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바보처럼 살았군요

빈손 허명 2021. 6. 20. 06:40

         바보처럼 살았군요  

                                          구흥서

 

 

어린 시절 면사무소 옆 넓은 공터에 천막을 쳐 놓고 큰소리를 내며 돌아가는 발동기 소리를 들으면 공연히 마음이 들뜨고 큰소리로 유행가를 틀어주며 영화를 선전하는 연사의 목소리가 고요한 시골 사람들의 마음을 바쁘게 해주었다. "김중배의 보석 반지가 그렇게 탐이 나더냐.." 라고 말하는 연사의 목소리가 아직도 기억에 남아있는 것을 보면 그 영화의 제목은 "이수일과 심순애" 라는 것 이였으리라 생각한다.

한시절을 주름 잡던 은막의 스타가 92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났다는 뉴스가 몇일동안 화제가 되어 전해졌다.
더 관심이 가던 뉴스는 그가 마지막 가는 길에 틀어달라고 했던 노래 가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고 해 조금은 놀라웠다. 대중의 관심에서 벗어난 시간속에 그의 삶을 아는 사람은 없겠지만 그가 잊혀진 세월속에 얼마나 외롭고 쓸쓸하고 지나온 삶을 후회하고 탄식했는 가를 돌이켜 생각할수 있었다.
"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난 참 바보처럼 살았군요....." 한구절만 들어도 가슴절절한 슬픔이 마음을 적시는 노래다. 그것이 마지막 듣고 싶은 노래가 되었다면 더 절절한 슬픔이다.

그가 출연한 영화를 처음 본 것은 명보극장에서 본 성춘향 이란 영화였다 그후로 그가 나오는 영화는 모두다 본것으로 생각된다 . 특히 그와 많은 영화에 출연한 신영균을 좋아했고 정윤희라는 배우를 흠모한 시절엔 영화라는 화려한 직업이 선망의 대상으로 생각한 일도 있었다. 그시절을 주름잡던 배우들은 많은 사람들이 타계를 하고 최은희 라는 이름의 배우가 92세라는 나이로 타계를 한것은 그의 영욕의 세월만큼 많은 사람들에게 화제가 되었다.


죽음이 앞에 와 있으면 어떤 생각이 날까?. 잠시 비오는 회색빛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후회하지 않는 삶은 무엇일까? 후회하지 않고 눈을 감는 사람은 몇이일까 생각하다 문득 어느 할머니의 편지글이 신문에 잠시 소개 된 것을 기억했다. 그 기사를 휴대 폰으로 찍어 간직하고 몇번들여다 본 일이있다.
"자네들이 내 자식이 였슴을 고마웠네" 그 전문을 기억하는 것 보다는 그 한마디에 그의 마음의 잔잔한 이별을 기억할수 있었다. 일일히 아들과 딸이름을 하나하나부르며 죽음을 맞이한 그 할머니의 절절한 자식사랑에 눈시울을 적셨다. "고맙다..사랑한다. 그리고 다음에 만나자..."라는 마지막 귀절 역시어머니의 절절한 사랑이 뭍어나는 듯했다

나는 그시간이 오면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는노래는 듣고 싶지 않다.

우리의 삶에 영욕의 세월이 없을수 있을까?

인생의 길이 '희로애락 애오욕' 의 길이 얽혀 있듯이 그렇게 순탄하지 많은 았았지만 열심히 사람들속에 섞여 삶을 영위하고 나라에 충성 하는 마음 잊지않고 살았으며 사회 법규를 크게 어긋나지 않게 열심히 땀흘리고 누구나 바라는 성공 이라는 목표를 앞에 세우고 부단하게 열심을 다해 살다가 잠시 잠시 무너지고 일어나고 또 즐겁고 행복하고 슬프고 좌절을 맛볼때도 있었지만 자식을 사랑하고 손주의 미래를 걱정하는 할아버지가 되고 돌아본 세월은 바보처럼 보다 열심히 살아왔다는 의지가 앞선다.

마지막 시간이 다가왔음 을 인지할 때 나는 남겨진 가족들에게 어떤말로 이별을 말할수 있을까?. "사랑한다 열심히 잘 살아라" 라며 무덤덤히 손을 잡을수나 있을까?.곰곰히 생각하다 문득 인터넷이라는 넓은 소통의 방에 내 방을하나 만들어 놓고 시간이 날때 마다 내 가족들에게 잠시잠간의 시간을 내며 하고픈 말들을 적어놓기로 마음먹었다. 평생 곁을 지키며 나를 바라보고 산 사랑하는 아내와 아들 딸 며늘아이 사위, 그리고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련한 내 손주들에게 그 어느날 읽혀지게 될 나의 마음을 적어두고 언젠가는 그들이 보게될 날 내 마음이 전해지길 기대하면 좋을 것같다.

그리고 내 인연을 따라 태어날 그 어떤 이름의 자손들이 살아갈 세상이 넉넉하고 푸근하고 행복할수 있도록 가슴깊숙히 절절한 기원으로 소망을 안고 어느 다가갈 그 별에서 까지 내 잔잔한 여운이 이어지길 바래본다.
화려함 속에 가려진 외로움과 슬픔 같은 것은 더깊숙하게 마음을 갈갈히 찢고 있을 것이기에 처절한 고통은 다가오지 않는 수수하고 아름답고 넉넉한 삶을 만들어 주고싶은 마지막 바램이다.

봄비에 젖은 초록이 더욱더 아름다운 빛갈로 무르익는 봄을 보여주고있다,또 얼마나 많은 봄을 맞고 보낼수 있으려나...나이를 먹어보지 않은 사람은 그 절절하고 간절한 소망을 모른다. "바보처럼 살았군요" 라고 처절한 외침같은 것이 없는 시간을 준비하고 만들어 가는 노력은 황혼이 아름답게 어둠을 알리는 것과 같다고 생각한다.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두손 모으고 간절한 마음을 녹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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