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쫀득한 친구

빈손 허명 2021. 12. 22. 07:39

쫀득한 친구
                     윤 광 식

어젯밤 눈발이 날리다
지질지 질 한 겨울비
오늘은 가랑비가 내린다

지난주 친구가 사다 준
大 족발 하나 일주일을 맛나게
먹고 난 뼈와 발 부분을 햇 김치 넣고
아침에 찌개 끓여 뼈다귀 빨다
옛 시골집 강아지가 생각난다

들마루에 둘러앉아 먹던 장국에
뼈 하나 마당에 던져 놓으면
멀거니 쳐다보던 강아지 얼씨구나
꼬리를 흔들며 좋아라
이리 뛰고 저리 뛰며 빨고 좋단다

우리 사이 그런 사인가
혼자 밤새 탈이나 없나 8시 출근길
하루도 거르지 않고 확인하며
논다고 정신 줄 놓지 말라고
아침밥 먹고 운동하라 당부하는 친구
그런 그가 오늘은 전화가 없다

덜컥 걱정에 전화를 하니
나이 칠순에 늙나 봐 해해 웃으며
이제 막 출근 중이라 전화를 끊고
다 먹은 뼈를 보다 울컥 솟는 그리움
족발 같은 쫀득한 친구 사랑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