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이 한 글자가 가지는 정겨움
이 한 글자가 주는 포근한 엄마 아부지 같은 고향
시끌벅적이었던 어린시절
먹을게 없어도
떡국 한 그릇에 강정 몇개면
행복에 가득찬 그 날의 설
친구들이 우르르 모여 이집 저집 몰려다니며
동네 어른들께 세배하고
강정 입에 물고 호호 손에 입김을 불며
바람이 지나가듯 골목길을 돌아 나오는
풍경이 눈에 아른 거린다
설
괜스레 몸이 구름에 둥실 뜬듯
몸을 깨끗이 씻고
밖에 나가
길가 꽁초와 쓰레기 쓸어
누가 올새라
대문 열어두고
괜스레 뒤도 한번 돌아 보고
휭하니 바람소리에 또 다시 고개를 돌려도
차가운 바람만 휘리릭 자나가고
창고에 있는 과일 몇개 담아
멋적은 듯 집으로 들어온다
설
어제 준비한 음식이랑
아침에 끓여낸 떡국이랑
한상 가득
동생네 가족이랑 먹는다
모두 성인이 되어 그냥 먹는데만 집중
이게 설날 아침인가
허전한 마음 달랠길 없네
조카와 동생네 돌아가고
소파에 누운 아들
등짝 밀어 쫓아내고
아내와 같이 또 따로 말이 없다
같은 공간 다른 세계
아내는 거실에서 티비보고
나는 컴 앞에서
사람사는 집엔 사람소리가 요란해야
고요한 절간 같은 공간
외로운 설날 차라리 없으면 좋겠다는 생각
잘못된 생각일까?
설
설날의 효는 무엇일까
엄마 아부지예
죄송합니다
모두 내 잘못입니다
내가 잘못 살아온 죄
제가 불효자 입니다
그냥 엄마가 생각 나는 설날 아침
너무나 이른 세월
영원의 세계로 떠나신 엄마
엄마 사신 것 보다 벌써 아들이 더 살았네요
오늘따라 많이 보고 싶습니다
엄마 사랑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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