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279

그리움을 몰고 오는 가을

시절 탓인가 나이 탓 인가는 모르지만 잠이 잘 오지 않는다 문단속을 철저히 하고도 한번더 둘러보고는 늦게 불을 껏다 창넘어 풀벌레 소리가 요란하다 풀을 베어내지 못해 무성한 풀잎사이로 그들만의 만찬이 시작되는 듯하다 방학이 끝날 무렵이면 어머니는 노심초사 나를 위해 무얼 더 해 먹일까 를 고민하시는 듯 했다 유일하게 서울로 공부를 하러간 막내 아들이 사는 것을 훤하게 아는 처지라 아마도 가슴이 메어지는 것을 참는 게 분명했다 전농동 철도 관사의 헛간의 쪽방을 빌려 자취를 하는 게 오죽 하겠나마는 나무 판자를 비슷하게 덧댄 벽을 넘어오는 열기는 대단했다 계단아래 철길을 가로 지르는 굴다리 근처에 노천시장에서 콩나물을 지겹게 사다 끓였다 그래도 이리 건강하게 몸을 유지하는 것을 보면 어머니가 늦둥이를 나으셔..

두고 온 세월

머물지 않고 떠나는 것은 인생이다 두고온 세월을 들여다 본다 가슴은 한 걸음에 달려가 그 세월을 안는다 아직도 그 세월이 남아 있을리 없지만 기억속에는 언제나 생생히 살아 숨쉬는 그 세월 그 나무는 베어지지 않았을까? 떠나오면서 간절히 기도했던 수많은 인연들은 아마도 아마도 먹먹해 지는 가슴 한켠에 서만 살아있을 것이다 두고온 세월 그 모두를 품고 살다가 나 또한 떠나리라 흐르는 세월의 물결 위에 몸을 얹고서

지나온 세월은 허허롭고..

살다보면 어느날 부터인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되고 남겨진 시간을 가늠한다 얼마를 더 살아갈 것인 가 ..아니면 어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고민? 이 생기게 된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 스스로는 늙어 가면서 남겨진 시간 동안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사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아파트로 올때도 별 일은 아닌듯 생각하고 아주 편한 마음으로 이사를 왔다 마당에 큰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이는 가을이 지날때도 잊고 살다가 아예 기억속에서 지워버리려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 되어 있었다 아들놈이 무겁게 내 삶을 누르고 있지만 이미 그러한 생각을 지우고 살아왔다 그깟 빌딩은 아들 놈에게 넘겨주고 딸아이 에게는 이포보 가 내려다 보이는 땅을 주기로 약속을 했다 일단 그렇게 공개로 선언을 하고서..

생명의 노래

생명의 노래는 혼자서 부르지 못한다 이세상에 혼자 부르는 노래는 없다 작은 꽃도 작은 곤충도 그 무엇 이건 혼자서 생명을 이어가지 못한다 생명의 노래 는 인간 의 누구에게서 들린다 그 노랫말이 조금은 기쁘거나 조금은 슬프거나 행복 하거나 불행 하거나 조금 다를뿐 나의 생명의 노래는 즐겁다 이유를 말하자면 기쁨 제조기가 내 곁에 있기 때문이다 바라만 보면 더 오래 바라보고 싶은 생각하면 더 생각하고 싶은 무한의 바램을 펼쳐놓고 다독이는 사랑이 있어서다 내 생명의 노래는 오래오래 들릴 것이다 그와 같이 있는 한....

봄 숲을 지나는 바람같은 널

거친 숨을 쉬며 바라본다 네가 거기에 서 있었구나 바라보기만 해도 좋은 너 봄 숲 꽃들이 생명을 잉태 하는 듯 너는 거기 있었다 멈추지 않는 이 환희 의 숨결 네가 있슴은 최고의 반가움 으로 생각만해도 웃음이 나오는 것 숨이 가빠지는 것은 너를 느끼고 너의 존재가 그립기 때문이다 너는 누구인가 누구 이길래 이렇게 심장을 쥐어 짜게 만들고 맥박을 거칠게 하며 숨도 제대로 쉴수 없게 하는 가 꽃들이 경쟁을 하며 피고 있듯 왜 내가 긴장을 하며 너를 바라보는 가 잃어 버릴 것 같음에 놓쳐 버릴 것 같음에 봄 숲을 지나는 바람 같은 널 사랑한다

네눈을 바라보면

네 눈을 바라보면 네사랑이 보여 하나를 같이 바라보는 눈빛은 빛이 나지 한곳을 같이 바라보는 눈빛과 하나로 향한 상념의 기억들 속엔 오로지 꽃을 잉태하는 고단한 일상이 보이지 네 눈빛은 너를 말하고 내 입술은 너를 대변하듯 네눈을 바라보면 네사랑이 보여 네 가득한 사랑이 강물처럼 흐르는 게 풍덩 몸을날려 빠지고 싶은 네 마음의 강물엔 언제나 사랑이 넘실 거리지

사랑은

사랑은 가득하지 않으면 사랑이 아니다 사랑은 스며들고 채워줌 으로 얻어지는 무형의 거룩한 힘이다 말을 한다 하면 어찌 말을 할 것인가 열려진 마음이 있어야 사랑을 넣어주고 사랑이 다가오면 무엇부터 열어야 하는지를 알아 가면서 크는 나무같이 사랑은 가득해야 사랑이지 사랑은 샘물처럼 스스로 솟구쳐야 사랑이다 부끄럽지 않은 사랑 사랑을 무엇인지를 아는가? 말로만 하는 사랑은 사랑이 아님으로 찾아 헤맨다 사랑하면 즐겁고 행복하다 또한 사랑은 아프기도 하다

희망

푸르름이 모두 다 사라진 지금은 지난 여름이 더 그립다 초록은 우리의 삶과 생명을 이어준 것 작은 희망은 우리의 가슴속에서 샘솟는 것 지치고 거친 찬 겨을의 삭막함 초록은 잠들고 꿈꾸는 것처럼 잠이 들어 있었지만 우리는 희망의 솟대를 펄럭이며 서있다 너는 거기서 나는 여기서 이 냉혹한 겨울을 이겨 나간다 초록이 잎을 틔우면 우리는 손잡고 희망을 노래 할 것이다 푸르름과 눈부신 햇빛 희망이 달려가는 목적지 이다 잠시 쉬다가 기어코 일어나 걸어보자 초록은 잠시 꿈꾸듯 귀 기우리면 들리는 듯한 속삭임 봄을 기다린다 희망사항 은 공연히 웃음을 만들어 내고 한껏 즐거운 노래로 승화한다 어서 오라 바로 너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고 가자

네가 나 이듯

너를 바라보면 눈물이 나 서로의 아픔을 알기에 아닌척 해도 다 알아 얼마나 그리움이 넘치고 얼마나 간절함 이 가득한지 너를 바라보면 가슴이 울어 너의 깊은 사랑이 흘러흘러 나를 적셔서 일듯 눈감고 있으면 네 목소리 들려 무언가 가 미쳐 채워지지 않은 어설픔 달려 올수도 없는 그 것들을 알아 너를 바라보면 무조건 그냥 안아주고 싶어 네가 나 이듯 내가 너 이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