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279

가을빛 내리는 뜰/구흥서

무성했던 아래텃밭에 풀들은 엊그제 처남이 트랙터로 갈아 엎어주어 깨끗해 젔다 잡초도 그려려니 하며 "두고보면 볼만 하다" 는 어느 님의 말이 생각나 어차피 작물을 심기도 어려울듯해 그냥 두려 했는 데아무래도 집앞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게으름뱅이 집" 이라 흉을 볼까봐 부탁을 해 짧은 시간에 어느덧 깨끗한 밭갈이를 한 이쁜 텃밭으로 변했다 윗 텃밭심은 고추를 뽑아내고 김장을 심을 준비를 끝냈다 풀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했다 막 열매를 익히려는 풀들의 아우성이 들리는 듯 했지만 질긴 뿌리를 트랙터의 밭갈이 날이 무참히 뒤집어 주어 한시름놓았다 아내는 새벽 기도를 시작하고 나는 장화를 신고 장갑을 끼고 나와 외발 리어커를 끌었다 동녘에 아침해는 붉게 얼굴을 내 밀고 철잊은 꾀꼴이는 제 아들에게 목소리내는 ..

가을들녘/구흥서

채우고 나니 바람이 그립다 봄을지나 뜨거운 여름 도 가더라 모두 가득한 것을 누렇게 속을 채우고 고개숙인 것들로 가득채워진 가을들녘 채움도 비움을 알려주는 의식처럼 그 이유를 높디높은 하늘만 알더라 가벼워야 날수있고 자유로울수 있는 것 이미 저산은 미리 알고서 숨기며 준비한 옷을 꺼내들었다 바람이여 오늘 줄줄 흐르듯 펑펑 울고있는 하늘이 흘려준 눈물같은 비를 맞으며 조금은 감춰둔 것들을 꺼내보였다 나누고 베품이 채움보다 더 행복한 것임을 이제껏 누누히 알려하지 않았던 속절없는 아집과 고집스레 참고 기다리기만 했던 소원을 하나 꺼내들고 기러기 줄지어 날으는 하늘로 뿌렸따 이제 혼자서 만 쥐고있던 작은 욕심을 버리고서 조금은 덜 고단한 바람이 되리 조용한 아주 너무 고요해서 두렵기 조차 한 가을 들녘에서서 ..

밤 까주는 아내/구흥서

집 뒷뜰에 제법 큰 밤나무 한그루를 키웠다 년전만 해도 몇개씩 달리다가 거름을 듬북 주었더니 몇년새 집높이 보다 더 높이 자랐다 아침에 일어나면 밤나무 아래 나무가 떨군 밤을 줍는 다 가지가 쳐저 어떤 때는 밤송이를 이마로 받을 때가 있지만 조심해서 줍는다 밤송이의 가시는 성질이 고약하여 살속에 파고들면 잘 빠지지도 않고 염증을 잃으키어 고통을 준다 옛 군대 속담에 오죽했으면 밤송이로 뭘..까라면 깐다...라고 했을가? 그렇게 군기가 삼엄하던 시절에 군생활을 했지만 이렇게 당당한 국민으로 할아버지가 되어 아무리 세상이 힘들어도 굳굳하게 살고 있다 이것 역시 밤송이 를 핑계를 댄 군의 기합 때문은 아닐까 생각해 보기도 한다 줒은 밤을 물로 씻어 삶아주면 아내는 열심히 속을 파내는 작업을 한다 나는 작은 과..

금슬/구흥서

세월이 변해도 몇번은 더 변했어도 변하지 않는 게 하나있지 푸른 하늘이 그렇고 산천 초목이 그렇고 두둥실 떠가는 뭉게구름이 그렇고 내 어깨에 기댄 사랑이 그렇다 언제나 행복이란 무엇인가 조금은 비울 줄도 알고 조금 남겨 놓을 줄도 알기에 백발이 찿아온 지금도 든든히 지키고 있는 내 어깨에 기댄 매일 웃어준 사랑이 있어 살아 있다는 증거다 아직도 설레이는 마음을 다독이면 얼굴 붉히는 사랑은 웃고 금슬 같은 음율이 퍼지는 오늘 무얼 더 바라랴

