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날 우리 엄마 어릴적 그 보다 더 엄마의 엄마때 그때 여름은 어떻게 지냈을까 연신 부채란것 손풍기를 팔이 빠져라 흔들어 바람을 일으키고 당신 더운것 보다 자식들 더울세라 자식들 얼굴에다 손풍기 돌리시던 엄마 엄마의 엄마 그렇게 흘러온 세월속에 지금 우리는 선풍기라는 문명과 에어컨이라는 신 문명에 35도를 오르 내리는 찜통에도 시원하게 지내고 있다.
보름전 선풍기를 한대 사러 갔다
우리 집에는 선풍기가 세대 안방 거실 아래층 창고에 각각 한대씩 있어 한대가 더 필요한 이유이다
이번에는 좀 비싼 좋은 선풍기를 사려하고 아내와 하니마트에 들려 선풍기 쇼핑을 한다
안내 아가씨가 쿠쿠 선풍기 360도 회정에 일반 선풍기 보다 더 시원한 바람이 장시간 나오는 최첨단 선풍기라고 현혹한다
나는 밥솥 만드는 회사에서 무슨 선풍기를... 선풍기는 전통적으로 신일 아니면 한일이지라는 생각을 하며 결정권을 아내에게 미루었다
이리 저리 보더니 199,000원짜리 쿠쿠선풍기로 결정하고 기분 좋게 집으로 왔다
조립을 하고 시운전을 한후 안방에 두고 일주일이 지난 어느날 날씨가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여 선풍기 작동을 하니 돌아가지가 않는다. 이렇게도 저렇게도 다해도 되지 않아 콘센트 노후되어 접속이 불량한가 라는 생각이 되어 콘센트를 새것으로 교환하여도 역시나 똑 같다
하이마트에 전화를 하니 AS맡겨라고 한다
바쁜 와중에 직원에게 상세하게 설명을 하고 맡겼는데.. 일주일후 맡긴 선풍기를 찾으러 가니 3일동안 관찰을 하였는데 이상이 없다고 그냥 가지고 가라 하여 마음이 영 불편하게 집으로 돌아 왔다
우리가 배가 아파 참기 어려워 병원가서 의사 앞에만 가면 아프지 않는 경우가 간혹 있듯이 이놈의 기계가 딱 그렇다
쿠쿠 굴지의 기업에서 만든것이지만 선풍기 외길을 걸어온 신일이나 한일보다는 기술력이 떨어지는 건 맞는가 보다
집에 가지고 오니 역시나 돌아 가지 않는다
작동 해도 묵묵 부답인 상황을 동영상으로 찍고 낮에 하이마트 직원에게 전화를 하여 상황을 이야기 하니 다른것으로 교환 해가라 한다.쿠쿠라는 큰 회사의 이미지 실추는 물론 쿠쿠에 대한 신뢰는 무한 떨어 졌다 최소한 나에게는...
또 서비스 맡겨라 하였으면 나는 장황한 불편 상황을 소설로 써서 인터넷에 올리고 소비자 센터에 신고하려 했는데 다행히 교환하라 하니 조금 짜증은 났었지만 고맙게 받아들였다
이번에는 신일, 한일선풍기로 한대씩 두대를 집으로 모시고 왔다
한대 가격에 두대를 사고도 조금 남는다
지금 션하게 돌고 있는 선풍기를 보며 역시 라고 생각하며 바람을 온몸으로 즐기고 있다
아직 에어컨을 켤 만큼 무더위는 아니라 선풍기가 제몫을 하는 계절이다
며칠 동안이지만 선풍기 때문에 불편한 시간들이 길게만 느껴 졌지만 손풍기에 의존하고 살아온 우리 엄마 엄마 생각이 난다 내 어릴적 선풍기가 없던시절 헐렁한 옷 위로 흐르는 땀을 훔치며 부채를 연신 흔드시던 그 모습 그러다 조금 컸을때 선풍기 한대에 온 식구들이 둘러 앉아 바람 쇠이던 모습들이 아련히 스쳐 지나간다
그때 울 엄마를 한 가운데서 바람을 맞도록 한 기억이 없다
어린 자식들이 선풍기 앞으로 모여 있어 엄마는 멀찍이 떨어져 자식들이 맞고 흘러가는 바람을 맞으면서도 즐거워 하셨던 울 엄마. 엄마가 보고 싶다
선풍기로 인한 애피쇼드가 내 엄마를 생각나게 하였다 지금 엄마가 살고 있는 곳에도
에어컨이 있을까?
선풍기가 있을까?
아니면 아직 부채를 사용하고 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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