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234

철면피의 리더..

철면피의 리더 철면피의 리더가 등장하면 나라가 몰락하는 건 금방이다. 국민이 불행해진다. 문화가 융성한 국가, 격조 있는 국가의 리더는 염치 있는 리더다. 감성이 풍부한 리더, 얼굴이 얇은 리더를 두는 것은 국민의 복이다. 그런 리더는 잘못을 저지를 확률이 매우 적다. 철면피의 얼굴은 매우 위험하다. 창피를 모르고 인면수심의 행동을 쉽게 저지른다. - 이응석의《자유, 너는 자유다》중에서 - * 중국의 정치 문화에 후흑학(厚黑學)이라는 개념이 있습니다. '얼굴이 두텁다'는 뜻이고, 그런 지도자가 중국 역사에 제법 많았다는 반증이기도 합니다. 어떤 리더를 만나느냐에 따라 그 나라의 운명이 바뀝니다. 역사를 바꾸는 새로운 도약이 있기도 하고 한순간에 추락하기도 합니다. 가장 경계해야 할 리더는 철면피 지도자입..

차가운 꽃이 다만 잠깐 향기를 피운다

차가운 꽃이 다만 잠깐 향기를 피운다(퍼온글입니다) 의 글에 “세 사람이 한 방에 있다가 두 사람이 서로 다투게 되면, 반드시 다투지 않는 사람에게 의뢰하여 피차의 옳고 그른 것을 판단하려고 한다. 그러나 그 다투지 않은 사람이 반드시 공평한 것이 아니고, 서로 다투는 자가 반드시 편파 된 것도 아니다. 그런데 다투는 자의 마음은 모두 자기가 이긴다는 심정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라는 글이 있다. 내가 세상을 살다가 보니 세상 사람들은 모든 일에 직면하여 오직 이기는 길을 찾기에만 힘쓴다. 그리하여 다만 서로 다투지 않는 자에게서 시비是非를 판단하기를 원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도리어 다투지 않는 사람도 다투는 사람으로 보고 그를 믿지 않는다. 이것은 그 지혜가 말한, 같은 방에 있는 사람들만 못한 것..

조지훈... 사모

사랑을 다해 사랑하였노라고 정작 할 말이 남아 있음을 알았을 때 당신은 이미 남의 사람이 되어 있었다. 불러야 할 뜨거운 노래를 가슴으로 죽이며 당신은 멀리로 잃어지고 있었다. 하마 곱스런 웃음이 사라지기 전 두고두고 아름다운 여인으로 잊어 달라지만 남자에게서 여자란 기쁨 아니면 슬픔 다섯 손가락 끝을 잘라 핏물 오선을 그려 혼자라도 외롭지 않을 밤에 울어보리라 울어서 멍든 눈흘김으로 미워서 미워지도록 사랑하리라 한 잔은 떠나버린 너를 위하여 또 한잔은 너와의 영원한 사랑을 위하여 그리고 또 한 잔은 이미 초라해진 나를 위하여 마지막 한 잔은 미리 알고 정하신 하나님을 위하여

몇편의 시

사는 일 .. 나태주 오늘도 하루 잘 살았다 굽은 길은 굽게 가고 곧은 길은 곧게 가고 막판에는 나를 싣고 가기로 되어 있는 차가 제 시간보다 일찍 떠나는 바람에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두어 시간 땀 흘리며 걷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도 나쁘지 아니했다 걷지 않아도 좋은 길을 걸었으므로 만나지 못했을 뻔했던 싱그러운 바람도 만나고 수풀 사이 빨갛게 익은 멍석딸기도 만나고 해 저문 개울가 고기비늘 찍으러 온 물총새 물총새, 쪽빛 날개짓도 보았으므로 이제 날 저물려 한다 길바닥을 떠돌던 바람은 잠잠해지고 새들도 머리를 숲으로 돌렸다 오늘도 하루 나는 이렇게 잘 살았다 너를 기다리는 동안 - 황지우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에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가오는 모든 발자국은 내 가슴에 쿵쿵거린다 바스락거리..

자기의 비밀을 자기만 모른다.

