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234

나를 위하는 것이 세상을 위하는 것

나를 위하는 것이 세상을 위하는 것? 누가 누구를 위한다는 것 자체가 실상은 그다지 의미 있는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사람이라는 그 개개인이 이 우주 속에 하나의 작은 우주, 독립된 개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넓게는 무한한 천체 속에 같은 시대를 살고 있다는 공감대로서 만이 아니라, 서로가 서로를 배려한다는 의미 내지는 예의로서 책임과 의무를 다하고자 하는 것은 오랫동안 지속된 인간의 숙명일 것이다. 나를 위하면서도 더 넓은 의미에서 세상을 위하며 산다는 것이 가능할까? “자기를 위하는 것이(爲己) 바로 남을 위하는 (爲人)것으로, 자기를 위하는 것이 타인을 위하는 것과 동일하다.” 이것이 중국의 사상가인 이탁오의 사상이었다. 그는 그 당시 중국 사회가 개인을 억압하고 말살하여 사람들로 하여금 ..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 / 김수영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년한테 욕을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요구하고 월남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30원을 받으러 세번씩 네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로 가로놓여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펀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

누구나 꿈과 같이 세상을 살다가 간다.

누구나 꿈과 같이 세상을 살다가 간다. 추운 겨울이라서 그런지 여기저기 세상을 등진 사람들의 소식이 끊이지를 않습니다. 어디 겨울 뿐이겠습니까? 누구나 오면 가는 것이 세상의 이치인데, 자기는 가지 않을 줄 알고 기고만장한 채 사는 사람들, 붓다는 말합니다. “천하 사람들을 두루 살펴보라. 제왕도 역시 죽을 것이며, 빈부귀천 가릴 것 없이 누구도 죽음에서는 벗어날 수가 없다. 세상의 모든 사람이 생사의 길목을 오가고 있다. 꿈속에서 호의호식하고 부귀영화를 누린다 해도 꿈이 깨면 그 모든 것이 홀연히 사라지듯이 빈부귀천이라는 것도 사람의 꿈과 마찬가지다. 그러므로 세상을 마땅히 꿈과 같이 보아야 할 것이다.“ 꿈과 같은 세상을 살면서 가끔은 자신만만하고 그리고 세상이 마치 발아래 깔린 듯 보일 때가 있습니..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살아간다,

사람은 누구나 스스로 살아간다, 남명 선생이 말했습니다. “내 평생 잘한 것이 있다면, 죽으면 죽었지 구차하게 남을 따르지 않은 것이다.“ 사람은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을 만납니다. 친구라는 이름으로, 사제지간으로, 부모 형제 혹은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또는 동업자라는 이름으로 여러 형태의 만남 속에서 우리들은 그 때 그 때마다 삶을 규정짓고 그 나름대로의 규정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갑니다. 그렇다며 어떻게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일까요? 중요한 것은 우리들 모두는 살아가면서 수많은 사람들을 만나며 살지만 결국은 혼자라는 사실입니다. 사랑은 하고 공경은 하되 사사로운 이익 때문에 이게 아닌데 하면서 남을 따르지 않고 스스로의 길을 간다는 것 그게 얼마나 어려운 일인지. 그러나 그렇게 살아야지요,

여주의 세종대왕릉 영릉과 고달사지 일대를 걷다.

여주의 세종대왕릉 영릉과 고달사지 일대를 걷다. 2023년 1월 말인 28일 토요일에 여주의 세종대왕과 효종대왕릉인 영릉과 고달사지, 명성왕후 생가와 파사산성 일대를 찾아갑니다. “너의 불행과 나의 행복을 위하여.” 내 인생의 도반인 절친이 예전에 술잔을 부딪쳤을 때 했던 말이다. 나의 불행이 다른 사람의 행복이 될 수도 있고, 다른 사람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될 수도 있다. 엇갈리고 엇갈리는 삶이라서 어느 시기에, 어떤 순간에 인생길이 백팔십도로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태종의 아들인 세자 양녕과 둘째 효령 그리고 셋째 아들인 충녕의 운명이 뒤바뀐 날이 1418년 6월 3일이었다. 세자 양녕을 폐하는 것에 대한 찬반이 분분하자 임금이 왕비에게 의견을 물었다. 임금이 내전으로 들어가서 여러 신하들의 어..

