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눈물

빈손 허명 2023. 7. 12. 10:20

** 눈물  ** 
 
12살 위 누님이 많이 아프다
조카가 전하는 소식 으로 만 듣는 안부다
엄마처럼  나를 돌보던 누님이 무의식 요양병원 침대에누어 아프다 
아들 딸도 알아보지 못하며 치매 의 고통으로 시작된 아픔이다
몇일 전  꿈에
어제 밤 꿈에 내 곁에서 나에게 말을 걸던 누님
알아보지 못한다 해도 보고 싶은 누님
눈을 감고 바라보지 않아도
마르고 주름 투성이 라도 
나를 사랑해주던 엄마 같은 누님 을
숨 쉬는 동안 숨소리 나누려 만나러 간다
꽃 처녀 시절  함박 꽃 같던 이쁜 누님
나 살아 생전 마지막으로 누님을 만나러 간다
내 목소리를 듣지 못해도
나를 알아보지 못해도
손이라도 한번 잡아보고 싶어
누님을 만나러 간다
웃는 모습이 나와 똑같은 엄마같은 누님에게
그 별에 서 기다리실 엄마를 만나면
나도 잘 살다가 엄마에게 갈 것이니
미리 안부를 전해 달라고 말을 전할 것이다
그냥 눈물이 앞을 가린다
영영 이별 을 이미 알기에 눈물이 소리 없이 흐른다
아픔이 아닌 
슬픔도 아닌 이별의 안타까움 때문이다
남은 내 삶의 시간 작은 한으로 남지 않을까
살아 생전 마지막이 될 것 같아 
만나러 가는 마음이 아프다
나는 부처님 께 내 삶의 마지막을 두 손 모으고
누님은 예수 님 앞에 두 손을 모아도
마음은 언제나 같은 핏줄로 이어진  형제
12살 많은 누님이  세상과 이별 하려 한다
말 없는 누님을 만나 혼자서 눈물을 많이 흘릴 것 같다
천국의 문 앞에서 나를 기다리느라
문을 열지 못하는 듯하여 내일 나는 누님을 만나러 간다 

**  답답한 면회  ** 
 
휠체어를 탄 낮설은 모습의 뒷모습
조카가 "엄마 막내삼촌 왔어.."
눈감은 누님의 침묵은 이어진다
얼굴을 조금 부었다
뭔 염증탓인데 가라 앉았다며 조카가 변명했다
"엄마 엄마  삼촌  엄마가 좋아했던 삼촌.."
누님은 표정이 없다
손은 말라 핏줄이 선명하다
링거를 맞다 멍이 들었는지 시퍼렇게 자국이 가득했다
휠체어에 앉아 자는 지 못 듣는 건지 아니면
눈을감고 힘겨워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만나면 내 안부를 물어보고 내가 아프다 전화하면 
맛있는 과일을 사들고 먼길을 달려온 누님
언제나 사랑하는 누나 라고 말하면 
사랑하는 막내동생  이라 웃어주던 사람이
침묵으로 자는지 조는지 아니면 아무런 미동도 없이
침묵이다
엄마 엄마 아무리 불러도
누나 누나 불러도 아무런 말도 듣지 못하고
바라보려 해도 눈을뜨지 않는 누나
누나의 침묵이 가슴에 고인 눈물을 가득 흘려냈다
"가서 눞게 해드려라"
너무 지치지 않게 해드리고 더 생명을 연장 하려 애쓰지 않았으면 좋겠다
이제 더 생명을 피워낼 것 같지 가 않다
아프지 않게 괴롭지 않게 그냥 편히 가시게 해 드리자
내 어머니 통증 이 오면 진통제 너무 아파 하셔서 수면제 를 
드렸었다
마지막 내 손을 잡은 마른 손의 촉감이 아직도 생생하다
뭔말을 하고 싶어하셨구나
그러나 수면제 때문에 말을 하지 못하고 내 손을 꼭 쥔 그 짧은 순간
아마도 내게 "세상을 잘살아라. 애들 잘키우고 잘살거라.."
라는 말을하고싶지 않으셨을까
엄마 다음으로 나를 사랑하셨던 누나
나와 모습을 제일 많이 닮은 누나
휠체어에 두고 일어났다
올라가서 쉬게 해드려라..요양 원 2층에 홀로 간병인에게 간호를 받으며
얼마나 외로움과 고독으로 모든 걸 상실하고 포기한듯하다
고관절 부러진 낙상 전만 하더라도 꽤 건강하셨는데
가슴에 가득 고인 이 답답함을 다 쏱아 내지 못하고 돌아오는 길이 무겁다
무거운 마음으로 돌아와 새삼 이 나이에 나를 돌아보았다
나는 ..?  나는 ........
답답한 면회는 하지 않도록 더 열심히 나를 단련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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