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흐린 토요일

빈손 허명 2023. 2. 18. 17:28

**  흐린 토요일 ** 
 
흐린 하늘이 비를 뿌릴 듯 말듯 창문을 열지 않았다
늦게 까지 책을 읽었다
파친코  라는 책이다
11시 11분에 책을 덮고 마지막 약을 먹고 잠자리에 들었다
옆 침대에서 잠을 자는 아내의 숨소리가 고르게 들렸다
살아온 세월 어느 누구 에게 라도 신세를 지려하지 않았고 언제나 자신의 생각과 행동에 책임을 다하는 아내의 올곧은 생활 속에 나는 언제나 일탈을 꿈꾸는 개구쟁이 같은  럭비공 같은 호기심이 가득하였다
일상의 생활도 오로지 부처님 말씀을 모토로 하여 살아온 나는 늘 상 아내의 요 주의 인물 이였다
아내는 지난날의 나의 행동들을 하나도 잊지 못하고 다 기억하며 살아온 듯  의견이 돌출 될때 마다 일일이 그것들을 외우듯 토로하여 나를 곤혹스럽게 만들었다
생각의 잦대 가 서로 틀리니 그것은 어쩔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자신이 소유하고 있는 작은 사랑과 삶의 과정 속에 누군가가 간섭을 하거나 기어들수 없게 방어막을 쳐 놓고 조금이라도 어기는 행동을 하면  당장 돌아설 준비를 하고 있는듯 단호함이 가득한 성격이라 나는 지금까지 아내의 그런 성격이 나에게 많은 피곤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단순하면서도 철저한 성격이고 나는 변화무쌍하게 여러가지 의 일들을 섭렵하려는 마당 발 같은 세월을 살아온 것이 다르다 
잠든 아내를 들여다 보며 아내를 안고 싶다는 생각을 했지만 지금의 나는 나의 성적인 능력으로는 전혀 가능하지 않음을 알기에 달려들지 못하고 잠 자리에 들었다
잠을 자면서 나의 생각을 떼어버리지 못 했는지 잠을 자는 동안 계속 꿈 속 에서 그 욕망을 어찌 하면 채울수 있을가를 고민하고 또 포기하고 도 고민하다가 아침을 맞이했다.  내 나이에도 아내와 사랑 행위를 하는 사람이 있을가?. 약물의 효과는 내 심장에 부담이 되지 않을가? 약국에 가서 비아그라 를 처방 받아 사용해 볼가? 별별 생각을 다하다 아침을 맞었다 
머리가 무거웠다. 어질어질 했지만 아내가 돼지고기 고추장 구이를 준비하여 그것을 구어 먹고 안마의자에서 잠시 눈을 감고 잠이 들었나 보다
큰 손녀도 일본에 잘 다녀왔다 했고 작은 손녀도 삼척 솔비치에 친구들과 다녀왔다고 연락이 왔다 .

아들이 4월 에 제주도에 가자고 하는 것을 보니 아마도 제 엄마의 쳐진 삶에 활력을 넣어 주려 함은 아닐까? 생각한다
제 엄마 일이라면 언제나 달려오는 효자 아들이기에 나의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은 이미 아들에게 넘겨 놓은 나의 노후를 의지함이다
"아버지는 가끔 지나치긴 했어요..누구 하나를 좋아하면 언제나 엎어 질것 같은  듯 함을 몇번 보았어요"라며 어느 선을 정하여 놓고 그 선을 넘지 않게 사람들과 교류하면 엄마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을 거라고 말 했을 때 조금은 미안했다
자유 분망 한 나의 삶속에 살아야 하고 인격을 세우고 부를 축적하려는 모든 사람들의 욕망처럼 나 역시 내삶의 환경속 에서 그렇게 살아가지 않으면 이룰수 없다는 불안함이 가득했었다. 국회위원 과 지역 기관장과 이 지역 공장장 들의 모임 그리고 오래된 수석모임..라이온스 클럽  등등 참으로 하나의 몸으로 많은 것들을 채우려 했던 지나간 세월의 흔적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지고 지나갔다
지금 생각하면 바람결에 스쳐지나간 허무함이 가득한 지나간 시간의 족적 일 뿐이다
잊혀진 세월에 내 가슴에 만 남아있는 그 흔적들을 안타까워하며 끌어 안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두팔 을 벌려 그 모든 것을 다 바람에 날려 보냈다
건축사라는 직업으로 만족하지 못했던 나의 흘러간 세월을 그리워하지 않으련다 
 
먼데 아들과 화상 통화를 하다가 장애인 단체에 기부한다는 말을 듣고 칭찬을 너무 과하게 하고 잘 한다고 뽀뽀 해주랴? 하는 것을 듣고는 아내의 불 같은 화를 보며 나의 오지랖으로 이해 또 한번의 늙어가는 우리의 삶 속에 스쳐 지나갔지만  작은 상처가 되었을 거라 생각하고는 절대로 앞으로는 과한 표현을 자제하리라 생각했다
내 나이에 과해도 모자라도 어느 누가 뭐 라 할 것은 없지만 앞으로는 담담히 늙음을 받아들이고 스스로 나를 치유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을 알기에 차분하게 내 시간을 정리하며 살아갈 것이다 
 
흐린 토요일 이다.

어제 옆에 사는 조카가 와서 고려대 큰 절이 였다 던 고달사 부지를 다녀왔다.

우리나라 불교에 중심에 섰던 고달사가 왜 이리 흔적도 없이 불타버렸는지 기록이 없다 하니 안타까워하며 돌아오다가 도마도 카페에 가서 쥬스 한잔씩 하고 돌아왔다.중증 장애인을 둔 어느 부모가 3600평을 기증하여 그 단체에서 빵과 차를 마실수 있는 아주 큰 농장을 만들고  카페도 넓게 만들어 놓아 많은 사람들이 즐겨찾는 다고 했다.
지나온날 나도 아내의 의지대로 살아왔다면 더 크고 멋진 것들을 만들었을 것 이였을 텐데..  허탈하게 웃어 넘겼다
팔자라는 게 있는 가 보다. 그 팔자를 타파하며 살아가려 해도 그 팔자의 흐름이 그런 기회를 주지 않는 듯했다. 
 
지금이라도 남은 세월 마음을 나눌 사람 하나 바라보며 조용히 살아가려 한다
열심히 살자는 마음도 버리고 주어진 대로 조용히 사는 게 제일 잘하는 것이다
그게 나의 살아오면서 풀어놓은 숙제를 마감하며 남긴 다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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