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가 아닌 몇몇 사람이 모여 대화를 나눌때는 유머가 좋은사람이 좋다
분위기가 어색하지 않고 부드럽고 유쾌하게 흘러 가기 때문이다.
어제 분위기가 그랬다
어제 친구들 부부 5쌍 10명이 농막에 모여 능이 백숙을 하여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시간에 경상도 사투리를 구수 하게 구사하는 친구가 자기 집 주위 편의점에 리모컨 건전지를 사러 들어갔는데 카운터에 앉은 아주머니가 내 마누라보다 더 예뻐서 말을 붙이고 싶어져 "사장님 리모콘 밥 어디 있어요" 사장 "???" 무얼 말하는지 이해를 못하고 멀뚱 쳐다 보는데 "리모컨 밥말입니다 리모컨 밥요"라고 하니 눈만 껌벅껌벅 하더니 막 웃으며 "아~~ 저 뒤에 가보세요"라고 한다
건전지를 하나 가지고 나오는데 은행 CD기가 있어 "사장님 요새 편의점에는 돈도 파는 모양입니다"라는 말에 또 눈만 껌벅껌벅 하더란다. 그러면서 한바탕 크게 웃었다. 이 친구는 식당에 가도 "사장님 지렁(간장의경상도방언)좀 주이소"라는데 젊은 알바생은 지렁이 무었인지 잘 모른다. 이렇듯 생활함에 좌중을 많이 유머스럽게 끌고 간다.
이날도 예외는 아니다 함께 백숙을 먹으며 웃으며 스트레스를 날린 농막에서의 하루가 되었다.
저녁에는 오랜만에 함께 "나는 자연인이다"를 보며 의미 없이 웃고 시간을 보낸다.
우리 부부는 함께 tv보는 시간이 별로 없지만 보는 프로그램은 비슷하다
즐겨 보는것은 여행 프로인 걸어서 세계속으로,세계테마여행,그리고 각종 국내 여행 프로들과 예능 아형,미우새,그리고 먹방... 절대 안보는 프로는 정치적인것 뉴스같은것은 보지 않아 서로 취향이 같아서 TV체널을 서로 돌리는 일은 없다
나는 지금 보고 있는 나는 자연인이라는 프로를 가끔보는데 오늘 자연인에 나오는 주인공이 학교 교사인데 "돈의 유혹..학교 생활을 하는 도중 교장이 돈의 유혹을 냉정하게 뿌리친 것에 지금 생각해도 잘했다"는 회고를 하는걸 보며 나도 과거 직장인으로 있을 때 "대출하여 부동산에 투자 하라"는 건축 업자의 유혹을 많이 받았다
나는 "송충이는 솔잎을 먹고 살아야 한다"는 말을 생각하며 그 달콤한 유혹을 다 뿌리 쳤다
아마 15년전쯤 건설경기가 하늘을 찌를때 그 쪽으로 발을 들였다면 어떻게 되었을까
돈이야 많이 벌었을 수 있을지 몰라도 내 자식들 지금처럼 성숙 시킬수 있었을까?
지금 넉넉치는 않지만 큰 어려움 없이 하고 싶은것 하며 사랑하고 싶은대로 사랑하고 살고 있으면 잘 사는게 아닐까? 생각을 한다
오늘은 해병대 선배님과 영양 지훈 문학관에 간다
내가 기억하는 건 중학때인가? 교과서에 실려 외우고 외운 조지훈 시인의 승무가 생각이 난다
옛 추억을 더덤으며 인터넷 검색하여 시를 뇌까려 본다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
고이 접어서 나빌레라
파르라니 깍은 머리
박사 고깔에 감추오고
두 볼에 흐르는 빛이
정작으로 고와서 서러워라
빈 대에 황촉불이 말없이 녹는밤에
오동잎 잎새마다 달이 지는 데
소매는 길어서 하늘은 넓고
돌아설 듯 날아가며 시뿐이
접어 오린 외씨보선이여
까만 눈동자에 살포시 들어
먼 하늘 한개 별빛에 모도우고
복사꽃 고운 뺨에 아롱질 듯 두방울이야
세사에 시달려도 번뇌는 볓빛이라
휘어져 감기우고 다시접어 뻗은손이
깊은 마음속 거룩한 합장인양 하고
이 밤사 귀도리도 지세우는 심경인데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을 고이
접어 나빌레라
영양 일월면의 지훈 문학관과 생가 지훈시공원등을 돌아보며 청록파 시인의 한사람을 만났다.
생가와 시공원등 관리는 잘 되어있고 당시 좌파 문학에 맞서 순수 문학의 한 축을 그었다고 하니 고개가 숙여 졌다
문학관 입구에 느리게 가는 우체통이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나의 사랑을 보냈다 1년뒤에도 여전히 사랑한다고...
젊은 사람들이 하던것을 생각하며 나도 따라 쟁이 해 보았다.
정말 1년뒤에 배달이 될까??
지훈 문학관을 뒤로하고 청송 진보에 객주 문학관을 찾았다
주로 사후에 문학관이나 공덕비를 세우는데 객주 문학관은 아직 생존한 작가의 문학관을 아렇게 크게 조성해 놓아서 나는 의아하게 생각했다. 물론 객주는 우리나라 보부상들의 애환을 사실적으로 잘 그려진 대작은 맞지만...
우선 3층으로 올라 관람하며 1층으로 내려오는것이다
우리 엄마 아버지 그 엄마 아버지들의 보부상들이 살아온 일상을 볼수 있었다
그중 보부상들이 떠돌면서도 엄한 규율이 있어 조금만 옮겨 보았다
1. 부모에 불효하고 형제간에 우애가 없는 자는 볼기 50대를 친다.
2. 선생(조직의 우두머리)을 속이는 자는 볼기 40대를 친다.
3. 시장에서 물건을 억지로 판매하는 자는 볼기 30대를 친다.
4. 동료에게 나쁜 짓을 한 자는 볼기 30대를 친다.
5. 술주정하면서 난동을 부린 자는 볼기 20대를 친다.
6. 불의를 저지른 자는 볼기 30대를 친다.
7. 언어가 공손하지 못한 자는 볼기 30대를 친다.
8. 젊은 사람으로서 어른을 능멸한 자는 볼기 25대를 친다.
이 외에도 질병에 걸린 동료 돌보지 않는것,놀음등 잡기 한자, 문상하지 않는자 등등 사회적 규범을 철저히 지키는 것을 보며 지금 우리 사회의 자기 만능주의와 물질 만능주의를 생각한다.
언제쯤 이 사회의 기강이 잡힐까?
언제쯤 공권력이 바로 설까?
이런저런 생각을 객주 문학관에 남겨 두고 영덕 바닷가로 달린다
영덕 상주 고속도로가 개통되면서 영양,청송에서 영덕은 20분거리이다.
잠시 달려가니 대게의 고향이라는 강구 앞바다의 파도가 눈앞에 있다
시원하게 후려치는 파도
근래 이렇게 큰 파도가 밀려오는 걸 본다
그리움이 하늘 높은데서 내려와 하얀 포말되어 나에게 뿌려진다
먼바다에서 부터 저돌적으로 나를 향해 달려 오는듯...
두팔을 벌린다
모두 내 가슴속으로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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