앙상한 나뭇가지에 매달린 마지막 잎새처럼
차마 버리지 못한 그리움하나 매달아 놓고 바람에 일렁이고
나뭇가지에 걸린 달님은 언제나 나의 친구처럼 변함없이 창밖에서 나를 비춰 주고 있지
그러나 나는 최근에 변한 나의 모습을.. 보며 변하면 안 된다 던데... 저 달님은 왜 변하는지 알까?
나의 일상에 귀가 시간은 요즘 오후8시 넘지가 않아... 과거에는 거의 365일 술에 쩔어 집에 오는거야
일찍 오는 시간이 밤 11시 보통 12시 종소리와 함께 들어오거나 심할 때는 새벽 신문과 함께 들어오는 경우도 꽤나 있었지 이젠 7시 전후로 들어오지.. 술자리는 일찍 시작 일직 마치는 걸로 2차는 멀리 귀향 보낸 지 오래되었지..
그러다 보니 술이 많이 줄었어 과거 거의 매일 적게는 3~4병 많게는 5~6병을 나 혼자 마셨지 많이 취할 땐 어른 이름도 부르고 투정을 부리는 것도 서슴치 않았지만 집에 일찍 오니 술 마시는 시간도 줄어 요즘은 일주일 반 정도만 술을 마시고 만취되는 날이 없어진 지 오래야.. 이것만이 아니야
평생 바르지 않던 화장품을 바른다는 것...
내 60 중반의 세월동안 생얼로 만 살았는 인생이 어느 날 화장품을 바르기 시작하였지..
내 얼굴 피부가 고맙다고 윤기가 쪼르르 빛이 나고 있어.
집에 들어오면 훌훌 벗어 던지고 반라로 살고 있던 내가 옷을 입기 시작한 거지 과거엔 집에 만 오면 사시사철 팬티만 입고 자유롭게 지냈는데 어느 날부터 옷을 입는 거야 자유로운 나의 신체에 자유를 박탈한 거 이게 잘한 건지 못한 건지는 나도 모르겠어
평소 5~6시간 잠을 자고 활동하였는데 요즘 7시간은 자거든.. 갑자기 잠이 많아진 건 나도 모르겠어
아내가 워낙 많은 잠이라 함께 살면서 닮아가나?? 아니면 나도 늙는 건가 이것도 저것도 아니면 무엇 때문인지는 나도 모르겠어
더 감상적인 것은 평생 책을 읽지 않았는 내가 매일 조금씩 책을 본다는 거야 아직은 책을 보면 내 머릿속에 남아있는 건 없지만.. 그래도 책을 읽는다는 것이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변화지.. 조선시대 어떤 학사 한 사람이 책을 보다가 절반도 보기 전에 내던지고 탄식하기를 “책을 덮으면 곧바로 잊어버리니, 책을 본들 무슨 유익함이 있겠는가?”라고 하였을 때 조선 중기 문신 조위한은 “사람이 밥을 먹으면 그 밥이 항상 뱃속에 남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 영양분이 몸을 윤택하게 하네, 책을 읽다가 비록 그 내용을 잊어버리더라도, 저절로 길이 진보하는 효과가 있네”라고 하였다고 하니 나도 읽고 바로 잊어버리지만 그냥 읽고 있어 거기다 글도 쓴다는 것.. 아내도 딸 아들도 아부지 최고라 하니 어설픈 일기 쓰는 일은 잘한 것 같아 다른 사람에게 보여줄 정도는 아니지만 그래도 나만의 세계를 글로 남긴다는 것 그것에 의미를 두고 시간 날 때마다 나의 생활 나의 역사가 정리되어 가고 있는 것에 보람을 느끼고 있지
그리고 결혼초기 결혼반지를 몇 년 끼다가 빼버리고는 평생 반지도 끼지 않던 내가 반지를 낀다는 거 이것도 신기하지 않아? 수지침 반지이긴 하지만.. 내 건강 때문 만은 아닐 거야
요즘은 글을 읽거나 컴터 할 때 돋보기를 끼지만 그 외는 안경이라고는 모르는데 요즘 쓰지 않던 보안경을 쓴다
눈도 편하고 내 얼굴을 부드럽게 바꾸어 준다고 할까?
마지막으로 나는 원래 무신론자 무교라고 해
나의 형제자매는 2남 4녀다 내 위로 누님이 2명이 일찍 하늘나라로 가서 나는 그 누님들은 모르는데 어무이가 딸 다섯 낳고 아들 낳으려 부처님 공양으로 나를 만났다고 한다 그래도 나는 법당에 들어가지를 않았어
절에 가면 마음이 편하고 산수 좋은 곳의 자연과 어우러진 절 풍경만 보고 나오는데 어느 순간 부처님을 참배하며 주위 인연들의 건강발원을 하려고 일부러 천년 고찰을 찾아다니고 아내와 같이 부처님 전에서 지금의 행복을 주셔서 감사하다는 발원을 하니 나도 변하긴 많이 변한 모양이야
또 한 번은 지인의 간곡한 권유로 천주교 교리도 받았지만 세례를 받지 않았고 지금도 천주교회에 오라고 유혹하지만 가지 않아 만약 할 수 있다면 불교에 조금 더 다가가고 싶은 내 마음 저 나무 가지에 걸린 달님 은 알까??
갑자기 변하면 좋지 않다는데....
내가 왜 이렇게 많이 변하는지 달님은 알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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