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234

사랑은 언제나 서툴다/나태주

서툴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어제 보고 오늘 보아도 서툴고 새로운 너의 얼굴 낯설지 않은 사랑은 이미 사랑이 아니다 금방 듣고 또 들어도 낯설고 새로운 너의 목소리 어디서 이 사람을 보았던가 이 목소리 들었던가 서툰 것만이 사랑이다 낯선 것만이 사랑이다 오늘도 너는 내 앞에서 다시 한 번 태어나고 오늘도 나는 네 앞에서 다시 한 번 죽는다.

여름 시 모음

청포도 이육사 내 고장 7월은 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 이 마을 전설이 주절이 주절이 열리고 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 하늘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 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 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 청포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 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먹으면 두 손을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단엔 은쟁반에 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7월에게 고은영 ​ 계절의 속살거리는 신비로움 그것들은 거리에서 들판에서 혹은 바다에서 시골에서 도심에서 세상의 모든 사랑들을 깨우고 있다 어느 절정을 향해 치닫는 계절의 소명 앞에 그 미세한 숨결 앞에 눈물로 떨리는 영혼 ​ 바람, 공기, 그리고 사랑, 사랑 무형의 얼굴로 현존하는 그것들은 때때로 묵시적인 세상에서 가장 아름..

철학자의 길(이효수)

하이델베르크에 교토에 그리고 우리 영남대에 "철학자의 길"이 있네 ㅍ에서 나를 찾아 나를 바로 세우니 가야할 길이 보이고 희망이 싹트네 "철학자의 길"에서 칸트를 만나니 하늘엔 별이 내 마음엔도덕률이 빛나고 "철학자의 길"에서 원효를 만나 연기의 법칙을 배우니 너와나 소통의 길이 보이고 화쟁사상을 물으니 평화와 화해와 자유의 길이 열리네 "철학자의 길"에서 공맹을 만나 사람의 도를 깨치고 퇴계를 만나 우주와 인간의 원리를 배우네 "철학자의 길"에서 쿤을 만나 과학철학을 배우니 패러다임의 전환이 보이고 학문의 새 지평이 열리네

사색의길

사색의 길 이효수 오늘 천년을 내다보며 압량벌 한 자락에 "사색의 길"을 연다 "사색의 길"에서 생각의 힘을 기르니 진리가 보이고 창의가 꽃피네 "사색의 길"에서땅과 하늘 빛과 소리 물과 바람 풀과 나무를 만나니 시가 흐르고, 예술이 꽃피네 "사색의 길"에서 아를 관조하니 반성과 겸손 희망과 도전의 힘이 샘솟네 이 "사색의 길"에 인간과 자연에 대한 깊고 푸른 고뇌가 빛나고 대석학과 지도자 문인과 예술인이 끊임없이 탄생하여 시대를 이끌고 세상을 바꾸리라

사랑은 영원히

사랑은 영원히 봄날에는 꽃안개 아름다운 꿈속에서 처음 그대를 만났네 샘물처럼 솟는 그리움 오색의 무지개되어 드높은 하늘을 물들이면서 사랑은 싹떴네 아지랑이 속에 아롱젖은 먼산을 보며 뜨거웠던 마음 여름 시냇가 녹음속에서 반짝거리던 그 눈동자여 낙엽이 흩날리는 눈물어린 바람속에 나를 남기고 떠나야 하는 사랑이여 내 사랑이여 떠나기 전에 다시한번만 사랑한다고 말해주오 사랑이여 안녕히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립다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류시화 물 속에는 물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하늘에는 그 하늘만 있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내 안에는 나만이 있는 것이 아니다 내 안에 있는 이여 내 안에서 나를 흔드는 이여 물처럼 하늘처럼 내 깊은 곳 흘러서 은밀한 내 꿈과 만나는 이여 그대가 곁에 있어도 나는 그대가 그립다

이청득심(以聽得心)

이청득심(以廳得心) 사자성어에 '이청득심'(以聽得心)이라는 말이 있다 "상대의 말에 진심으로 귀 기울이는 것이야말로 상대에 대한 최고의 배려다"라는 뜻이다. 귀 기울여 듣는 것은 사람의 마음을 얻는 지혜다. - 남윤용의《결국 고객은 당신의 한마디에 지갑을 연다》중에서 - * 듣는 것이 먼저입니다. 잘 들어주면 상대방이 먼저 열립니다. 상대방의 마음을 얻고 사람까지 얻습니다. 이청득심(以聽得心), 먼저 잘 듣고 그다음에 말하는 것이 지혜의 순서입니다

유치환

행복 유치환 ​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에메랄드빛 하늘이 환히 내다뵈는 우체국 창문 앞에 와서 너에게 편지를 쓴다 행길을 향한 문으로 숱한 사람들이 제각기 한 가지씩 생각에 족한 얼굴로 와선 총총히 우표를 사고 전보지를 받고 먼 고향으로 또는 그리운 사람께로 슬프고 즐겁고 다정한 사연들을 보내나니 세상의 고달픈 바람결에 시달리고 나부끼어 더욱 더 의지삼고 피어 헝클어진 인정의 꽃밭에서 너와 나의 애틋한 연분도 한 망울 연연한 진홍빛 양귀비인지도 모른다. 사랑하는 것은 사랑을 받느니보다 행복하나니라 오늘도 나는 너에게 편지를 쓰나니 그리운 이여 그러면 안녕! 설령 이것이 이 세상 마지막 인사가 될지라도 사랑하였으므로 나는 진정 행복하였네라. 그리움 1 유치환 오늘은 바람이..

알고싶어요

달 밝은밤에 그대는 누구를 생각하세요 잠이들면 그대는 무슨꿈 꾸시나요 깊은밤에 홀로깨어 님 얼굴 본적 없나요 때로는 일기장에 내 얘기도 쓰시나요 날 만나 행복했나요 나의 사랑을 믿나요 그대생각 하다보면 모든게 궁금해요 하루중에서 내 생각 얼만큼 많이 하나요 내가 정말 그대의 마음에 드시나요 참새처럼 떠들어도 여전히 귀여운가요 바쁠때 전화해도 내 목소리 반갑나요 내가 많이 어여쁜가요 진정 날 사랑하나요 난 정말 알고 싶어요 얘기를 해주세요 이선희 노랫말

신록

신록 서정주 ​ 어이할꺼나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남몰래 혼자서 사랑을 가졌어라 ​천지엔 이미 꽃잎이 지고 새로운 녹음이 다시 돋아나 또 한 번 날 에워싸는데 ​못 견디게 서러운 몸짓을 하며 붉은 꽃잎은 떨어져 내려 펄펄펄 펄펄펄 떨어져 내려 ​신라 가시내의 숨결과 같은 신라 가시내의 머리털 같은 풀밭에 바람 속에 떨어져내려 ​올해도 내 앞에 흩날리는데 부르르 떨며 흩날리는데······ ​아, 나는 사랑을 가졌어라 꾀꼬리처럼 울지도 못할 기찬 사랑을 혼자서 가졌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