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로운 인생의 행복/윤 광 식
아침밥을 퍼 놓고
숭늉을 끓이려다 갑작스레
가스레인지가 멍텅구리
건전지도 배고프다며
2개가 마주 봐야 한다네
아무리 찾아도 없는
라이터 성냥은커녕 초만 서랍에서
뒹굴고 전기난로 불로 붙이려다
정수기 더운물로 대충대충
그래 사랑은 혼자 하는 게 아니야
준비성 스페어 쉽이 부족한 내 탓
혼 밥을 먹고 사는 사람
너 나 없이 어딘가는 별난 사람
다들 어울려사는 인생인데
모자라도 한참 부족한 나
반찬이며 요리를 해도
조금은 팔지 않아 남는 재료
간수하기 번거롭고 먹다 보면
냉장고 속으로 숨바꼭질하고는
깜빡깜빡하는 건망증 태반은 버리고
괜찮겠지 하고 두면
뒤편에 밀렸다가 무심코 먹고
큰일을 한 번도 아니고
간간이 같은 실수
늙어가며 팔다리 허리 늘어지며
본전 내놓으라고 어근적 떼를 쓰면
먼 산자락 까마귀 울음소리에
넋을 놓고 불러보는 아버지 어머니
그리움으로 젖어가는 서글픔은 잠깐
그래도 행복한 삶에 감사로 익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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