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暈
까까머리 고교 2학년 때 압량 초등 동창 친구들 10여 명이 모여 만든 모임 이름이다
달무리진 은은한 마음 너무 티지도 말고 은은하게..오랫동안 함께하는 마음으로 맺어진 모임이란 뜻의 심훈이다
당시에는 여학생도 포함된 친구들의 모임이여 함께 즐거웠다
고교졸업을 하고 일부는 산업전선 일부는 대학진학 그리고 군문제까지 해결한 후 함께 사업구상도 하였었다
70년대 중반 광주 출신 서울 경기고 서울공대 출신의 최고의 에리트 친구 모여 제세 신화를 창조하고 하루아침에 몰락한뒤 세인의 이목에서 사라졌던 전 제세그룹 『사업으로 세계를 제패하겠다』며 펄펄 뛰던 30대 초반의 제세라는 회사를 만들어 승승 장구하고 있었다 세계를 제패하는 슬로건으로 우선 삼성타도를 외치면서 그룹으로 성장하는데 자세히는 모르지만 하루아침에 부도가 나고 그들의 꿈이 거기서 멈춘사실을 상기하며 "우리도 한번 해보자"라고 의기투합도 해보았지만 회사 설립까지는 하지 못했다 젊은 시절 꿈과 우정을 함께한 그리고 무엇을 하든 즐거운 친구들의 모임 심훈이었다
결혼 시기가 와서 하나 둘 결혼을 하면서 여자 회원들은 자연 멀어지고 남자끼리만의 모임이 계속 되었다 그중 한 친구가 회원끼리 결혼을 하여 모범적인 가정을 꾸려 나가고 있어 지금도 다른 여자친구들과 소통은 하고 있다
초등 동기들은 심훈을 부러워하고 시기하여 다른 모임을 만들어 우정을 다지고있는 2개가 더 있었지만
지금까지 모임을 이어가는 것은 우리 심훈이 유일하다
젊은시절에 애들이 어릴때는 산으로 들로 캠핑도 함께하여 자식들끼리도 오빠 형 관계가 이어지고 있어 정기적으로 만남이 이루어 졌지만 자식들이 훨훨 자신들만의 세계로 날아가고 서로 바쁘다는 이유로 년간 두번의 만남으로 회포를 풀고 있다
회원들이 대부분 경산 대구에 살고 있지만 한명이 금산에 살고 있어 명절 때 고항 오는 길에 모임을 하는 1년 명절 전 두 번만 만나는 모임이다 그렇다 보니 이야기 보따리가 길어지고 소주병이 쌓여간다
이번엔 나는 소주 반잔 놓고 제사를 지내며 사이다를 홀짝이고 친구들 대화에 한마디도 거들지 않고 경청만하였다
이제 대화 주제는 자연 손주들 이야기다 모두 귀여워 죽겠다는 이야기에 웃을일이 손주들 때문에 있고 즐겁다는, 사는 재미로 산다는 친구는 할배 할매가 좋은 것도 있지만 아들 며느리 사위딸 자신들이 살아가며 꼭 필요한 것이 자식이라고 한다
나의 생각도 그렇다 요즘 세대들은 부모에게 그렇게 사랑을 받고 살았으면 본인들도 그 사랑을 값아야 할텐데 무자식 선언을 하는 이기적인 젊은이들이 많이 생겨 나고 내 자식들도 그렇다.
살아가면서 자식은 꼭 필요 할 때가 있다 그럴때 가족이 필요한 것일 텐데 내 자신만 즐겁고 행복하게 살겠다는 건 이기적이고 사람이기를 거부하는 독불장군식인 사고가 아닐까?
내일은 전부치고 음식 만든다고 하니 예나 지금이나 고지식한 친구가 "며느리 와서 하면 되지 며느리는 왜 보았노"라고 한다 그 이야길 듣고 다른 친구가 무슨 소리 "며느리 잘 먹는 음식 해서 먹여 보내야지 MZ세대를 모르는 쉰세대"라고 핍박을 한다
세월은 많이 흐르고 흘렀나 보다 어느새 황혼의 노을에서나 하는 손주 이야기가 우리들 이야기가 되어 대화의 주제가 되고 죽음이라는 것이 자연스레 우리의 주제가 되어 대화를 나누는 시대에 살고 있다 오늘(1월 20일) 새마을금고 상근이사 부친이 요양병원에서 검사하러 다른 병원에 나왔다가 갑자기 3시간 만에 운명하셨다고 하니 요즘 70대 이상의 모든 사람들의 바램이 이렇게 깨끗하게 가는 것이라 하는데 복이 많은 분이라는데 다른 의견이 없다
단 대목 밑이라 조금 그렇지만 93세에 이렇게 가시는것은 최고의 복인듯하다
오늘 술많이 마시는 것은 물론 말도 거침없이 하는 독불장군 친구가 자기는 하고 싶은 대로 하고 살아서 지금이라도 내일이라도 죽어도 좋다 주위 애 안 먹이고 가면 제일이다라고 한다
아직은 청춘이고 싶고 청춘인데 손주이야기에 지구별에서 소풍을 끝내는 이야기에 슬프다
누구나 가야될 길을 가는 것이기에 아직은 할 일이 많은데...
어느새 노을의 문턱을 넘었으니 나의 행동에도 좀 더 반성하며 살아야 되겠다
지구에서의 여행이 언제까지 일지 모르지만 좀더 주위를 돌아보며 사랑하며 살아야 되겠다
내 마음 가자는 데로...
심훈 친구들은 이제 추석 전에 볼 수 있을 텐데 그때까지 무탈하게 오늘 건강한 이 모습 그대로 만나기를 소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