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비 오는 날

빈손 허명 2023. 1. 2. 09:18
** 비 오는 날** 
 
비 가 내린다
안개가 앞을 바라보기 어려울 정도로 뿌옇게 가득 차 있다
겨울 비 가 내리고 이미 어딘가 에선 매화가 가득 핀 것을 사진으로 보여주기도 했다
한참 겨울의 한파가 온 땅을 얼리고 호호 불며 지난날의 추억 속으로 빠져들게 할 시기이지만  이렇게 변덕 스런 계절의 심술이 지나친 적은 별로 없었다
그것은 세상의 인심이 너무 빠르게 바뀌고 있음은 하늘도 무심히 바라보고 있지 않음이다
이렇게 많은 세월을 살아오면서 오늘 같은 마음의 담담함 역시 나이 탓 이라 생각한다
지금 쯤 이면 솜 바지 저고리를 입고 집 앞 논 바닥에 얼음을 지치고 팽이를 치며 세상의 고달픈 삶의 길 조차 어찌 다가올 지도 모르며 무한의 즐거움 만으로 살아온 때이다
여섯 살 때 피란 길 에 올랐을 때 눈 쌓인 피란 길 에서 철없는 어린 영혼 은 세월의 무상 함을 알수 도 없었다 
 
비가 내린다
비는 온통 이 세월을 적신다.
어딘 가는 눈으로 변하여 내리고 있다고 하지만 질척 하게 젖은 얼음 위로 내리는 비는 더 미끌 거리는 발걸음을 만들어 놓았다
어제 밤 에 티비 노래 경연 을 늦은 시간 까지 보다 잠이 들었다. 꿈속에서도 그 노래 시간의 사연 들이 파고들어 제대로 숙면을 이루지 못했다
멀리 사는 아들도 별 일이 없는 듯 문자도 없고 나 역시 집에서 아내와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누며 무료한 시간을 보냈다
겨울 비 내리던 날은 젊음이라는 낭만으로 더 즐겁고 행복한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기도 했었다
즐겁고 행복한 일 이란게 마음먹기 나름이다.
마음이란 것은 오묘한 신세계이다. 전지전능한 신의 경지보다도 더 무한한 마음의 힘을 감탄하면서 마음을 다독인다
비가 내리면 마음이 답답해진 다
하늘이란 푸르 름 이 주는 위로와 희망은 무한의 힘이다. 그 힘은 마음을 움직이기도 하고 서로의 마음의 찌꺼기 까지도 씻어주며 멀리 에있는 그리운 사람을 부르면 곧 달려 올듯할것같음이다 
 
점심을 간단히 먹었다
아주 간단한 음식을 섭취하면서 나이 듬은 역시 무엇이던지 아끼고 절약하게 한다고 웃는다
식탁 가득 차려 놓아도 젖가 락 한번 가지 않는 그런 형상 조차 모두다 늙음이라는 세월의 심술이다
이 심술을  잠재우려 할 수 조차 없는 무료함이 무한의 무능이라는 길로 접어드는 것을 본다
나는 이 나이에 무한의 즐거움과 행복한 마음이다.나를 좋아해주는 사람과의 조우 가 새로운 삶의 지표를 열어준다
겨울 비 가 오는 날이다. 예전 같다면 김치 부침개로 막걸리 한잔을 마시기도 했을 것이다.  술을 마시면 몸에 문제가 생길 것 같음에 자제하는 것이다
건강 검진 결과를 보아야 알겠지만 아마도 이미 아는 것 이리라 생각하며 그래도 그날 이 긴장된다
신장이 좋지 않다는 의사의 말에 조금은 긴장을 하고 아내는 벌써 음식이나 약을 절제시킨다. 오소리가 폐에 좋다며 구 해 놓고 만들어 놓은 것을 먼데 아들에게 잠시만 더 보관해두라 했다. 현대 의사들은 민간요법을 불신 하기도 한다
먼데 아들에게 미안하여 애써 말하지 않아도 먼데 아들이 이미 내 마음을 알아채고 절제하고 있음은 착한 그의 배려이다 
 
겨울 비가 그치면 아마 먼데 아들이 달려올것이다.잠깐의 만남 속에서 나의 또 한번의 시간의 멈춤은 이어질 것이고 나는 나의 삶 속에 한 페이지를 꽃 피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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