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가을비

빈손 허명 2022. 9. 30. 20:36

**가을비 ** 
 
눈물 같다면 슬프고
이슬 같다면 기쁠 가?
소리 죽여 우는 슬픈 사람의 눈물 같은 비
나무 잎은 떨어지며
빗소리 보다 더 크게 운다
누구는 그리움 이 넘쳐흐른다 했고
어떤 이는 애닮은 사랑이 안타깝다 했다
가을비 오는 날
낭만을 던져 버리고
으스스 몸을 떨며 웅크린 채 기억속을 헤맨다
누구였더라
가을이 더 좋다 했던 사람은
잠시 오늘만 더 아픈 시간
비 그치면 만나러 가서
힘껏 두 팔 벌려 안아 주리
우산을 같이 쓰지는 못해도
환한 웃음소리 오래 간직하며 살리라

 

**혼자서 아픈 밤** 
 
어둠은 더 깊게 날개를 펼친다
별빛도 가리운 채 비는 내리고
날개조차 펼칠 수 없는 이 무거운 몸
아 이래서 이 나라에 홀로 외롭게 사라지는
많은 사람들이 존재하는구나
"아프지 말아라 아프면 아픈 사람만 힘들다"
삼백 육십오일  무거운 짐 을 지고 걸어가는 인생길
즐겁고 행복할 수는 없겠지만
가슴속 늘 그리운 사람은 붉은 노을에 취하고
무거운 짐을 벗어 놓으려 는 것 조차 잊었는지
끈질긴 집착의  나쁜 바이러스가
아직 돌아가려 하지 않음에
마음을 다독이며 에너지를 퍼 올려 뿌려본다
아픔은 대신 할 수 없는 것
홀로 아픈 이 밤 기어코 끈질기게 이겨 내리라
어둠을 가린 아침햇살 은 삶의 희망
네 깊은 사랑은 말로만 다가오지 않는 것
나는  무거운 짐을 벗어 던지며
가볍게 더 가볍게 살다가 날아올라
저 파란하늘과 하나 되고 싶기에
혼자서 아픈 이 밤도 이겨낸다
아느냐 사랑이여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환절기** 
 
감추어 놓은 본능 을  조금씩 꺼내 놓으며
현란한 색 으로  비수 같은 이빨을 꺼내 든다
조금씩 아주 조금씩 
엉덩이를 보일까 말까 술 취한 이를 유혹하듯
누에가 뽕잎을 먹듯 갉아먹으며 달려들듯
가득한 시간을  감추려 한다
갈아입을 옷을 준비하지 못한 어리석은 남자가
고뿔에 걸려 온몸을 담요로 감싸고
헛헛한 시간 뒤에서 후회를 한다
훌훌 벗어 던진 맨살로도 땀을 흘리던 여름
잠깐  아주 잠깐 맛보기로 지나간 바람한점에
온 몸 을 떨고 감기에 걸려 으슬으슬 사시나무를 닮는다
사람이  제일 어리 섞음 일까
알면서도 잊고 살다가 제 자리로 달려와 허겁지겁 호들갑이다
아닌 듯 그런 듯 바뀌는 계절은
이미 짖은 가을이다
이제 너도 벌거벗고 살긴 글렀다
앞으로 얼마를 더 바라 볼 수 있으 랴만
그래도 바라보면 즐겁고 행복했다
어여 가거라 
너 또한 어느 계절에 밀려 한탄을 할 것임에
스스로 마음을 다독이며 눈을감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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