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빛바다
구흥서
공연히
가슴이 먹먹해진다
곧
짖은 푸르른 바다는
침묵할 것이다
다 비어있는 헐렁한 몸둥이하나
잔잔히 너울속에서 작은 빛을 건네며
남겨진 은빛의 하늘을 읽는다
그리고 잠시
회상에 젖어 눈을 감는다
어느 깊은 산 바위틈으로 솟아올라 세상을 만나고
흘러 흘러 작은 샘이 되고
개울물이 되고
강물이되고 바닷 물이되어
숨가쁘게도 달려온 이 넓고 넓은 바다가되었다
하얀포말을 만들고 성난 파도처럼
하늘을 향한 일렁임도 있었다
붉디 붉은 여명의 붉은 빛으로 적시며
온몸을 떨듯 용솟음치기도 했었다
세상의 모든것을 품어안고 늠늠히 일렁였고
맞닿은 푸르른 하늘과 소통하며 당당했었다
하나한 잃어진 작은 것들부터
소중한 사랑과
욕망과 채워지지 않음으로 오는 갈증
끝없는 어리섞음을 읽어내지 못하고
붉은 청춘의 노예처럼 춤추었다
바다는 어느새 은빛
돌아갈수 없이 다다른 이곳에서
마지막 노래를 부른다
돌아갈수 없는 곳
그립다 말을할수조차 없는
먼 바다끝에서서
은빛의 마지막 선물을 풀었다
은빛바다
아름다운 인생의 긴 그리움을 풀고
님이 계신 하늘 맞닿은 그곳으로 가려
천천히 반짝거리는 작은 물결을 탄다
어둠이 오기전에
조금더 힘을 내어 빛을 보내자
은빛 그 마지막 찬란한 사랑의 끝
은빛 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