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못이루는밤
구흥서
그냥 밤을 새웠다
이게 나이듬에 선물인가? 생각했다
좀늦게 잠자리에 들었다. 맨손체조를 하며 늦은밤 나와 아내는 티비에서 본 것을 토대로 온몸운동을 한다
작은아령은 손에 익숙해 저 있어 어깨를 풀어주는 데 일조를 했다
손주뻘 되는 사람이 서울에 기(氣)를 한다는 사람을 데리고 왔다
무슨 기 연구원인진 모르지만 손주뻘되는 사람은 그를 원장님 이라 불렀다
아내가 그앞에 앉아 그의 기를 받는 다
나와 조카내외가 그것은 아마도 믿음이 가지 않는 민간요법이라며 의심스런눈으로 지켜보았지만 아내는 워낙 어깨의 통증이 심해 그래도 받아보리라 맘을 바꾸지 않았다
아내의 아픈 부위를 잡고는 기합을 넣듯 길게 힘을 모으는 소리가 들렸다
뒤로 올리지 못하든 손이 흔들거리며 뒤로 올려젔다
"이제 뚫렸어..."
그가 혼자서 말했을때 아내는 아프지 않다고 손을 올렸다내리고 흔들어보였다
몇번인가 그는 기합을 넣으며 얼굴이 상기되어 있었지만 아마도 힘을 모아기를 넣어그럴거라 심각하게 아내의 어깨를 만지고 있는 그를 유심히보았다
"뚫렸어..."
그리곤 양팔을 아래위로 흔들었다
"힘을 빼세요..그리고 흔들어보세요..머리위로 올리고 뒤로 잡아보세요.."
"되네..."
아내가 신기한듯 두팔을 올려 머리 뒤로 잡았다
어제까지만 해도 겨우겨우 잡을까 말까 한 일이였는데 그의 앞에서 그의 힘으로 기합을 받은 팔이 많이 움직여주었다
손주뻘 되는 사람은 언제나 이런 사람을 잘도 데리고 왔다
한번은 수맥을 집는다는 스님을 데리고와 집안 곳곳을 수맥탐지를 시키고 달마상을 걸어야한다며 달마상을 사게했다
한참 달마도가 수맥을 잡는 다는 유행어가 돌아갈때였다
달마상을 걸고나서 수맥을 탐지 할때면 수맥의 흔들림은 보이지않고 있어 우리는 그의 신통력을 현장에서 바라보고 그가 영험하다고생각했다
"제가 걷지도 못했는데 이리걷는걸보세요..아주 편해요.."
교통사고로 거의 죽음앞까지 갔다온 사람이 목박을짚으며 다녔는데 웬만한 곳은 그냥 좀 불편하게 걸어가며 말했다
"어떻게 된거냐..?"
"기(氣)를 하는 분이 있어서...치료를 받았어요..할머니도 한번 받아보세요..아주 편하고 좋아요...허리도 않아프고 다리도.."
우린 "그럴거다" "아니다" 를 놓고 열심히 말을 이어갔다
조카와나는 아닌것이고 아마도 그사람이 어찌어찌해 눈속임을 하는 것이라 말했고 아내는 자신이 아프니 한번 받아본다 하여 미루고미루다 좀늦게 연락이되어 그를 만나보았다
"잘잤어...어제밤에는.."
전화를 받으며 아내는 그리 말했지만 나는 다 나은게 아니며 잠시 어떤충격과 힘의 압력으로 굳어있던 어때와 근육이 아마도 제자리를 찿게해준듯했다
어리석음일까?
엇그제 병원에서 진단받고 와 무슨 연골에 뭐가 붙어 아프더라도 운동을 열심히 하라했는데 그운동한 것처럼 기를 넣어 운동량 만큼의 힘으로 그부분을 어찌 했나보다
그사람의 이론엔 고개를 갸우뚱했지만 아내는 훨씬 덜 아프다며 기분좋아해 나역시 아파하지 않으니 좋다며 그의 이야기를 지난이야기로 했다
"그런사람에게 다시는 몸을 맞기지말아야 될것같아..그사람이 신뢰가가지않아...완전히 나은것도 아니고 차차나아지는 거라면...시간이 지나봐야 아는것인데..믿음이 가지않는 것은 위험할수도 있어.."
손주네는 입안에서 뭔가를 꺼내 핏덩어리속에 어떤 것이 있었다며 그걸 꺼내니 몸이 개운해지고 머리가 맑아졌다며 허무맹랑한 이야기를 펼쳐 그가 눈속임으로 사람을 현혹한다고 다시는 그를 만나 몸을 맏기지못하도록 다짐해주었다
무지한 사람에게 다가온 어떤 피치못한 일인듯한 일들이 내곁에도 다가온듯하여 아예 말도 말라 손을 저었지만 오래도록 병원을 다닌 아내의 속마음은 그렇지 않았나보다
잠이 오지않아 아내와 이런저란 이야기를 나누었다
지금가지 살아온 일들 살아갈일들..아들달의 장래이야기며 손주의 미래에 대한 기대 같은거였다
불확실한 삶의 미래는 우리를 불안하게한다
더욱더 오랜세월동안 살아오면서 느긴 깊은 속내를 같이 누워 천정을 바라보고 두런거리며 덩그러니 큰집을 담고 있으면서 이리도 우리부부의 작은 공간만이 채워짐이 조금은 쓸슬했다
봄비가 오나보다
홈통을 내리는 빗물소리가 작게 피아노 소리처럼 들려왓다
"비기오나베...?"
밤은 기나긴 적막속에서도 지나간일들을 감춰주고 다시 새롭게 발전하게하는 마력이 있는듯 불꺼진 집안구석구석의 적막을 작은 불빛하나로도 안위를 느끼게하는 고요한 시간의 초침소리만 크게 들려주었다
염주를 굴렸다
만사 왜삶이 이리복잡할까?
단순하게 살고 싶어지는 마음을 잠재우며 난 또다시 새벽으로가는 시간을 타고 가야한다
잠이오지 않을대는 온몸이 백여 누워있는것도 고역이다
염주를 굴리며 입속으로 염불을 외운다
어리석지않게 살기를 념원한다
어리석음이 얼마나 삶에 누를 끼치는 지는 지난후에야 알기에 지금은 더 단순하고 간단히 살려 노력한다
육신의 아품은 영혼의 아품과 비교되지않는다
그러나 그 육신의 고통이 만들어주는 바램은 어느누구에게서라도 고통을 이겨내는 길이있다면 서슴치않고 해보고싶은게 사람의마음 인듯하다
봄비가 밤새내렸다
아침은 새로운 기운을 솟구치듯 맑게 개여 배웅하는 아내의 얼굴에 웃음을 만들어주었다
같이 오래오래 아프지않은 아내의 배웅을 받고 출근하고싶다
봄꽃처럼 환한 아름다운 건강한 아내의 미소를 바라보며 퇴근길에 아내의 미소같은 노란 꽃을 한아름 사들고가 아내를 놀라게 해주려한다
"아프지마..여보,,당신이아프면 나도 살맛이않나..그러니 제발 당신몸이나 챙겨..."
단둘이 남은 늙은 부부의 밤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