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빛
구흥서
하얗다
시린 마음자락 열고 본 달
누군들 저리 밝지 않으랴
소원을 빌던 손
나그네 같은 마음
늘 바람같던 사랑
속속들이 차 오르는
흘러간 날 들의 꿈
날개를 잃은 천사 의 슬픈 하소연
먼 세월 어느날
훨훨 날아갈 날이 온다면
그 빛속에 잠기리
온밤
차디차게 번득이는 상념
새는 날다지쳐 숨고
달빛에 가려진
숨겨놓은 마음
들킬까 저며논 눈망울
아아
사랑이 이처럼 차겁다면
난 아예 사랑을 버렸으리
비춰진 그늘아래
숨고르듯 누워 본달빛
삶도 한줄기 불꽃인것을
어이타 긴밤 잠못이루며
달빛을 탓하랴
오고 가지 않는
속절없는 그리움이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