산책

우중산책 은빛바우 오월이 반이 지나갔다. 세월은 이렇게도 빨리 지나가는 데 점점더 마음은 느리게 움직이는 것을 보며 시간을 야속타 생각한다. 비가 자주와 신록은 푸르르지만 코로나로 외출에 목마른 사람들에겐 불평이 될것이다 내가 사는 남한강 가 에는 넓은 고수부지 를 만들어 놓아 캠핑지 로 허가를 받지 않았슴 에도 휴일이면 사람들이 많은 캠핑카 를 세우고 텐트를 쳐놓아 마치 캠핑경연 이라도 하는 것같다 전에 사위가 캠핑을 왔을때도 비가내려 잠시 머물다가 돌아왔지만 낭만이라 생각했던 것역시 나이듬으로 인한 적응되지않은 것에 불편함이 많다 오늘도 토요일 비가 내렸다.비가 내리면 공연히 마음이 쓸쓸해 지고 집안에서 있슴이 답답해진다 "비도 오는데 외식이나 갑시다.." 무심코 앉아있는 아내를 독촉해 차를 몰고 거..

어버이 영댁에..

지금껏 무심하게 무심하게 살았다 넌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가나? 어제밤 늦게 꿈나라로 갔었지만 잠을 설쳐 새벽녁 어둑어둑한 시간에 일어나 깨끗이 몸 단장 한다 설레움이다. 부끄러움이다 해마다 어머니 아버지 만나러 갔었지만 오늘처럼 떨리지 않았다 죄스런 마음.... 출발하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영댁에 가까울수록 빗방울이 굵어진다 앞에 서니 먹먹하다 술과 담배로 생을 마치신 엄마께 술부터 올린다 술 못하시는 아부지엔 박카스로.. 그리고 담배를 드린다 비에 꺼지지 않도록 우산을 받쳐 주니 빗소리가 말을한다 괜찬타 애야 괜찬타.... 눈가가 젖는다 짤게 생을 마감한 엄마 파란 만장한 생을 사셨다 평생을 과수댁 아닌 과수댁으로... 6남매 중심에서 그래도 참고 참은 그 고통 이제 조금 와 닿는다 엄마 죄송합니..

앉으나 서나

**앉으나 서나** 구흥서 아주 많이 긍금하면 사랑이다 바람이 불어도 비가오거나 햇살이 눈부셔도 망연히 눈동자가 헤매이면 그건 사랑하는 거다 마음을 전한다는 핑게로 전화기를 열고 닫고 안절부절 바람에 날리는 나뭇잎 같다면 그건 사랑에 빠진 것이다 먼 하늘 구름을 바라보며 흘러가는 구름이 부럽다면 사랑에 취해 가누지 못하는 몸 앉으나 서나 오로지 하나로 이어진 갈증 사랑하면 생기는 사랑의 길이다 마음을 진정시키려 두손을 모으고 참선하듯 다독인다 해도 공연히 눈물이 나면 그것은 아마도 ..아마도..사랑에 취한거다

어서 말을 해

어서 말을 해 이춘근 1990.12.02. 사랑한단 한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울고 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흔적 없는 거리 거리마다 말 못하는 바보들 뿐이야 정만 주면 무슨 소용 있나 가고 나면 울고 말 것을 미워 하면 무슨 소용 있나 가고 나면 후회 할 것을 사랑한단 한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너는 바보야 울고 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떠나가 버려 어서 말을 해 흔적 없는 거리 거리마다 말 못하는 바보들 뿐이야 정만 주면 무슨 소용 있나 가고 나면 울고 말 것을 사랑한단 한마디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정만 주면 무슨 소용 있나 너는 바보야 가고 나면 울고 말것을 울고 싶은 이 마음 그를 잡고 말을 못하면 미워하면 무슨 소용 있나 ..

어무이

무엇이 그리 급해서 회갑도 되기전 그리 가셨나요 며느리 얼굴 한번 보지 못하고 며느리가 해 주는 밥 한그릇 받아보지 못하고 그리 가셨나요 방년 십팔세 꽃다운 나이에 낯선 집안 낯선 남자의 품속에 와서는 죽어도 이집 귀신이 되어야 한다던 내 어무이 그리 서둘러 가셨나요 누구나 받는 남편사랑 그흔한 사랑 푸근히 받지 못하고 가득 한을 품고 니 아버지 내옆에 보내지 말라하고 가셨지요 자식들 낳아 그 자식 사랑 자식들이 사랑을 줄 시간도 주시지 않으시고 홀연히 떠나버린 어무이 아들의 가슴 미어 집니다 오월 오월에 5월 어무이 계시는 그곳 그곳은 편안하신가요?? 아들의 탄식이 들리십니까? 아들의 절규가 들리십니까? 목놓아 불러 봅니다 어무이 어무이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