아버지의 고향

아버지의 고향 빗새 아버지가 고향을 떠난다. 떠나기 전 부모님 산소에 들러 절 올리고, 또 올리고 걷지도 못하는 몸으로 한 시간째 절을 올리는데 아버지는 아마도 오늘이 부모님을 찾는 마지막 날이라 생각하시는 게다. 70년 가까운 세월 부부로 살아온 아내는 이제는 아들이 신랑인 줄 알고 싱글벙글한다. 멀리 여행을 간다고 아침부터 고운 옷을 입고 연신 즐거운 표정이다. 아내만 온전했으면 다친 내 몸이야 어떻든 고향 땅에서 이생을 마칠 수 있었을 텐데 모질도록 질긴 인생 아흔 나이에 고향을 떠날 줄이야. 이제 아버지는 고향을 지우려 한다 90 평생 살아온 뼈마디를 묻으리라 생각했던 부모님 산소 옆에 한 편의 영화 같은 삶을 체념하듯 내려놓고 거죽만 걸어서 고향을 떠나려 한다. 서랍 장에서 꺼내온 사진 한 장 ..

외로운 인생의 행복

외로운 인생의 행복/윤 광 식 아침밥을 퍼 놓고 숭늉을 끓이려다 갑작스레 가스레인지가 멍텅구리 건전지도 배고프다며 2개가 마주 봐야 한다네 아무리 찾아도 없는 라이터 성냥은커녕 초만 서랍에서 뒹굴고 전기난로 불로 붙이려다 정수기 더운물로 대충대충 그래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준비성 스페어 쉽이 부족한 내 탓 혼 밥을 먹고 사는 사람 너 나 없이 어딘가는 별난 사람 다들 어울려사는 인생인데 모자라도 한참 부족한 나 반찬이며 요리를 해도 조금은 팔지 않아 남는 재료 간수하기 번거롭고 먹다 보면 냉장고 속으로 숨바꼭질하고는 깜빡깜빡하는 건망증 태반은 버리고 괜찮겠지 하고 두면 뒤편에 밀렸다가 무심코 먹고 큰일을 한 번도 아니고 간간이 같은 실수 늙어가며 팔다리 허리 늘어지며 본전 내놓으라고 어근적 떼를 ..

뻐꾸기는 왜 지금 우는가?

😡뻐꾸기는 왜 지금 우는가?😡 - ≪"끝까지" 한번만 읽어보세요≫ 아침을 열다가, 뻐꾸기 울음소리를 듣는다. 집 뒤 감나무쪽에서 들린다. 저것이 어디 개개비나 굴뚝새 같은 여린 새둥지를 노리나 보다. 매화가 피면서부터 작은새들이 쌍을 이루면서 분주하게 나는 것을 보았다. 뻐꾸기만큼 문학적인 새도 없다. 짝이 그리워 피를 토하면서 운다는 새다. 미당은 시 '귀촉도'에서 자기 피에 취해 '귀촉도 귀촉도' 운다고 하였다. 님을 찾아 촉나라로 돌아 가는 길이 그렇게도 멀었는가 싶다. 그러나 현실의 뻐꾸기는 남의 둥지에 자기 알을 낳는 탁란을 하는 위험한 새다. 즉, 자기 새끼의 양육을 다른 새에게 맡긴다는 새. 생각해 보면 이렇게 잔인한 새도 없다. 더 잔인한 것은 새끼 뻐꾸기다. 새둥지 안의 다른 새 보다 더..

1%의 행복

♡1% 의 행복 - 이해인 詩 사람들이 자꾸 묻습니다. 행복하냐고.. 낯선 모습으로 낯선 곳에서.. 사는 제가 자꾸 걱정이 되나 봅니다. 저울에 행복을 달면.. 불행과 행복이 반반이면 저울이 움직이지 않지만.. 불행 49% 행복 51%면.. 저울이 행복쪽으로 기울게 됩니다. 행복의 조건엔.. 이처럼 많은 것이 필요없습니다. 우리 삶에서 단 1%만 더 가지면.. 행복한 겁니다. 어느 상품명처럼 2%가 부족하면. 그건 엄청난 기울기입니다. 아마... 그 이름을 지은 사람은.. 인생에 있어서 2%라는 수치가 얼마나 큰지를 아는 모양입니다. 때로는 나도 모르게 1%가 빠져나가.. 불행하다 느낄 때가 있습니다. 더 많은 수치가 기울기 전에.. 약간의 좋은 것으로 얼른 채워 넣어.. 다시 행복의 무게를 무겁게 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