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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의 주례서기

빈손 허명 2021. 4. 6. 10:20

              제자의 주례서기

                                                           글 : 구흥서

 

 

낮 모르는 전화였습니다

전화속에 그사람이 나를 아는 듯..했는 데 나는 전혀 기억이 없습니다

"누구시지요?"

"저 **인데요..***교수님 휴대폰 맞으시지요.."

"그래.."

"저 **인데요.. 저 결혼 합니다 교수님께서 주례를 서 주실수 있으신지요.."

전혀 이름이 기억이 없습니다

나이탓인가...?

어떤 날을 밤늦게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접니다 교수님..교수님 생각이 나서..전화를 걸었습니다.."

삶이 힘들고 어려울때 전화를 하라고 늘상 말을 해서 일것입니다

이름을 모르겠고 기억나지 않는 것은 나이 탓도 있을 테지만 아마도 그들이 내 일상에서 멀리 떨어진 것이

이유일 것이다

나를 아직도 잊지않는 제자 일 것이지만 많은 제자의 이름을 기억하긴 어렵습니다

주례 를 부탁한 제자가 아침일찍 찿아왔습니다

"안녕하시지요..?"

주례를 부탁한 제자 라 생각은 했지만 얼굴도 가물가물 했습니다

한참을 차를 마시며 지난이야기를 하며 얼굴을 붉혔습니다

"교수님께서 그때 레포트 않써온 사람 회초리로 때려주셨잖아요..벌써 10년이 지났습니다"

"아..그때 자네도 있었군.."

야간 반 학생은 좀 더 공부를 하지 않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강의 가 끝날대는 무조건 숙제를 내주었고 잘 해온 사람은 상으로 책을 한권씩 주었습니다

"레포트를 써오지 않으면 회초리로 매를 맞을 거다 지금 맞기 싫으면 말해라..물론 미리 약속을 하는 것이고

싫다면 회초리는 들지 않겠다"

"좋습니다.."

다짐을 했었습니다

반 학생 40명중에 15명정도가 숙제를 해오지 않았습니다

숙제를 해 오지 않은 사람을 모두 앞으로 불러 한줄로 세웠습니다

그리고 손바닥을 펴게 하고는 회초리로 때렸습니다

"감사합니다.."

맞으면서 그리 말하는 학생이 있었습니다

"다 생각이 나지 않는 데 교수님이 회초리 로 때리며 말씀 하신 게 기억납니다"

설계를 담당했슴으로 제도의 방법과 건물 계획 과 도면을 그리는 법 등등 의 기초적인 것을

하루에 4-6시간 강의를 합니다

밥때가 되면 제자들을 양족으로 정해 놓고 저녘을 사 먹입니다

돌을 먹어도 소화를 시킬 나이에 때를 거른 다는 것은 고통이 될수도 있습니다

"나중에 장가를 갈때 주례를 구하기 어려우면 전화를 해라 언제라도 내가 주례를 서주겠다"

종강을 하며 내 강의를 듣지 못한 학생들에게 그리 말했던일이 있었습니다

10년전 일입니다

그 제자가 사회에 나가 자리잡고 내게 장가를 가니 주례를 서 달라며 찿아왔습니다

"지금 생각하면 교수님 말씀 맘 기억에 남습니다.."

기술과 기능 적인 부분이 아닌 인간이 살며 생각하며 가야함에 지키고 실행해야 할 일들을 짬짬히 이야기 해 주었습니다

건축설계시간에 웬 인생 강의 냐 물으시면 할말이 없지만 건축 을 하는 사람도 인성 교육은 필요 합니다

각각의 삶 속에 비쳐진 것들은 다르겠지만 오래된 기억하나를 잊지않고 주례를 부탁한 제자를 이제 기억해 냈습니다

"그래...자네가...그렇군...."감사 합니다..." 말한 사람이지?"

그가 몸담은 직장 생활에서 내가 짬잠히 말해준 것들이 많은 도움을 주었다며 지난 시간을 회상 했습니다

조촐한 결혼 식이였습니다

예식장을 찿느라 많이 당황하고 힘들었습니다

비오는 토요일 서울 강남 도심에 지하 예식부 라 물어물어 겨우 시간을 댈수 있었습니다

부모에 효도 하고 친구나 동료에게 의정의 탑을 쌓고 아내를 사랑하고 꿈을 향해 열정을 태우고 사회가 필요로 하는

멋진 아버지가 되라는 덕담과 당부를 잊지않았습니다

신랑과 신부에게 몇번의 큰 다짐을 받고 결혼식이 끝나면 잊어버리는 주례사가 아니라 오래 기억하며 삶에 지표가

될수 있는 말을 강하고 부드럽게 신랑의 눈과 신부의 얼굴을 보며 길지 않게 시간을 할애해 주었습니다

물론 제 특기인 도자기에 덕담을 쓰고 그림을 곁들인 선물도 잊지 않았습니다

잊지않고 기억해 준 제자가 고마웠습니다

빨리 알아보지 못하였지만 인사를 하는 사회인이된 제자들과 이름을 불러주지 못한 제자들에게 미안했지만

돌아오는 길이 무척 흐뭇했습니다

긴 인생길에 짧은 만남도 이렇게 행복을 주는 구나 하며 하루 기분좋게 끝내고 돌아오며 결혼을 하는

제자의 행복한 삶을 기원했습니다

 

 

 

이글은 우연히 sns에서 인연이된 전 교수님이신 분의 수필입니다

요즘도 저분같은 교수님이 있을까 생각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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