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나이를 먹으며/구흥서

빈손 허명 2022. 3. 31. 13:37


봄이라는 계절을 좋아하는 것은 아마도 긴 겨울의 음습하고 거칠게 불어오는 바람과 추위를 견뎌야 하는 지친 생활 때문일 것 이다.
무턱대고 봄만을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우리들은 그 계절이 오면  해야할 것 들과 마무리 해야할 일들에 대한 기대감으로 조금은 설레게 된다
눈부신 햇살을 보기 드믈어 봄의 예찬이 별로 마음에 들진 않지만 부쩍 늘어난 미세먼지 탓에 숨쉬기도 어렵다.
봄이면 다가오는 먼지가 만성질환을 만들어 병원 엘 다닌다.

"만성 폐쇠성 폐질환"  이름도 거창한 것을 달고 살다보니 매사 조심스럽다.

코로나 19로 인해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여 전번 때 보다는 좋아졌다 하여 마스크를 씀으로 인해 좋아진 것도 생겼으니 그 또한 기뻐 할 일이다.

운동을한다.

교통사고로 어깨를 다치고 차를 폐차 시켰을때 큰 걱정 을 했지만 다행이 재활운동 을 열심히하여 본 궤도에 돌아온듯 했다 .사위녀석이 아주 편한 운동이 있다며 잡아당겨도 끊어지지 않는 줄을 사다 문설주에 매달아 주었다
문틀에 설치를 하여 방을 출입할때마다 그 줄을 당기고 또 당겼더니 몸에조금씩 변화가 일어나는 게 보였다
늘어진 팔 근육도 조금 탱탱해 졌고 앞 가슴에 근육도 조금 제모습을 자랑하듯 부풀어 올랐다.

사람의 욕심은 정말로 끝이 없는 가?

매일 일만보걷기 와 함께 매번 3~400번씩 줄을 당기고 당기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
건강을 지키는 것은 나이든 사람 누구나 의 의무 이다.

아프면 병원에 가고 원인을 알고나서 부터는 본인 스스로 자신의 몸을 건강하게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나이를 먹어도 지워지지 않는 것은 평상시 품고 살았던 작은 희망사항 인듯하다.

젊은 시절엔 큰 야망이 가슴을 치고 빠져나갈까 두렵기도 했었다.

그 무엇을 향한 청춘의 힘은 거침없이 달리는 야생마 의 갈기 처럼 힘찼었지만 지금이 시기엔 야성미 보다는 지성미를 조금도 소중하게 생각해야 할 듯하다
그시절의 남자들은  누가 더 많은 여자를 소유하며 많은 사랑을 나누며 사는지를 자랑처럼 보였었다.

친구들이 만나면 여자를 얼마나 많이 사귀고 방사를 얼마나 많이 했는 가를 자랑삼아 떠들기도 했다.

하룻밤에 몇번 사정을 했는지를 자랑하는 것은 청춘의 만용 이였지만 그것을 자랑삼아 내걸고 자신의 건강체질 임을 내세우려는 어리석은 청춘들의 못난 자랑이였다
나는 그들처럼 그렇게 호기를 부리며 살지는 못했지만 그들이 늙고 나도 늙었을때를 비교해 보면 그들보다는 지금의 내가 더 아름답게 청춘을 보냈다는 것을 자신할 수 있다
자주는 만날수 없어도 그 친구들 보다는 내가 보낸 젊음 의 시간속엔 만용이라는 헛개비가 얼마나 허무한 것인가를 미리 인지한 작은 고집 때문일수도 있다

나이를 먹어서도 사랑을 간직하는 것은 본능이다.

늙음은 죄악이 아니고 지독히 거친 세상을 살아오면서 나름대로 작은 기여를 하며 자손을 내어놓고 자연에 순응하는 인생이라는 길위에 긴 그림자 이다.
나이를 먹은 사람의 사랑을 등한시 하려는 요즘 젊은이들 의 생각엔 동의 하지 않는다.

할아버지들의 사랑은 지나온 세월만큼 보상을 받고 보호 받아야한다.

거친세상을 살아오면서 이나라의 경제발전에 기여한 것들을 일일히 말하지 않아도 아마도 잊혀저가는 시선마져 안타깝기 때문이다

봄이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만들면 여름은 잎을 무성하게하여 열매를 키우고 익게한다.

여름날 뜨거운 태양볕이 아니라면 어찌 열매를 익게할수 있을까?

인생도 뜨겁던 청춘의 시절이 왕성한 삶의 바탕이된다.

그리고 점점 불혹의 시대가 지나고 지천명의 시절을 품게되어 노을빛 가득한 시간앞에 서게 되면 줄줄이 스쳐가는 영화의 필름 같은 지나간 시간의 족적이 가슴의 회한을 건드린다
지나간 시간은 되돌릴수 없지만 역사의 기억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각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있다.

누구나 다 지도자가 되고 대장이 된다면 누가 일원이되어 이시대를 만들어갈수 있으랴. 

삶은 노을빛지는 저녘나절이되어야 진실로 자신을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부귀도 영화도 바람처럼 사라지고 남아있는 빈둥지 같은 텅빈 가슴을 채워줄 벗하나 만들어 두는 것도 좋은 일이리라
차마하지 못할 말 한마디를 거침없이 나누어도 흉잡히지 않고 보듬고 이해하려는 야량이 넓은 벗하나 만들다가 문득 이세상을 떠날때 그가 흘려준 눈물 한방울이 최고의 선물이 되리라

문득 길을 걷다가 길섶 작은 꽃을 들여다보는 여유가 생겼다.

이것은 나이듬의 축복이다. 젊은이 들은 모두바삐 살지만 나이듬의 여유로운 시간은 써도써도 남아도는 게 시간이다.

서둘러 갈 필요도 없고 미리미리 시간을 정해 놓고 천천히 다가가서 아름다운 추억 하나쯤 만들어 놓고 그 추억에 각기 이름과 기억을 적은 사연하나 눈빛으로 나누며 다음을 기약하며 헤어지는 아름다움도 넉넉하게 만들수 있다
나이듬은 슬픔이 아니라 축복 이다.어느누가 이렇게 이 빠른 세상에서 여유를 부리며 사는 호사를 누리겠는가?
오늘 노을빛은 유난히도 곱다.

그림자 를 만들수는 없지만 눈부신 아름다움 은 간직하며 사는 작은 슬픔까지도 다 포용한다
그게 사랑하며 나이를 먹는 다는  행복한 결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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