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 처남은 압량초등하교 5년 다니고 청도 초등학교 1년을 다녔는데 압량 동창은 만나지 않고 청도 동창들은 사적으로도 만나고 동창회도 참석하려 내려온다고 연락이 와서 아내와 나는 오늘 모든 일정을 비워 두었다
왜일까?
경산 압량은 태어나고 자라고 중학 고등까지 압량에서 살았는데 왜 압량 친구들은 멀리(?) 하고 1년 친구인 청도 친구들과 많이 친할까?(어릴때 집안 전체 청도로 이사를 가서 1년을 살면서 큰 처남은 청도에서 초등졸업을 하였다)
아마 청도가 좀더 시골이라 순수한 면이 많아서 일까?
압량친구도 큰 처남을 많이 좋아하는데..
학창시절 공부로 날고 긴 중학 3년 내내 전교1등한 큰 처남의 자존심이 많이 작용하는 듯한것일까?
자기보다 많이 뒤 처진 친구들이 돈도 잘 벌고 사회적 지위를 가지고 살고 있는데 큰 처남은 많이 힘들게 살아온..
자존심에 상처를 준듯하다
청도 친구들이 좀더 순수한 면과 압량 친구들에겐 본인의 자존심이런게 뒤엉킨게 아닐까 해서 안타깝다. 이젠 아름다운 노을을 만들어 가야 할 그런 시간인데...
이젠 큰 처남도 60중반을 넘어 가는데..그런 자존심 버릴수도 있을텐데 압량 친구들은 아직 내 큰 처남의 존재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데 큰 처남은 그에 대하여 입을 닫고 있으니 나도 알수 없다
오늘 큰 처남이 청도 초등학교 동창회를 참석하러 내려 오는데 처수와 처제가 따라 내려 왔다
큰 처남이 동창회 참석 하고나면 두 아낙에 내가 기쁨조가 되어야 한다. 청도 역에서 12시에 만나기로 하고 아내와 둘이 시간 맞추어 마중을 갔다. 큰 처남은 나에게 동생을 인계하고 동창회에 참석하러 가 버리고 처수에게 "점심 무얼 먹을까"하니 "추어탕"이라고 한다. 큰 처남과 처수ㄴ의 추어탕 사랑은 각별하다. 우리 재야 결혼식 때 내려와 점심은 청도로 가서 추어탕을 먹고 올라갈 정도로 추어탕을 좋아한다.
남도 추어탕은 들깨가루를 넣어 뻑뻑하여 경상도식 추어탕은 나물로만 끓여 시원 담백한 맛이다. 사람마다 호불호가 있지만 처수는 경상도식 추어탕을 특히 좋아한다. 청도 역앞 추어탕 밀집 지역이 있는데 그곳은 외지인이나 관광객들이 주로 먹는곳이고 현지인들이 먹는곳은 따로 있다
바로 황토추어탕!! 이곳으로 안내를 하여 함께 시원하고 칼칼한 추어탕을 먹는다 처수는 늘 청도 역앞에서 먹었다고 한다
이곳.. 확실히 맛있다고 하며 2인분씩 포장을 해서 들고 나와 어디를 갈까 고민하다 아내와 대운암으로 합의를 본다.
청도읍에서 25분을 달려 청도 사찰중 뷰카 좋은 산의 8부 능선에 자리하고 있는 대운암에 올랐다
마침 스님이 앞에 있어 합장을하고 스님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있는데 처수와 처제 그리고 아내가 함께 법당에서 부처님을 만나고 나오는 것이 보인다
처수는 천주교 신자였는데...
스님이 "차 한잔 어때요"라고 해서 "감사합니다"하고 스님 손님 접견실에 들어간다
방은 잘 정돈되어 있고 스님자리엔 다도가 차려져 있어 언제든 차를 우려낼수 있도록 차려져 있고 벽엔 근엄한 표정의 조계종 총무 스님의 사진이 걸려져 있다.
창에는 한 여름같이 따스한 햇볕이 들어와 우리를 포근히 감사주고 산 아래 굽이치는 청도천이 발 아래 보이는 그야말로 신선이 사는 방 같다.
지금 우리나라는 인구 절벽에 섰다고 하듯이 스님도 인구절벽에 서 있어 앞으로 30년후 사라지는 직업중 하나에 스님도 포함된다는데 지금 머리 깎고 들어와 여기 대운암을 지키는 스님이나 되어 볼까? 하는 실현 불가능한 생각에 홀로 피식 웃는다.
처음으로 스님과 마주한 조금은 긴장된다만 스님도 우리같은 사람이겠지..
녹차를 한잔 대접 받으며 이런 저런 대화가 오고 간다
그때 처수가 "며칠후 직장 면접을 보는데 기도 좀 해주세요"라고 이야기 하는데 나는 "??? 왜" 기도로 될것 같으면 기도를 안할 사람 없겠다는 생각에 고개만 갸우뚱 거렸다.
그때 스님이 시험 점수 2점 더 올리는 방법이라고 하는 말씀...
모든 시험은 긴장이 되어 아는 문제도 틀린다고 하며 긴장을 풀어주는 것이 점수를 올려 준다고 한다
그것은 껌을 씹는단다. "껌 씹으면 혈류가 원활해서 생각이 잘 떠올라 2점정도 더 나온다"고 하고 "손목을 좌우 10번씩 돌리면 긴장이 풀어지고 두뇌 회전이 빨라져 시험에 큰 도움이 된다"고 한다. 어떻든 스님에 차 대접을 받고 큰 처남과의 약속시간 때문에 자리에 일어 난다. 아쉽지만 나는 멀지 않는 곳에 살고 있으므로 차후에 승무하시는 내 누님 모시고 차 한잔 하러 오겠다는 언약을 하고 내려 왔다
청도 경찰서 마당에서 큰 처남에 처수와 처제를 인계하고 아내와 청도 하나로마트에서 생필품과 청도 참 막걸리 두병을 사서 집으로 돌아 왔다.
다음에 큰 처남은 동창회가 아님 동생을 만나러오기를 기대해 본다. 오래된 그 1년 인연을 만나러 오는 통에 자기 동생을 그것도 길에서 잠깐 얼굴을 보고 가버리는 것은 나는 싫다.
그냥 내려 온다는 연락을 하지 않고 친구들을 만나고 그냥 갔으면 좋을 걸...
내가 이렇게 아쉬운 마음 가득한데 내 아내는 내색은 않지만 그 마음이 어떨까?
오늘은 배추를 절이고 양념 버무릴 다시 물을 만든다
배추 절이는 건 아내 몫이고 다시물 내는것은 나의 몫이다
오늘은 배추를 절이고 다시물 내는것으로 끝내고 저녁 먹으며 낮에 사온 참 막걸리 한병을 반주로 아내와 나누어 마시며 "사는게 별거냐 이렇게 사는 거지 머"라고 생각하며 오늘도 하루가 지나 간다.
2022.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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