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인터불고 호텔에서 친구 아들 결혼식이 있어 일찍 씻고 컴퓨터에 앉아 이것저것 마음을 가다듬고 있는데..
친구.. 친구들이 하는 이야기가 생각이 난다
며칠 전 몇명의 친구들의 우연히 술자리가 있어 지금보다 더 젊었을 때 소 시절 이야기부터 현재 그리고 앞으로 친구들과 함께 살아가야 하는 것에 대하여 대화가 오가고 있었다
어느 자리에서나 나는 대체로 듣기를 좋아하고 그냥 웃음으로 자리를 지킨다
갑자기 한 친구가 "내 마누라가 니 더 좋아한다. 니가 델꼬 살아라"하고 농담조로 이야기하는데 내가 깜짝 놀라 바라보니 웃으며 "그만큼 친구 니를 믿는다는 거 아니가"라고 하며 과거 아내 몰래 무엇이든 할때 허명친구 만난다 하면 아무 의심을 하지 않는다고 하며 술자리부터 여러 곳에 나를 이용 많이 하였다고 고백을 한다.
사실 친구뿐 아니라 후배 등 내가 아는 여러명이 좀 곤란하면 나를 핑계 댄다는 건 알고 있었다
앞으로 그러지 말아라 라고 타일러고 앉아 있으니 또 다른 친구가
친구들이 자네가 있어 행복한 우리가 좋다고 한다
그래 나 때문에 행복한 친구를 위해 나는 내가 친구들에게 무엇을 해야 할까 생각해 본다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라고 하였다 앞으로 나는 내가 먼저 친구들에 다가가고 보듬고 살아가면서 친구들과 스스럼없이 언제 어디서나 만날 수 있는 제일 편한 친구가 되리라 생각한다.
어떤 분의 이야기 중 술자리든 식사 자리든 조금이라도 나은 사람이 술값 밥값 내는 거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늘 명심하고 살아가리라 맘속 간직 한다
내친김에 이병주작가의 장편소설 바람과 구름과 비의 7권에 나오는 친구에 대한 글 옮겨 본다
"친구가 원하는 것이면 뭣이건 주시오.
가지고 있는 것이면 그 자리에서 주고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이면
적어두었다가 뒷날 꼭 챙기시오. 대화는 좋으나 논쟁은 삼가시오.
친구 사이에 논쟁이 일 때는 그저 듣기만 하시오.
판정을 요구해 오면 각자의 장점을 들어 칭찬은 할망정
시비를 따지지는 마시오." 진정한 친구에 대한 필수 불가결한 단 하나를 잘 나타낸 말인 듯 느껴진다.
언제 와도 인터불고 호텔 예식장은 항상 붐빈다
좀 일찍 도착하여 혼주와 인사를 나누고 먼발치에서 바라보고 있으니 며느리 보는 친구의 입이 귀에 걸려 다물줄을 모른다.
이 친구는 고등학교시절 제일 맘에 두고 가까이 지냈던 친구 여서 집안 가족들도 잘 아는 사이이다 동생인 경숙이 35년 만에 봐도 오빠 하며 반갑게 반겨주고 딸 은경이도 아저씨 하며 반가워한다
드디어 예식이 시작되고 결혼식장에 맨뒤에 서 있어서 신랑신부 입장을 가장 가까이에서 보았다. 신랑은 입장하며 전자기타를 치면서 상쾌 발랄 신나게 입장을 하고 신부입장 신부가 아부지 손을 잡고 들어가는데 신부손을 처음 잡으며 포옹하는 아버지의 눈시울이 붉다.
아마 울컥 한 마음을 이해한다
애지중지 키워 이제 품을 떠나보내야 하는 시작점이니 만감이 교차함을 느낄 것이다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고 세상가장 소중하고 귀여운 자식을 떠나보내는 심정이 몇 년 전 나의 마음이었으리라 생각이 든다
그러나 언제나 품속에 가두어 둘 수는 없으니 기쁘게 보내야 할 것이다
나는 내 딸결혼식에서 기쁘게 보냈다. 슬픈 생각은 조금도 들지 않았는데.. 이분은 나보다는 마음이 여린가 보다.
신랑신부 입장을 하고 친구가 덕담을 한다
예쁜 며느리 이야기 사돈에 감사 이야기 하객께 고맙다는 이야기 일상적인 인사로 간략하게 덕담을 한다. 순간 나는 덕담을 너무 틔게 하였나?라는 생각을 하며 지금이라도 하나 만들어 20년 후에 더 멋있게 덕담을 할까?라고 생각하다 픽 웃고 만다. 요즘 예식은 많이 자유스러워졌지만 많은 허례허식으로 가득 찼다 그날의 주인공 두 사람 만의 축제로 승화시킬 방법은 없을까??
오늘은 또 이렇게 흘러간다.
수환아 결혼 축하 하고 많이 행복해라.
예식이 끝나고 피로연 식장에서 오랜만에 만나는 친구들이 한자리에 만나 음식을 가득 놓고 옛이야기에 즐겁다
그중 호적에 1년 일찍 58년에 되어있는 친구가 "지하철에 주민증 대니 토큰 톡 티어 나오고 약값 반.. 우와.. 우리나라 살기 참 좋다"라고 한다
이소리 듣는 순간 아니 벌써 우리가?
공짜를 받는다는 건 인생 살 만큼 살았다는 건데 마음이 우울 한건 괜한 기우 일까?
노을이 점점 붉게 타오른다. 아직은 마음이 청춘인데,,,
세상에... 살아가는 것에 무게를 느끼는 나이
몸과 마음이 무겁다
집에 와 아내와 영남대학교를 돌아 감못 대추 테마공원을 한 바퀴 돌아 저녁 운동을 하며
저녁은 고구마와 가래떡 조금 먹는 걸로 대체하고 오늘 하루를 마무리한다.
'**심신수양** > 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런 저런...오늘일기 (3) | 2023.01.14 |
---|---|
이런 인연 (1) | 2023.01.13 |
어려운 인연 (2) | 2023.01.06 |
변하면 안된다 던데... (1) | 2023.01.05 |
너는 알지? (1) | 2023.01.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