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6 청춘 생각만 해도 언제나 포근하게 느껴지는 사람. 요즘 바쁘다는 핑계로 못 뵈었는지 몇달 되었다.
어제 밤 전화를 드렸더니 장난끼 섞은 목소리는 여전하였다
"내일 찾아뵙게습니다"고 하니 "멀어서 못 와"라고해서 "광양 아들에게 가 계세요?" "아니 하늘나라에 와 있어 이사장은 못 와"라고 하셔 아직 농담을 즐겨하시는 걸 보니 건강하게 계시는 듯하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제일 먼저
"언제나 새경간 새마을금고와 함께하는 회원님 11월의 마지막날인 오늘은 한파로 시작합니다.
갑자기 떨어진 날씨에 건강관리에 유의하시고 올해 마지막 달인 12월은 지나온 2022년 마무리하는 행복한 시간 되시길 기원드립니다 이사장 허명올림"이라고 회원들께 11월 마지막 날 메세지 한통을 보내고
올해 첫 겨울 맛나는 날씨에 완전 무장을 하고 출근을 한다
15~6년전엔가 젊은 사람도 생소한 스마트폰을 사가지고 와서 "전무님 이거 좀 가르켜 줘"라고 하는 70세청년이 있었다. 이 어른의 배움의 욕구는 나이도 세월도 상관이 없다.
80세에 섹스폰을 배우시고 82세에 전자 오르겐을 배우신 끈임없이 새로운것을 배우시고 연습하시는 분이었다.
그 당시 나도 나이가 들면 들수록 무엇이든지 배우는 자세로 이분처럼 곱게 아름다운 노을속으로 걸어 가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옆에서 지켜본 나는 이분의 타고난 건강은 이렇게 무엇인가 하고자 하는 그무엇이 꿈틀이고 새로운것은 배우려 노력하는 그 성격이 바로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것이라고도 생각이 된다. 코로나가 심하여 요즘은 바깥 출입을 자제하고 계시지만 언제나 함께 있고 싶은분이기도 하다.
"11시에 만나 데이트도 하고 점심같이 해요" 라고 전화를 드리니 역시 양**회장님 다우시다.
"아녀 오후에 소주나 한잔 해"라고 하셔 약속을 오후 시간으로 미루어 모시러 간다.
양**회장님은 나랑의 인연은 22년여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당시 영세 금고로 금고 성장에 고심을 하며 좌충 우돌 하고 있을때 성당 분들을 모시고 금고 회원도 되어 주시고 성당에 홍보를 많이 해주셔서 가끔 모시고 좋아 하시는 약주를 대접하면서 뗄수 없는 인연으로 발전해 간 분이다
이사장 선거때도 적극적으로 '허명이 이사장 하는거 보고... 이사장 시켜놓고 죽어도 죽는다"라고 까지 하니며 나를 좋아하시고 사랑해 주신분이다.
술을 밥보다 더 좋아하시는 분. 5~6년전에만해도 둘이 앉으면 기본 소주5병을 마셔야 지리에 일어 나시는 애주가겸 대주가이신 양**회장님 이젠 뒤로 물러나 계셔서 묵묵히 나를 지켜봐 주시는 진정 나를 아끼시는 분과 모처럼 술자리가 기대된다
자연산 잡어를 한 접시 놓고 소주 한잔 올린다.
모습은 예전 그대로 세월을 꺼꾸로 가는듯 변함없이 몸 관리를 하신 모양이다
첫 마디에 "다음 임기 걱정 하지 않아도 되겠나?"(내 이사장 임기가 올해 끝나는 해라서 물으시는 듯) 하시는데 "아직은 이런 저런 말씀 드리기 힘듭니다. 그냥 지켜 봐 주셔요"라고 하며 "앞으로는 당신 건강이나 관리 하셔요"라고 하니 "나 이사장 은퇴때 축하 섹스폰 불어 줄래"라고 하셔 감동에 그냥 바라 보았다.
과거 나를 성당으로 나오게 하기 위하여 교리공부를 하게 하고 4년후 90이 되면 스스로 배운 악기를 연주하는 자축연을 열고 싶다고 하시며 딱 20년만 젊어진다면 하시고 입을 닫으신다.
아직 배움에 목 마르고 하고 싶은 일이 많은 사람 "내 나이가 어때서"란 말이 딱 어울리는 어른이시다.
내년 내년에는 또 다른 아코디언을 배우신다고 하셔 바로 격려의 박수를 쳐 드렸다.
언제 일지 모르지만 나도 언제나 새로운 것을 배우며 살아가려 마음 가득 채운다
온고 지신.. 내 선배 내 형님들 그리고 아부지가 걸어간 그길 내 세대가 마지막으로 걸어 가는길 그길 인가 보다.
오늘은 오늘 오후에는 먼저 걸어간 선인들을 생각하는 시간이 되었다
또 이렇게 하릴없는 하루
하루가 지가간다.
내일은 경산 전체 친구들의 송년의 밤... 부부동반 행사에 참석을 하여야 한다
3년만에 하는 행사라 은근 기대가 된다.
내일은 또 내일...
2022.11.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