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사람이 있습니다
구흥서
돌아다보니 많은 세월을 지나 와 어느덧 반백이 되어있습니다
돌이켜 보니 참으로 많은 사연을 격으며 여기까지 와있습니다
삶이란게 꼭 무엇을 해야 하는 게 아니라 살다보면 다가오는 것들을 맞이하여 동행하다보면 한세월의 지나치는 과거로 돌아가 자리잡고 있는 것이기에 새삼 돌아본 마음에 엄숙하게 마음을 다독이는 것입니다
먹고산다는 것
아이를 기르고 세상 사람들과 더불어 살기는 쉽지많은 않습니다
또 사회생활을 하면서 삶의 방법이 남에게 지지않으려는 경쟁의식도 갖게 되고 이루려는 꿈도 꾸게되어 청춘이 가고 중년의 나이가 가도록 앞만보고 뛰어온듯 허허롭습니다
왜 그렇게 숨가쁘게 뛰어왔을까? 생각하면 명쾌한 대답은 나오지 않습니다만
좀더 나은 생활을 영위하기 위함이 아닐지요
좋은 집에서 살고 좋은 옷입고 좋은 음식먹고 아이를 더 잘키우고 남들앞에서 기죽지 않고 자랑하고 싶은 마음이 조금은 숨어있다 생각합니다
무리하여 추진하던일이 잘 되지않아 받은 고통도 남의 모함에 받은 수모도 좌절과 성취의 연속이였던 세월이여던 것같습니다
바닷가에서 바다물이 밀려오는 것을 바라보는 것을 즐겨합니다
파도는 밀려오고 또 밀려와 끝없는 시간을 가만히 있지 않습니다
우리의 삶역시 그런듯합니다
밀려오는 파도 처럼 매이매일 생기는 잡다한일들과 큰일들을 견디고 지내다보면 어느덧 세월은 우리를 저만치 데려다 놓고 성성한 백발을 이고있게 합니다
어린 자식들이 어느덧 커서 예전에 나를 보듯 가족을 이루고 빈 껍데기 같은 우리의 인생은 남은 여력을 좀더 아릅답게 꾸미려고 작은 추억하나라도 더 만들려 합니다
괴롭고 즐거워던 것들이 모두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치부되어 간직되는 것은 어느누구도 기억하고싶은 것만 기억할수 없기 때문일수도 있습니다
사람을 만나고 행복하고 사람을만나 슬프고 사람을 만나 괴롭고 사람을 만나즐거웠던 시간들이 눈만 감고있어도 영화의 필름처럼 머릿속에 스쳐 지나갑니다
그것은 일정한 한계를 갖고있어 기억하는 사람의 인연이 끝나면 사라지는 것이기에 애써 누구에게 말을 할 필요는 없습니다
혼자 간직한 그리운 것들 을 가끔식씩 꺼내 보는 즐거움도 있기에 복잡한 세상속을 헤치고 지나온 지금의 한가로운 시간에 남은 혼자만의 권리라고 생각합니다
지나 온 세상을 안타까히 바라보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겠지만 아마도 대개는 그시절을 돌이켜 추억하며 혼자 피식 웃음을 웃는 사람이 더 많을 것입니다
그것들이 그당시에는 나름대로 큰의미를 부여했을지 모르지만 지나고 나서 돌아보면 아주작은 이야기 거리 에 지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죽고사는 것 보다 더 큰일이 있겠습니까?
아내는 가끔 아직도 남은 조급함에 내가 종종 거리기라도 하면 그렇게 말합니다
"죽고사는 게 아닌데 뭘그리......"
아직도 그런 마음이 남아있는 것을 보면 살아서 할일이 아직도 있는 것이라고 믿기에 아침을 열며 맑은 공기와 새벽을 여는 태양의 빛을 맞이합니다
사랑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것은 없었듯이 미움보다는 사랑을 더 귀히 여기며 살것입니다
내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사랑하고 그들을 이해하고 그들과 더불어 남아있는 이세상의 인연을 아름답게 추억이라는 그림속에 그려 넣으려 합니다
이 아침에 맑은 바람을 쏘이고 맑은 물을 마시고 사랑하는 아내와 아침을 준비하는 것도 내가 누리는 행복중에 맨앞에 있는 것입니다
오늘 하루 어떤 일드리 파도처럼밀려 올지는 모르겠지만 그것들조차 이해하고 사랑하는 마음으로 받아드릴 것입니다
손주가 전화를 걸어와 "할아버지 사랑해요" 라 말하는 것을 들으며 가슴이 찡하게 느낌이 오는 것도 많은 보냄세월보다 보낼세월이 적기 때문일테지만 굿이 기억하지 않을 것입니다
오늘 하루 내게 주어진 일들을 충실히 받아들이고 곁에서서 나를 지탱해주는 아내와 사랑하는 것을 더 터득하며 살것입니다
철늦은 꾀꼴이가 우는 아침에 잠시 시간을 내었습니다
오늘도 그려려니 하는 마음으로 파랗게 물든 여름하늘을 볼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