강아지풀/구흥서

책상위엔 언제나 작은 풀통이 존재한다. 그 속에는 가늘고 짦은 길이 약 5센치 정도의 풀기둥이 들어있다 식사를 하고 나서 입안이 텁텁하거나 잇발사이에 무언가 끼인 득할때 음식점에서 준 나무요지라는 것으로 그사이를 후벼도 개운치 않아 사무실로 돌아와 칫솔질을 하고 나서야 조금은 개운함을 느낀다 습관이란 것은 참으로 에민해 작은 이물질이 잇발 사이에 끼어 있으면 답답하고 무언가 개운치 않아 입맛을 다시는 듯 하거나 혀 끝으로 잇발의 표면을 긁어 보지만 해결되지 않는다 언젠가 일본에 여행을 갔을때 어느 시골의 편의 점에서 짤려서 가지런하게 하얀종이 에 쌓여진 것을 보았었다 안내인이 그것이 강아지 풀로 만든 요지라 해서 기념으로 사서 한참을 쓰다가 이왕이면 만들어 쓰자 하고 발길 닫는 곳에 무수히 돋아난 강아지..

진실한 삶.../구흥서

행복하십니까 하고 물으신다면 그냥 웃습니다 웃음이 어떤 의미냐 물어 오시면 또 그냥 웃으렵니다 삶 이란게 행과 불행 둘로 나눌수 없기에 나의 삶은 그냥 웃을수 밖에 없는 것 입니다 나도 그대 에게 물어 보겠습니다 행복하십니까? 그대 역시 웃으시는 군요 그래요 인생이란 오케스트라 의 연주처럼 많고 많은 일들이 서로 어울려 하나의 삶을 완성하기 때문입니다 그대여 그대는 행복만을 고집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언제나 그냥 웃을수 있는 삶 그게 진실한 삶 입니다

그대는 아는지/구흥서

기억하는 지 우리의 언약을 낙엽 가득한 그 곳에 점점 어둠이 나래를 내릴때 잠시 머뭇거리고 선뜻 다가서지 않던 아련함 이미 낙엽은 지고 그대와 앉아 언약을 나누던 그 벤치엔 아직 햇살이 남아있네 그대의 향기 는 내 가슴에 가득한데 그대여 그대는 지금 어디에서 술잔을 앞에 놓고 행복한가 가득한 먹거리 넘치는 웃음 그대는 아는지 아직도 그 언약은 따스한 목소리로 귓가에 맴돌고 나는 그대와 체온이 가득한 빈 벤치에 앉아 그대를 기다린다네 한 잔의 술과 가득한 웃음 소리와 행복한 미소가 가득한 그곳에선 낙엽 가득한 이 빈 벤치 조차 잊고 있겠지 그리움만 쌓이는 오늘 텅 빈 가슴 한켠에 울컥 솟구치는 외로움 그대여 아는지

가을빛 가득한 날에/구흥서

햇살 따스한날 내 손잡고 걷는 이여 낙엽은 바람에 날려 땅에 뒹굴고 우리네 인생도 백발이 성성한 가을이라네 하늘은 높고 높아 더 오를수 없이 눈부셔 바람한점 잠시 머물고간 지금에야 그대의 빛나는 흰 머릿결을 본다네 멀리 걸어가지도 못할 기운과 열정도 가을빛처럼 은근히 스며든지 오래되어 나 그냥 이계절이 아까워 이길을 걷다가 초록빛 나뭇잎이 물들어가는 것을 본다네 가다가 지치면 쉬었다 가세 걷다가 힘들면 한참을 더쉬다 가세 이미지나간 청춘은 돌아올수 없고 주름 가득한 손을 잡고 서서 그대의 온기로 나마 사랑을 채운다네 가을이 가면 또 삭풍이 불어 온몸을 얼게 할 것 이지만 나의 남은 온기로 나마 그대를 안아 줄 것이니 지나온 그리운 추억들은 하나하나 바람에 날려버리고 남은 이 세월 따스한 마음의 불씨를 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