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혼자 먹는밥

빈손 허명 2021. 4. 11. 06:47

                혼자 먹는 밥

                                               구흥서

 

 

밥을 혼자 먹으면 고식(孤食) 병이 걸린다는 말을 들었지만 나는 아직 혼자 먹는 데 익숙치 않아 때만되면 누구를 부르거나 직원과 같이 식사를 한다

어떤때는 이것저것 하다보면 대를 놓치기 일수지만 그시간까지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어 그래도 종종 혼자인 시간을 같이 채워준다

혼자 이게 되면 큰일 나는 줄알고 평생을 살아왔다

혼자있으면 공연히 외톨이가 된 기분이 들고 어딘지 외로운듯한 착각에 빠지게 되어 아예 밥시간전에 미리 같이 먹을 사람을 예약을 하기 일수다

요즘들어서는 아침을 좀 늦게 먹어 점심시간도 늦게마련이라 같이 먹을 사람을 만나기 좀 어렵다

사람마다 다 사는 일정이 다르고 하는일이 달라 언제나 자리를 채워주는 아내 와 같이 먹는 시간이 늘었다

아내와 같이 먹는 것도 미리 예약을 해야 한다

아내도 이웃들과의 만남이 이루어 지는 것이니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낭패를 보기 일수다

그래도 예약을하면 시간을 잘 지켜주고 미리 와 기다려 주니 좋지만 가끔은 친구나 친지나 지기 와 밥을 먹기를 즐겨한다

"놀러와...."

내가 늘 하는 말 버릇이다

이말은 외롭거나 혼자 밥을 먹지 않으려는 발버둥같은 의미가 있다

그래도 나에게 시간을 배려 해 주는 사람이 아직은 있다는 게 행복하다

"오늘은 좀 바쁜데유...."

빈 시간에 전화를 걸면 언제나 군말없이 오던 사람이 그리 대답을 했다

"뭔일있어..?"

"집사람이...친정아버지 병간호로 자리를 비워서요.."

그의 처갓집도 시골에 두 노인만 살기에 가까이 사는 큰 딸이 매번 간호를 한다

멀리 시집을 간 딸들은 살기 바쁘다고 내려오지 않는 다며 오늘도 큰딸이 병간호를 갔다고 했다

나이들어 시골에 사는 사람들은 모두 몇가지의 병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보건소에서 예방을 한다 해도 일 철에는 병원에 갈 사이가 없어 그냥 참고 일을 하여야 하는 농촌의 현실이다

쑥쑥 자라는 곡식들을 모른채 방관하긴 어려운일이다

나 역시 조그만 텃밭을 일구고 살지만 잡초는 매일매일 키를 키워 뽑아내지 않으면 늘 마음이 초조해진다

그게 농삿꾼의 마음일테니 시골 사는 노 부부의 일과는 더할나위가 없을 것이다

몇번을 들락거리더니 이제는 아예 긴 병이 된듯해 안타까운 마음이다

오늘은 혼자 점심을 먹어야 하는 듯하다

"놀러와..."

이리 말하고 미리 예약할 시간을 잃었으니 혼자 먹어도 별 무상관이지만 웬지 내곁에 사람이 떠나 혼자남은 듯해 마음이 쓸쓸해 지려 한다

아내에게 미리 예약해 둘걸 그랫나보다

아내는 어떻한 경우라도 내가 예약만 하면 내곁에 와 주는 사람이였는 데 아침에 이발을 하며 잠시 시간을잃었다

"혼자 먹어봐야 내가 필요한걸 알거지요?"

아내는 혼자 먹었다하면 그리 말할것이다

그래도 그리 말해주는 아내가 있어 늘 든든하다

"놀러와...."

라고 하는 내 말은 진실로 하는 말이다

모두 바쁘 겠지만 그리 말할때 바쁘지 않으면 내게 와 밥도 같이 먹고 차도 마시고 오랫동안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풀어 놓을수 있다

허허롭고 느슨해지는 시절이다

나를 찿아주는 마음 착한 사람들에게 감사한다

그들이 오면 점심은 내가 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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