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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백설의 그림자

빈손 허명 2021. 12. 22. 05:11

하얀 백설의 그림자

                                  윤 광 식

하얀 백설 소복소복
꽃을 피워 온 산을 덮습니다

생일날이면 백설기
조그마한 시루에 모락모락
어머니 젓 냄새 솔솔
실루엣 처럼 피여 납니다

이영을 엮어 지붕을 덮고
동짓날 붉은 팥죽
장독대 위 외양간에 올려
집안 무탈을 기원하던 어머니

눈이 펑펑 쏟아지는 어느 날
삽 작문을 바라보며
눈물을 주르륵 흘리던 어머니
이젠 조금은 알 것 같습니다

그리움이란 이런 건가요
아무도 가르쳐 주지 않았는데
눈 나리는 산을 멀거니 보면
환영 속에 절로 눈물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