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234

밥상머리 교육/함영관

밥상머리 교육 밥상머리 교육이란 온 가족이 함께 밥을 먹는 자리에서 인성 예절 등에 대한 교육을 하는 것을 말한다. 가정에 어른 되는 분이 식사를 하면서 무엇보다 해서 될 일과 안 될 일을 밥상머리에서 가족들에게 철저하게 많은 시간을 교육시켜 온 것이다. 나도 어려서 고향에 살 때는 삼대三代가 한 지붕 밑에서 대 식구로 십여 명이나 되는 가족들과 하루 삼식을 온 식구가 함께 했다. 그것도 식사자리는 서열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었다. 할아버지와 나는 장손이라는 특권으로 겸상을 했고 다음으로 아버지 형제들 그리고 손자들이 남성 위주로 그 옆으로 할머니와 어머니 딸들이 곁에서 식사를 했다. 그 자리에서 대개 우리 집은 할아버지께서 집집마다 가풍家風이라는 것이 있기에 그 집안의 기율과 풍습 가품 인심 등이 제 각..

보고 싶다/박종수

보고 싶다 가끔... 하늘을 보노라면 눈가에서 감도는 모든 빛이 금새 물빛이 되곤 하지 삶의 한 페이지에 누수처럼 흘러내릴 추억 한 자락 펜촉 끝에 그리움 불러 모아 눈물로 삼키고 졸음처럼 밀려와 못 견디게 그대가 보고 싶은 날은 서럽게 우는 속마음을 그대는 알기나 할까 색깔도 없고 형체도 없는 가슴 깊이 숨어있는 그리움을 전부 쓸어내면 그대 잊을 수 있을까 보 고 싶 다.

그대와 함께 쓴 시/박화배

그대와 함께 쓴 시 몇 밤을 흘러가도 산그늘 같은 당신의 사랑빛에 머물지 말라시던 그대의 말씀 모태의 강으로 회귀하는 사랑에 지쳐 권태의 피로를 잉태한 연어처럼 고단함으로 돌아오지 말라는 그대의 말씀으로 느린 강물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흘러 꿈꾸듯 뒤척이는 내 사랑의 날갯짓 강 어귀 모래톱에 잔물로 헤적이며 강이 끝나는 두려움에 그냥 두 눈을 감고 그대 사랑 별리의 아픔인 줄 알았습니다 거슬러 갈 수 없는 흐름으로 도도한 강물이 끝나는 곳에 침범할 수 없는 바다가 시작되고 만남도 헤어짐도 없는 큰 바다가 부드러운 가슴을 열고 고단한 내 강물을 안으십니다 오오,나의 바다여! 내 몸에 그대의 물결 싣고서 깊은 그대 평화로운 품에 잠기고픈 나의 바다여.

내 몸속에서도 갑甲과 을乙이 있다.

내 몸속에서도 갑甲과 을乙이 있다. 함양군 안의면의 안의초등학교는 백여 년 전만 해도 안의 현청이 있었던 곳이라서, 안의 현감으로 부임했던 박지원의 사적비가 서 있으며, 곳곳에 그의 자취가 남아 있다. 비가 주룩주룩 내리던 날이었다. 아버지는 하릴없이 대청을 오가다가 홀연 쌍륙(놀이의 한 가지, 두 개의 주사위를 던져 나오는 숫자의 끝수에 따라 말을 써서 먼저 궁宮에 들여보내는 것을 겨루는 놀이)을 가져다가 오른 손을 갑甲, 왼 손을 을乙로 삼아 교대로 주사위를 던지며 혼자 쌍륙을 두었다. 당시 곁에 손님이 있는 것도 아니었지만 아버지는 혼자 쌍륙 놀이를 한 것이었다. 쌍 륙 놀이를 끝낸 아버지는 웃으며 일어나 붓을 들어 누군가에게 편지를 썼다. “사흘간이나 비가 주룩주룩 내리는 바람에 어여쁘던 살구꽃이..

고향 논두렁 위에 흰눈이/정창운

고향 논두렁 위에 흰 눈이 (사모곡,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고향 앞 그 논두렁 위를 걷던 어머님의 모습은 영원히 가 버렸는데 당신이 걷던 논두렁 길의 그 발자국 위에는 흰 눈이 하염없이 계속 내려 쌓인다 당신의 발자국 한층 더 애달프게 묻혀가고 눈은 더욱, 더욱 세차게 내린다 논 두렁길 바로 뒤편의 그 옛날 고향 초가집 지붕 위에도 고향마을을 우람하게 싸고 있는 제석봉 정상에도 흰 눈이 계속해서 내린다 아! 멀어진 고향 땅 전체가 흰 눈이다 내 고향, 내 친구의 집 안방에서는 나의 어릴 적 친구들 모여 앉아 정다운 옛이야기를 나누고 있겠지 친구들의 흥이 더욱 난로 가에 타겠지 눈은 더욱, 더욱 세차게 내려 자꾸만 쌓이는데 어머님 그 옛날 걷던 시골길 논두렁 길 위에 흰 눈은 더욱 쌓이고 구미역을 출발한 ..

운명이 허락하는 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운명이 허락하는 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시간의 흐름 속에서 변화하지 않는 것은 이 지구상에 하나도 없다. 누구나 시간이 흐른다는 것을 알고 그 시간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지만, 그 시간 속에서 어떤 일을 할 것인지에 대한 정답은 없다. 철학자 세네카는 일찍이 행복이 이 지상에서 추구해야 할 최상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알았던지 다음과 같이 그 염원을 피력했었다. “운명이 허락하는 한 행복하게 살아야 한다. 시간이 성큼성큼 지나가고 하루가 날개가 단 듯 흘러가면 어느새 하루해가 저물기 때문이다.” 해가 뉘엿뉘엿 질 때쯤이면 인생은 다 간 것이나 다름없다. 하물며 ‘해는 저물고 갈 길은 멀다’ 얼마나 쓸쓸하면서도 바쁜가? 그래서 허겁지겁 가는 인생길, 그가 누구든, 어떤 직업을 가지고 살았던지 마찬가지다. ..

마음이 원하는 삶을 살아라

마음이 원하는 삶을 살아라. 한 해의 마지막 날이다. 오늘이 가면 또 다른 한 해가 시작된다고 생각하니 이 생각, 저 생각이 머리를 스친다. 세상을 살아가다가 삶의 과정에 문제가 있을 때 누군가에게 물어도 해답이 없기 때문에 내가 나에게 자문할 때가 있다. “어떻게 해야 할까?” 하지만 최종적인 결단은 스스로의 마음에 따른다. 자기의 삶은 자기가 살기 때문이다.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것인가? 정답은 없다. 그러나 가장 후회하지 않는 것, ‘진정 그대가 원하는 삶을 살아라.’ 그런데 그것이 쉬울 것 같지만 쉽지 않다. 그것이 문제다. ‘나는 지금 온전한가?’ 내가 나에게 묻는다. 아니다. 제법 오래 살았는데도 허점투성이다. 나는 나에게 무한히 관대하고 그래서 가끔 내가 마땅치 않다. 내가 스무 살 무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