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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향 논두렁 위에 흰눈이/정창운

빈손 허명 2022. 1. 7. 22:38

고향 논두렁 위에 흰 눈이

                          (사모곡, 어머니를 그리워한다)

 

고향 앞 그 논두렁 위를 걷던

어머님의 모습은 영원히 가 버렸는데

당신이 걷던 논두렁 길의 그 발자국 위에는

흰 눈이 하염없이 계속 내려 쌓인다

당신의 발자국 한층 더 애달프게 묻혀가고

눈은 더욱, 더욱 세차게 내린다

논 두렁길 바로 뒤편의 그 옛날 고향 초가집 지붕 위에도

고향마을을 우람하게 싸고 있는 제석봉 정상에도 흰 눈이

계속해서 내린다

! 멀어진 고향 땅 전체가 흰 눈이다

내 고향, 내 친구의 집 안방에서는

나의 어릴 적 친구들 모여 앉아

정다운 옛이야기를 나누고 있겠지

친구들의 흥이 더욱 난로 가에 타겠지

눈은 더욱, 더욱 세차게 내려 자꾸만 쌓이는데

어머님 그 옛날 걷던 시골길 논두렁 길 위에 흰 눈은 더욱 쌓이고

구미역을 출발한 내가 탄 기차는 방금

경북 금릉군 아포면 재석동 고향마을 앞을 통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