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인데?

빈손 허명 2021. 12. 20. 15:04

옳은 것은 옳고 그른 것은 그른 것인데?

 

세상이 요지경 속이라서 그런지

뒤죽박죽이라서 그런지,

내가 알고 있던 ’옳고 그름‘이 맞는 것인지,

틀린 것인지를 가늠할 수가 없습니다.

오늘의 시대만 그런 것은 아닌 모양입니다.

 

“옳은 것 옳다하고 그른 것 그르다함,

이것이 옳음 아니고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옳지 않음 아닐세,

그른 것 옳다 하고 옳은 것 그르다 함,

이 그름이 아닐진대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함,

이것이 시비是非로구나.”

방랑시인 김삿갓의 시인데,

매월당 김시습의 글에도 비슷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다른 것 같다 하고 같은 것 다르다 하니

같고 다름이 다르고

같은 것 다르다 하고 다를 것 같다 하니

다르고 같음이 같구나.”

 

세상을 달관한 듯 살았던 두 사람만이 아니라,

허후許厚의 <시비음是非吟>에도 그와 비슷한 글이 실려 있습니다.

 

“참 옳은 것 시비하면 옳음도 그름 되니

추세 따라 억지로 시비할 것 아닐세

시비를 문득 잊고 눈을 높이 두어야

옳은 것 옳다 하고 그른 것 그르다 할 수 있으리.”

 

그렇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름인지가 확실하지 않을 때 그때가 지금입니다.

“나하고 생각이 같으면 군자고, 나하고 다르면 소인이다.”

어쩌면 그렇게 허균이 말한 것과 하나도 다름이 없는지,

월듀란트는 <철학이야기> 서문에서 다음과 같이 말합니다.

“작은 일은 작다. 큰일은 크다는 것을

너무 늦기 전에 알고 싶은 것입니다.“

 

요즘에 꼭 필요한 말입니다.

그러나 그런 말조차가 사치인 시대가 지금의 시대입니다.

그래서 아침이 다르고 저녁이 다른 시대를

살고 있는 듯 싶어 가슴만 답답할 뿐입니다.

 

그대는 무엇이 옳고 무엇이 그른지를

정확하게 아시는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