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늙은 소화력

빈손 허명 2022. 12. 17. 21:37

평소 나의 소화력은 대단했다.

돌도 소화시키던 나의 소화력이 예전 같지가 않다는 걸 가끔 느꼈는데 어제는 좀 심하였다
어제 기업 하는 분과 술자리에서 회를 먹고 포만감이 가득한 채로 집에 돌아왔는데 아침에 출근하며 내가 퇴근하고 육회를 만들어 먹자고 약속한 터라 옷을 갈아입고 고기를 썰고 배를 깎아 채 썰어 놓고 육회 거리에다 참기름 소금 다진 마늘 진간장 등에 다 고춧가루 약간 그리고 정성과 사랑을 가미하여 육회를 버무린다
배가 가득한데도 아내가 먹는데 혼자 먹으면 맛이 없다고 옆에서 몇 젓가락 거들었는데..소화가 되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
밤 1시반쯤...일어나 조금 구토를 좀 하고 나니 속이 편안하여 다시 잠을 청할 수 있었다.
이제 배가 차면 수저를 놓는 버릇을 들여 식탐을 줄여야 겠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생질녀의 딸이 결혼하는 날이라 대구의 예식장에 동생과 왔다. 요즘은 주례 없는 결혼식을 하는 것이 대세다. 나의 딸 아들도 모두 주례 없이 내가 덕담하는 것으로 하였고 사회자가 모든 것을 이끌어 간다.

오늘 결혼식은 축가를 신랑이 직접 부른다
신랑이 연예인 빰칠듯 잘 생긴 데다 노래까지 잘해 가수 해도 되겠다.  노래는 "이승기의 결혼해줄래"를 열창한다

요즘 젊은이들은 못하는게 없는 팔방 미남이다

예식이 끝나고 부페식당으로 왔다 어제 소화가 되지 않아 아침은 평소 3/1 정도만 먹었는데도 배에는 포만감이 가득하다

이리저리 다니다가 아직 속이 꽉 차서  마 조금 죽 조금 그리고 콜라만 세잔만 마셨다
트림이 나오는듯 소화가 되는 듯도 하고..

이젠 괜찮다고 몸이 말을 하며 한마디 덧 붙인다.  언제나 청춘은 아니라고...

그렇게 모두 끝나고 오후엔  생질들 부부와 누님들과 뒤풀이를 동생네 통닭집으로 모두 모였다

젊음이 좋다 생질녀들이 한창 피어나는 꽃이다. 부부가 모두 모였는데 듬직한 젊은 청춘이다.

저녁때 다른 행사가 있어 자리를 먼저 일어서며  "부부간 정이 제일이다 그리고  자매끼리 우애 좋게 잘 지내고 부모님께 잘하여라"라고 이야기하고 집으로 와서 1시간 정도 잠을 자고 일어나니 약간 허기를 느끼니 소화가 된 듯하다
큰 누님은 딸만 넷이다
30여년전 막내가 아들이었는데 10살 때 신호가 없는 횡단보도에서 덤프트럭에 치여 병원도 못가보고 하늘나라로 갔다
차디찬 아스팔트 위 누님이 아들을 끓어 안고 피눈물을 흘리던 모습이 생생하다.
그후 자형과 누님이 자주 말 다툼을 하였고 지금도 아들의 이야기는 금기로 살고 있다
자식을 가슴에 묻고 평생을 살아온 누님 내외..
먼길 가야 잊을 것이고 나중에 하늘나라에 갔을 때 아들을 만나 행복을 찾기를 빌고 빈다

저녁 동네 친구 부부 송년은 겨울 제철 대방어를 한 마리 예약하였다

부위별 대방어 한 접시를 앞에 두고 친구들 부부 13명이 오랜만에 희희 낙락 즐겁다. 술은 즐겁게 마시고 적당히 마시면 보약 먹는것과 같다.

나는 술을 좀 많이 마시는 편이다 요즘은 많이 줄인 편이지만 예전에는 말술로 먹는다고 소문이 날 정도 였다. 요즘은 집에 귀가하는 시간을 8시넘기지 않으려 노력 한다. 모임가서도 7시 30분만 되면 무슨 핑계를 대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많이 변하여 제일 좋아하는 사람이 내 아내이다.

오늘 대방어라는 최고의 안주를 앞에 두고 사이다를 마셨다

친구들이 금복주 회사 망하겠다고 농담을 한다. 낮에도 콜라몇잔... 이래서 나 보고 독하다고 하는가? 친구들이 나 보고 이 독한놈 이라고 하는 친구가 몇명 있다 나는 안한다면 어떤일이 있어도 하지 않기 때문이다.

1998년11월30일은 담배를 끊었는 날이다. 무우 짜르듯 한번에 끊어 버렸다

그리고 내가 아픔을 숨기고 7년을 혼자서 준비하여 목표를 이루는 걸 보며 독하다고 한다.

"그래  그 좋아하는 술을 한잔도 마시지 않은 나는 독한 놈이다 하하하"

방어는 8kg 이상을 대방어라 하는데 기름이 차여서 구수하고 육질이 좋다. 그래서 12월부터 2월까지 제철이라 경상도 사람들이 즐겨먹는다. 제주도에는 서귀포에서 12월 1일부터 일주일간 방어 마을에서 축제를 하는데 올해는 12월 내내 축제를 한다고 한다. 몇 년 전 서귀포 방어축제에 간 적이 있다 말 그대로 인산인해 내가 먹고 싶은 만큼 사서 먹는데 한 접시 만원씩 소규모 포장을 하여 먹은 기억이 난다 오늘 동네 친구들 부부 송년 겸 대방어 한 마리 잡아서 친구들과 기분 낸 오늘 밤이다 매달 서로 만나 안부를 묻고 한 달은 지역에서 한달은 소풍을 갔었던 것을 이젠 두 달에 한 번씩 만나 회포를 풀자는 것이다 만장일치로 통과~~~~ 이젠 짝수 달에 만 만난다

그래도 다른 동네 친구들보다 더 정이 있고 함께 바르게 살고 있다. 그것은 햇빛 속에 몸을 바르게 세우면 그림자도 바르게 서고 몸을 구부리면 그림자도 구부러지듯 바르게 살고 있는 친구들이라서 그렇고 바른 업을 지으면 모든 생활이 바르게 되고, 굽은 업을 지으면 모든 생활이 굽어진다는 사실과 같이 우리 친구들이 올바르게 살고 있어서 일 것이다

다음 2월에 만날 때까지 무탈하게 살다가 만나기를 바랄 뿐이다

내일은 극강의 추위라 한다 겨울은 추워야 하지만 너무 추운 것은 싫다

세속이 모두 힘들어 하는데 날씨까지 추워지면 모든 사람이 더 많이 힘들어 할 것이다

또 내일은 오랜만에 사우나에 가서 더운물에 몸이나 푹 담구었다 와야겠다

 

허명표 육회
부페음식 마 몇조각과 죽... 그리고 콜라 한잔
아내친구가 바다낚시해서 잡은 삼치몇마리 주는걸 소금간을 하였다 내일 구이 해 먹겠지
이렇게 좋은 안주를 앞에두고 사이다를...
자연이 주는 선물 야생 유자 청을 만들어 농가 먹을 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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