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교적 한가한 오늘이었다
오전은 간단히 사무실 결재를하고
오후엔 노익장을 자랑하는 두청춘을 모시고
술한잔 대접해드리고 집으로 돌아온다
영남대 골목엔 언제나
내가 좋아하는 어묵과 떡복이 집이 나를 기다린다
아들 딸이 어렸을때 늘상 떡복이를 사서 흥얼거리며
집으로 들어가 애들에게 먹이던것이 생각나
어묵 세개를 먹고 순대는 포장을 하며
예쁜 딸 경주가 중학교 2학년 때
교내 글짓기에서 입상한 시가 생각났다.
아버지 / 허경주
한기가 맴도는 골목길
별들의 속삼임조차 끊긴 길에
들려오는 구슬픈 노랫소리
소주냄새 가득한 셔츠 위
넥타이 삐뚤삐뚤 어지럽고
떡볶이 2인분 손에서 춤을 춘다.
고달픔은 소주로 녹이고
서글픔은 노래로 달래고
뜨겁고 전한 사랑만
떡볶이에 담아
집으로 오신다.
당신은 아버지
딸의 시를 생각하며 어묵 3개를 먹고
순대를 포장하고 집으로
돌아 오는 길의 발걸음이 가볍다
과거엔 술에 취해 비틀거리며 걸어 갔었고
지금은 맑은 정신이 다른점이다
어떻든 한손에 까만 비닐 봉지 흔들거리며
집으로 가는 마음은 그때의 그 마음이요 그 기분이다
행복은 마음에 있는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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