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연명치료 등록을 하고...

빈손 허명 2022. 3. 4. 07:19

나는 평소 우리나라 고래장에 대하여 많은 생각하였습니다

현대판 고래장인 요양병원과 요양원을...
지금 몸만 좀 아픈 연로한 분들은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요양원이나 요양병원에 가두어 집니다
특히나 요즘은 코로나 바이러스 여파로 면회도 안되고 그냥 가족을 그리워하며 죽어 갑니다
현대판 고래장이죠
그 의사들에겐 환자가 아니고 상품으로 생각하여 죽지 않을 만큼 먹이고 약물 투여하여 죽지 않도록 관리하는데 혹 환자가 한 명 죽으면 간호사가 혼이 난다 합니다
죽을 기미가 보이면 평상시 먹는 약의 3배를 먹이면 다시 살아나는 한국 약이 참 신기하다는 어느 요양병원 요양보호사의 말을 듣고 한숨을 쉰 적이 있습니다
누구나 늙고 병들고 마지막엔 죽음이란 이름으로 사라지지만 많이 쓸쓸한 마음 가득한것은 어찌할수 없나 봅니다

나는 병원에서 마음대로 죽지도 못하고 고통받는... 연명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보고.. 나는 저러지 말아야지..하는
생각을 하며 나의 아들 딸들에게 입버릇 처럼 이야기하였습니다
만약 내가 죽을병에 걸리면...
첫째 연명치료 거부
둘째 내먹고 싶은 것 먹고(그것이 몸에 해로운 것이든 좋은 것이든.. 또한 먹지 않고 몇 달 더 사는 것보다 먹고 며칠 일찍 죽는 것이 행복한 죽음이 아닐까)
셋째 죽음 맞이 여행을 할 것이며
넷째 죽으면 화장하여 수목장도 필요 없다 그냥 산속에 날려버려라
혹 생각나면 찾아오기 편한 산속에다.. 훨훨 날려버리라고...
죽은 사람 오래 생각할 필요 없다
신속히 잊고 산 사람 잘 살하라...  라고 입 버릇처럼 하였습니다
오늘 의보공단에서 아내와 연명 치로 거부 등록을 합니다
오랫동안 생각한 것 실천에 옮겨봅니다
누구든 갈 때 고통 없이 편안히 가길 염원하고 또 소원합니다
나 또한 똑같은 인간이지요 늘 마음속 다짐을 하고 또 준비를 합니다

초등학교부터 친구인 장ᆢ
이 친구의 외삼촌 이야기입니다
간암 말기 3개월 선고받고 집에서 누워있을 때라 합니다
"조카야 너 집에 좀 와라"라는 전화를 받고 달려갔더니 외삼촌이 "내가 지금 제일 먹고 싶은 것이 족발에다 막걸리 먹고 싶은데 마누라고 아들 놈이 사주 지를 않는다"고.. 네가 가지고 오너라...
친구가 외숙모와 조카를 불러 "저렇게 며칠 더 사시는 거보다 드시고 싶은 것 드시게 하고 편히 보내드리는 게 좋지 않느냐"라고... 설득을 하여도 턱도 없다는 것입니다
집에 와서 가만 생각하니 외삼촌의 간절한 눈빛이 생각나...
족발 몇 개 푹 삶아서 막걸리 3통 사서 집에 갔더랍니다
마침 아무도 없이 외삼촌 혼자 계시는데 둘이서 다 띁어먹고 기분 좋게 막걸리 마시고 왔다 합니다
외삼촌이 매우 기분 좋게 조카가 최고라고.. 이제 죽어도 웃으며 눈을 감을 수 있겠다고 하더랍니다

그렇게 막걸리 드시고 기분 좋아진 외삼촌은 몇 개월 더 사시다 먼길 떠나셨다고 합니다
어느 것이 정답일 수는 없습니다
나는 맛난 거 먹고 조금 일찍 가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생각이 같을 수는 없겠지요

의보공단 사무실에 들어갑니다

정년퇴직을 하고 안내봉사를 위하여 사무실 한편을 지키고 있는 친구가 있습니다

반갑게 맞이하는 친구가 "여긴 웬일이냐"  응 연명치료 등록하러 왔다고 하니 "그래 잘 왔다 요즘 많이 하고 있다"라며 어느 방에 안내를 하고 직원을 불러 줍니다

친절하게 연명치료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언재든지 철회할 수 있다는 설명을 시작으로 연명치료란 이런 것... 등등 설명을 합니다

차례로 아내와 사인을 하고 연명치료하지 않는다는 등록을 마쳤습니다

어렵지 않고 간단히 잠깐이면 되는 것을 지금껏 미루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사무실을 나오며 아내를 돌아봅니다

지금까지 나만 보고 묵묵히 따라주고 함께 걸어와준 아내가 고맙습니다

앞으로도 지금까지 살아왔듯이 또 그렇게 걸어가겠지요

나도 지금까지 그래 왔듯이 아내를 위하고 사랑하며 함께 걸어가야겠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유난히 파란 하늘이 맑습니다

이제 기분이 좋니다
하고자 했던 하나 그 하나를 하였기에...
나눔과 행복...

비움과 사랑...

늘 생각하며 실천하며 살고 싶습니다

시체 기증과 장기 기증 이것도 나눔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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