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음은 초록빛 물감을 뿌려 놓은 것 같아
손 내밀면 초록이 묻어 날듯
이 화려한 오월의 오후
산 딸 나무 꽃 은 별 같이 하얗게 피고
무던히 삭힌 답답함도
안개처럼 지워져 간다
아 숨이 멎을 것 같은 이 적막함
하나하나 그림을 그려 가듯 했던
완성되지 못한 사랑하나 걸어 놓고
애써 외면하듯 숨기며 감추고
홀로 태워버린 추억들의 잿빛 그리움
초록은 눈부시게 오월의 오후를 빛내고
온몸을 파고드는 무기력
아는지 모르는 지 이해 할 수 없다
저 아름다운 초록빛으로 스며 작은 꽃 하나
숨기듯 피워 놓고
가만 가만 날개 짓 소리 감추고 날아온
작은 나비 하나 오래 오래 곁에 두고
어두운 밤 저 하늘에 별들을 헤이 다가
깊게 더 깊게 잠이 들고 싶은 오월의 오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