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퍼온 글

몸속에 있는 인간의 일체를 씻고 또 씻자

빈손 허명 2021. 12. 18. 23:16

몸속에 있는 인간의 일체를 씻고 또 씻자,

 

송나라 때의 빼어난 시인 소동파는

죽기 전에 아들에게 댜음과 같이 말했다고 한다.

“나는 죽더라도 지옥에 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의 삶 속에서 살아생전 지옥에 갈 만큼

큰 죄를 저지르지 않았다는 것을 말한 것이리라.

그런 소동파가 남긴 시가 있다.

 

“날 깨끗이 해야 저 사람을 깨끗하게 할 수 있지,

나는 땀을 비오 듯 흘리며 숨을 헐떡인다.

몸 씻겨 주는 이에게 말하노니,

잠시 몸뚱이와 함께 유희遊戲나 해 보세.

다만 씻을 것,

다만 씻을 것,

몸속에 있는 인간의 일체를 씻을 것,”

소동파의 <희작戲作>이라는 시의 두 번째 수다.

 

나 역시 오랫동안 견지하고 살았던 삶의 지표가 있다.

 

“다른 사람에게는 관대하고.

나에게는 가혹한 잣대를 들이대며 살리라“

그렇게 생각하고 살지만 지나고 나며 남에게 가혹하고.

나에게 관대하게 살았다는 것을 깨닫는다.

 

마키아벨리는 말했다.

“진정코 그렇다손 치더라도 내 탓이란 말인가?”

그러나 주베릴리스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

“나는 더 이상 내 잘못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래야 하는데, 그렇지를 않다.

왜냐하면, 인간은 팔이 안으로 굽듯 자기 자신에 대해

한없이 관대하기 때문이다.

 

자기 허물을 제대로 아는 사람이 몇 사람이나 될까?

자기의 일은 자기만 아는 것일 텐데도 세월의 흐름 속에

잊혀지는 것도 있고,

모르는 채로 지나가 버리는 것도 있을 것이다.

신이 아닌 이상 만사를 어떻게 다 기억하겠는가?

가끔씩 내 마음속의 거울을 자주 들여다보고

나를 성찰하고 또 성찰할 일이다.

문득 떠오르는 시 한 편이 있다.

 

“내 삶은 내 뒤에도

내 앞에도

현재에도 없다.

삶은 그 안에 있는 것,“

프레베르의 <내 삶은> 이라는 짧은 시다.

 

내가 살고 있는 이 시간을 소중히 하자,.

내가 나에게 전하는 간절한 기원이다

 

 

길위의 인문학에서 퍼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