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지나온 세월은 허허롭고..

빈손 허명 2021. 12. 20. 15:36

살다보면 어느날 부터인가 지나온 세월을 돌아보게 되고 남겨진 시간을 가늠한다

얼마를 더 살아갈 것인 가 ..아니면 어찌 살아야 하는 가? 하는 고민? 이 생기게 된다

아이들이 자라고 나 스스로는 늙어 가면서 남겨진 시간 동안 무엇을 남길 것인가를 고민하게 된다

사실 살던 집을 처분하고 아파트로 올때도 별 일은 아닌듯 생각하고 아주 편한 마음으로 이사를 왔다

마당에 큰 단풍나무가 붉게 물들이는 가을이 지날때도 잊고 살다가 아예 기억속에서 지워버리려 했었다

그러나 그것은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 되어 있었다

 

아들놈이 무겁게 내 삶을 누르고 있지만 이미 그러한 생각을 지우고 살아왔다

그깟   빌딩은 아들 놈에게 넘겨주고  딸아이 에게는 이포보 가 내려다 보이는 땅을 주기로 약속을 했다

일단 그렇게 공개로 선언을 하고서 나니 마음은 편해지고 어쩌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남은 세월을 사는날까지 살다 홀연히 가려 한다

운동을 하다 남한강 건너편 에 우뚝 선 건물을 보고는 감회가 컸다.

그나이 에 무슨 뱃장으로 그빌딩을 건축했는 지 나도 겁이 없었던 시간을 돌아보며 혼자 웃었다

돌아보면 참으로 다시 돌아간다면 절대 하지 말아야 할 것들을 하나하나 적어 두었다가 다시는 그런 시간을 보내지 않으리라 생각을 했다

 

딸아이는 큰 카페에 계약직으로 경험을 쌓기위해 출근하고 있다.

아빠의 마지막 계획은 딸애를 위해 카페를 하나 지어주는 것이다

도면을 그리고 지우고 다시 그리고..현장을 찾아가서 대지를 고르고 미비한 부분을 정리하는 것 역시 즐거움이다

나는 일이 없으면 잠을 자지 못했다

일이 밀려 쌓여 있어야 잠을 자고 새벽부터 그 일을 정리해결 함으로 사는 재미를 느끼고 살아왔다

딸이 하고 싶어하는 카페  를 짖고 운영하는 노 하우를 배우려는 딸애의 의지를 나는 믿는다

 

나는 할일을 다 했다 라고 자부하고싶은마음으로 내 마지막 일을 시작한다

경제적인 건물을 지으려 한다

예쁘고 아름다운 건물이기 보다 실용적인 건물을 지으려 한다

그래서 딸애의 카페사업 을 격려하며 아빠의 사랑을 기억해준다면 얼마나 행복하랴..

 

그리고 나서 나는 아주 작은 것들을 소유하고 살려 한다

나와의 관계 개선 을 유지하고 저 하는 먼데 아들과의 인연을 곱게 유지하다가 마지막 그 시간까지 홀가분하게 살다 훨훨 날아갈 것이다

나는 안다

이제 나는 마지막의 인연을 소중히 여기며 하나하나 최선을 다해 우정을나누며 살아가려 한다

남은 시간, 남은 세월,  나는 많은 것을 다 내려 놓고 아주작은 것만을 소유하며 살아갈 것이다

 

바람이 잔잔한 겨울이다

동지가 곧 다가오면 또 다시 밤은 짧아 질 것이고 다시 따스한 봄이 올것이다

동지 팥죽을 먹으면 새로운 새해를 맞이하는 것이다

사랑하는 사람은 언제나 사랑만을 남기려 노력한다

오래토록 남겨질 일이라면 하나쯤 남겨두려하지만 그것 역시 다 헛헛 한 것이다

 

이제 돌아보지 않으려 한다

지나간 세월에 매달리는 것은 어리섞은 일이다

남은 시간을 얼마나 현명하게 지내느냐 하는 것 이 마지막 나의 다짐이다

최고 최선을 다해 배려하고 보듬고 살 것이다

잔잔한 세월의 강물처럼 흔들리지 않는 삶을 유지하려한다

내 마지막 사랑을 샘솟게한 먼곳에 아들을   나는 큰 삶의 반려로 생각하며 살고 싶다

 

눈이 조금 내렸다

아내와 같이 강변길을 걸었다

그리고 먼 데 아들에게 사진을찍어 보냈다

오늘 어딘가 5일 장에 가서 그곳의 삶을 보고 올라왔을 것이다

자유분망 한 그의 삶을 나는 인정하려한다

지나온 세월의 기억을 간직하려 올려준 사진들을 바라보며 그의 생각과 내생각의 차이가 별로 없슴을 생각했다

조금은 자신을 과시하고싶은 욕구 를 같이 간직한 그를 생각하면 나의 속냉와 너무도많이 닮은 게 보였다

내 자식은 나와는 많이 다른 외탁을 했다

늘 그게 만족치 않았 었는 데...먼데 아들이 나를 닮았다

참 희안한 인연의 끈을 잡고 다가온 삶이 늘 흐믓하게 나를 바라보고 있다

 

지나온 세월은 참으로 허허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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