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껏 무심하게
무심하게 살았다
넌
어디서 왔으며
어디로가나?
어제밤 늦게 꿈나라로 갔었지만
잠을 설쳐
새벽녁 어둑어둑한 시간에 일어나
깨끗이 몸 단장 한다
설레움이다.
부끄러움이다
해마다 어머니 아버지
만나러 갔었지만
오늘처럼 떨리지 않았다
죄스런 마음....
출발하니 보슬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영댁에 가까울수록
빗방울이 굵어진다
앞에 서니 먹먹하다
술과 담배로 생을 마치신 엄마께
술부터 올린다
술 못하시는 아부지엔 박카스로..
그리고
담배를 드린다
비에 꺼지지 않도록 우산을 받쳐 주니
빗소리가 말을한다
괜찬타
애야 괜찬타....
눈가가 젖는다
짤게 생을 마감한 엄마
파란 만장한 생을 사셨다
평생을 과수댁 아닌 과수댁으로...
6남매 중심에서
그래도 참고 참은 그 고통
이제 조금 와 닿는다
엄마 죄송합니다
빗물에 눈가가 촉촉해진다
그러고도
한참을 움직이지 않고
담배연기를 바라본다
연거푸 두 개피나 드신다
엄마 이 연기속에 모든거 날려 보냅시다
늦었지만 사랑합니다
2021년5월15일 06시 엄마 영댁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