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보면(정월 대 보름 날)..**
오늘이 정월 대 보름 날이다
어제 입춘이 지나고 오늘 대보름날이면 그 시절 동네에선 제일 즐겁고 바쁜 날 이였다
윗 마을 아랬 마을 줄다리기 를 준비한다
새끼 줄을 만들고 겹겹 이 꼬아 굵고 두툼한 큰 줄을 만들었다맨윗부분에 고리를 만들어 양쪽 끝을 꼬이게 하여 큰 나무 토막을 걸쳐 놓고 당기면 서로 풀어지지 않고 줄다리기를 할 수 있다
쌍용 거줄 다리기 는 우리 지역 의 특별한 대보름 행사였다
어제 입춘 날 부처님 전에 세번 을 다니면 좋은 기운을 받을 수 있다는 속설을 따라 좀늦 게 출발 을 하고 보륜 사 에 올랐다
눈이 녹지 않아 미끌 거리는 산길을 오를 때 등산화 를 신지 않고 올라간 나를 원망했지만 겨우 올라 고요하고 차디찬 법당 에 방석을 깔고 앉아 지장경 을 읽었다.
외진 사찰이라 주지 스님은 없고 가끔 만나던 화담 스님 의 모습도 보이지 않음을 보니 아마도 산 정상에 올라 호연지기를 가슴에 담고 계시리라 생각하곤 법당 에 앉아 삼존불 의 모습을 바라보았다
지금껏 수많은 사찰에 들려 부처님을 만나 바라 보았지만 이 보륜 사의 부처님처럼 단아하고 아름다운 모습을 본 적은 별로 없을 정도로 단아한 모습이라 더 좋다
한 켠 엔 지장 보살 이 조용하게 자리하고 벽엔 탱화 들이 가지런하게 걸려있고 그 그림 속에 부처님 설법 도 가 정말 아름다운 모습으로 걸려있어 보륜사 를 나는 가끔 가서 고요한 적막을 같이 채우고 오기도 한다
보륜사 에 가면 적막 이 온몸으로 스며든다. 온몸으로 스며드는 기운을 참선 하듯 고요히 받아들이면 가슴 안에서 작은 환희가 샘물처럼 솟구치 는 듯함을 느낀다.
겨울이라 새들도 없고 바람에 날아간 풍경의 붕어도 없어 적막 그 자체이다.
그렇다고 많은 신도들이 왁자지껄 하게 분주히 오고 감도 없는 이 고요한 참선 의 수련 장 같은 보륜사 에 햇살이 가득 비춰지고 있었다
차디찬 법당 안에서 온 마음을 똑바로 세우고 앉음 만으로도 많은 공덕 을 얻고 있는듯 해서 나는 이곳을 가끔 찾아간다.
입춘 날에 찾아간 보륜사 의 부처님께 정성을 다해 삼배 를 올렸지만 예전같지는 않다.
절 을 하는 모습도 얼마나 부자연스러운가? 두손 을 바닥에 집고 무뤂 을 내려앉고 몸을 숙여 절을 해야 하는 데 그게 잘 되지 않는 세월이 되었다.
"부처님 죄송합니다..어쩌다 보니 이런 세월이 곁 에와 있네요.."
마음을 비우고 오랬 만에 가벼운 마음을 만들어 놓은 듯 홀가분해 졌다. 조금 더 있고 싶었으나 같이 간 일행이 분주히 일어나 또 다른 사찰을 향한 마음이 바쁜 탓에 눈길을 내려오는 발걸음이 더 더디었다.
미끌거리 는 눈길에 낙옆 을 밟으 며 조심조심 내려오다가 휴대폰이 통하지 않음을 알고 사진을 먼곳 아들에게 보내려다 보내지 못했다.
두번 째는 구곡사 그곳은 초행길 이였다. 아주 오래전에 부터 있던 작은 절을 조금씩 중건 하여 제법 자리한 위치는 집과 그리 멀지 않은 곳 위치해있었다. 그곳에서도 부처님 전에 삼배를 하고 어둠이 내려 바로 내려왔다.
오래전에 나와 인연이 있던 청년이 막국수 집을 개업 하였다 해서 그곳에 갔다.
편육 18000원 막국수 9000원 이지만 지금껏 맛본 편육 중에 제일 식감 도 좋고 맛도 있는 것을 주인에게 칭찬했다. 막국수 역시 멀리 달려가던 단골 집 보다 더 맛이 있어 앞으로는 이곳을 단골 집 으로 하기로 말을 모았다. 그 역시 예전 나를 아버지라 부르던 청년 이였다. 어느 사이에 나이가 53 세가 되고 그의 아들이 홀 서빙을 하는 세월이 되어있었다
지난날 그 와 의 이야기가 스크린 영화처럼 스쳐 지나갔지만 모두다 흘러간 허접 같은 일이라 웃으며 "참 맛있게 먹었다..자주 오마.." 하고는 집으로 왔다
사찰에 부처님 세분 을 만나야 한다 했지만 올해는 두분 만 만나 뵈었으니 ..그것 보다 사찰 안에 세분 부처님 들 이 계셨으니 탱화 속에 부처님 까지라면 많은 부처님을 만난 것이기에 마음속에 위로를 던져주었다
먼 곳 에 아들도 어느 사찰에 가서 제 가족과 같이 함에 나의 건강 발원 을 하지 못했다고 고백했다. 그것이야 생각을 멈추고 잠시 한순간 이라도 마음을 모으면 되는 것을 제 며늘 아이 와 의 인연을 감사함이 좀 길었나 보다. 마음이란 샘물 같아서 퍼내고 또 퍼 내고 나누어 야 마르지 않는 샘물이 되는 것이다. 샘솟는 마음의 샘물도 주변을 정리하지 않으면 주변은 허물어 물길이 막히게 되고 흙에 파뭍혀 샘물의 역할을 할수 없게 되기에 늘 마음 정리를 단단히 하고 마음이 마르지 않게 나누고 건네며 서로의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해야 할 것이다
새 해가 열리는 날 맨 처음 절기인 입춘이 지나고 오늘은 대 보름밤 이 되었다.
온다 던 외손주 는 오지 못할 사정이 있다며 연락이 와서 온통 유튜브 에서 레스링 경기하는 것만 보다가 아내를 바라보니 아내 역시 옛 연속극 에 빠져 있었다.
나이듬 을 무어라 표현 을 할까 하면 무료함도 잘 견디는 인내심이 있다는 것이다. 지난 같았다면 어딘가 를 달려가고 있을 것 이건만 햇살 맑은 대보름날 집안에서 하염없이 글이나 쓰고 화면에 눈을 고정 시키며 세월 앞에 장사 없다는 옛말을 떠 올렸다
달이 뜬 밤이 되면 잠시 밖으로 나아가 대보름 달 을 한번 바라보고 들어 올 것이다.
아내가 "추은데 무얼 나가냐" 분명 그리 말해도 아주 잠시라도 그 달을 바라보고 마음속으로 기원을 할 것이다."우리 식구와 나와 인연이 있는 사람들의 안녕과 행복을 가득 담게 해 달라"는 소박한 나의 진솔한 마음을 보름 달 님에게 기원할 것이다
집착은 마음을 송곳 처럼 마음을 좁게 하기에 이제부터는 마음을 열고 세상의 흐름과 세월의 다가옴을 자연스럽게 받아 들이려 한다. 달이 밝은 날 미세먼지 가 있어 조금은 걱정 이 다만 그것 역시 다 그려려니 하는 비우고 가벼워지는 마음으로 살아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