자기의 비밀을 자기만 모른다. 태어나서 왔던 곳으로 돌아갈 때까지 인생의 노정은 여행이리라. 그 여행 중에 지키면 좋을 세 가지가 있다. “아무렇게나 먹고, 아무렇게나 자고, 바라보는 모든 것에 경탄할 것” 내가 그렇게 말하면, 다음과 같이 반문을 한다. ‘말도 안 되는 이야깁니다, 요즘 사람들에게 먹는 것, 자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아세요? 여러 사람이 자면 화장실이 제일 문제잖아요?“ 그 말을 들을 때는 할 말을 잃는다. 6,7십 년대 같은 방에서 여러 사람이 이 부대끼며 칼잠을 자던 시절은 이미 오래 된 미래가 되었고, 지금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혼자 방을 쓰서 그런지 대부분의 사람들은 예전과 달리 여럿이 자는 것을 꺼린다. 여러 사람이 잠을 자다가 보면 어떤 사람의 표현대로 ‘저녁 내내 개구리 우..

박목월 시모음

난 이쯤에서 그만 하직하고 싶다. 좀 여유가 있는 지금, 양손을 들고 나머지 허락받은 것을 돌려보냈으면 여유 있는 하직은 얼마나 아름다우랴. 한 포기 난을 기르듯 애석하게 버린 것에서 조용히 살아가고, 가지를 뻗고, 그리고 섭섭한 뜻이 스스로 꽃망울을 이루어 아아 먼 곳에서 그윽히 향기를 머금고 싶다. 가정 지상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의 가정에는 알전등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 구문 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 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壁)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 연민한 삶의 길이여. 내 신발은 십 ..

너를 위하여

너를 위하여 김남조 (金南祚~1927) 나의 밤기도는 길고 한가지 말만 되풀이 한다 가만히 눈 뜨는 건 믿을 수 없는 만치의 축원 갓 피어난 빛으로만 속속들이 채워 넘친 환한 영혼의 내 사람아 쓸쓸히 검은 머리 풀고 누워도 이적지 못 가져본 너그러운 사랑 너를 위하여 나 살거니 소중한 건 무엇이나 너에게 주마 이미 준 것은 잊어 버리고 못다준 사랑만을 기억하리라 나의 사람아 눈이 내리는 먼하늘에 달무리 보듯 너를 본다 오직 너를 위하여 모든 것에 이름이 있고 기쁨이 있단다 나의 사람아 -김남조 명시선. 어문각. 1985

가을을 노래하는 시

" 가을 엽서 "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무엇을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세월이 가면 박인환 지금 그 사람 이름은 잊었지만 그 눈동자 입술은 내 가슴에 있네 바람이 불고 비가 올 때도 나는 저 유리 창밖 가로등 그늘의 밤을 잊지 못하지 사랑은 가도 옛날은 남는 것 여름날의 호숫가 가을의 공원 그 벤취 위에 나뭇잎은 떨어지고 나뭇잎은 흙이 되고 나뭇잎에 덮여서 우리들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 내 서늘한 가슴에 있네. 가을 정연복 파란 가을하늘을 보면 가슴이 터질 것 같다. 누구라도 사랑해야겠다 사모곡 감태준 어머니는..

풀꽃 시인의 인생

풀꽃' 시인(詩人)의 인생 ‘풀꽃’이란 시(詩)로 꽤 널리 알려진 '나태주' 라는 詩人이지요. 시골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하신 분답게 중절모가 잘 어울리는 시골 할아버지입니다. 나태주 시인이 쓴 시(詩) 중 최근에 알게 된 詩가 하나 있습니다. 병원(病院) 중환자실에서 시한부 삶을 선고받을 만큼 중병을 앓고 있을 때, 곁에서 간호하는 아내가 안쓰러워 썼다는 시(詩)입니다.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라는 제목의 詩였는데, 아내를 위해 하느님께 하소연하는 내용이었습니다.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그러지 마시어요! 너무 섭섭하게 그러지 마시어요. 하느님! 저에게가 아니에요. 저의 아내 되는 여자에게 그렇게 하지 말아달라는 말씀이어요. 이 여자는 젊어서부터 병(病)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