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빈손 허명 2022. 11. 21. 20:22

 

오늘 경산 체육회장과 점심 약속이 있다

11시 30분 잠시 환담을 하는데 책임감과 봉사정신으로 무장된 우리 경산의 리드 같이 느껴졌다

경산 체육회의 미래 청사진... 이 청사진대로 만들 강 회장에 박수를 보낸다

지금 현대 모비스 차량의 냉각기 부분 사업을 하시고 있다고 한다

젊은 나이에 현금 동원 능력이 경산에서 몇 손가락 꼽힌다니 그리고 이렇게 봉사를 하려 하니 이런 분이 있어 경산의 미래는 밝다고 하겠다

체육회장과의 점심을 함께 하고 나서 사무실에 돌아와 가만히 자리에 앉아 천정을 보니 과거 결혼 초기 힘들었던 시기가 주마등처럼 지나간다

친구들과 자형의 도움으로 세탁소를 차려 먹고살기 위하여 이리 뛰고 저리 뛰던 시절 나는 부모로 부터 건강한 몸뚱아리만 받아온 터라 같은 또래 친구들 보다 많이 힘들게 살고 있었다. 새로 신혼살림을 시작한 아내와 나 둘 다 완전 맨주먹으로 시작한 터라 주위 친구들보다 더 힘들게 살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감사하게도 어느 누구보다 건강한 몸을 받아 열심히 열심히 아내와 같이 앞만 보고 뚜벅뚜벅 걸어가고 있었다.

그러다가 나는 하루하루 살아가면서 많이 힘들 때면 가는 곳이 있었다.

바로 대구 칠성시장이다.

아내가 일어나기도 전 새벽 5시에 칠성시장에 도착하면 수많은 상인들의 생동감 넘치고 활력이 넘치는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본다

그 추운 겨울 양철통에 나무 장작불에  손을 녹이고 또 물건을 받고 고함치는 상인들...

많이 힘들지만 힘든 내색 없이 영차 영차 시장을 깨우는 모습을 보며 그래 이렇게 열심히 살고 있는 이 사람들을 보라!!

다시 나의 마음을 다잡고 돌아와 또 영차영차 열심히 일하며 경제 개발 5개년 계획 같이 나의 인생 설계대로 살아온 모습들이 영사기처럼 천정에서 돌아간다

당시 가끔 그렇게 흔들리는 나의 마음을 바로잡기 위하여 종종 달려갔던 곳 대구 칠성시장의 기억이다.

 

살면서 지난 과거가 없는 오늘은 없다.

오늘 없는 내일도 없다.

오늘 다시 과거가 회상되니 지금 나의 마음이 어딘가 다른 무엇이 꿈틀 대는가 보다.

나도 모르는 내가 꿈틀거리는가?

"사랑은 무엇인가? 사랑은 설레 임이다.
바라보면 마음에 솟구치는 웃음이 넘치고  눈 만 감으면 그 언젠가 만났던 시간 속에
행복했던 시간이 자꾸 스멀거리고 기어 나와 행복한 미소가 머금어지는 것이다.
달려가 바라보고 싶고 마주했던 시간의 희열이 가득 밀려와 가슴이 고동치고

나도 그 여운이 온몸으로 가득한 것,

눈빛만으로 알 수 있는 것,

목소리 만들어도 아 는 것 
사랑은 즐겁고 행복만 가득한 것도 아니다
사랑은 아픔과 눈물과 간절한 그리움으로 이어지는 짖은 통증을 동반한다 "라고 이야기한다

사랑 내가 모르는 사랑이 익어가는가 보다

내가 고등학교 때  누님 회사 공장장이란 분이 생각난다

누나 만날 때 가끔 만나는 이름도 모습도 생각이 나지 않지만 늘 가득한 천진난만한 미소를 띠는 분.
아주 듬직한 분인데 항상 얼굴엔 미소가 가득해서 누나에게 저분은 맨날 웃으시노.
"아 저 공장장님은  화가 가득 났어도 얼굴은 웃는다"라고 해서 당시 "아 나도 배워야겠다"라고 생각하고 항상 이분처럼 흉내를 내곤 하였다
사람이 천성이란 것이 있듯이 나는 그 공장장처럼 될 수가 없었다
조금 닮아지고는 있지만 그리될 수는 없는 것이다

이제 과거의 그 힘든 삶도 세월과 함께 묻혀졌고 내가 부족한 미소를 채우려 노력했던 시절도 그 세월 속으로 사라져 갔다.

오늘...

어제도 아니고 내일도 아닌 오늘이 있을 뿐이고 오늘을 사랑함이 제일 이어라.

 

회사를 나와 이웃 형님 사무실에서 가지 차를 한잔 하고 집으로 걸어와 아내와 운동을 나선다

슬그머니 손가락을 걸었더니 착 달라붙는다

새끼손가락을 서로 끼우고 걷는 게 얼마만인가. 걸으며 30여 년 전 칠성시장 갔던 이야기를 했더니 "참 그땐 행복이 흰색인지 빨간색인지 파란색인지 모르고 지나가버렸다"는 이야기를 해서 "그땐 나 혼자 많은 고심을 했다"며 아내를 바라보았다. 역시 아내도 그 당시 힘든 시절을 기억하고 있다.

깍지 낀 손을 사진 찍어 가족 단톡방에 올렸다.

잠시 후 우리 공주가 깍지 끼면 부부 티가 난다고 해서 우리는 바라보고 또 웃는다
"멀리 산마루 넘어가는 노을을 보며 우리 이렇게 건강하게 사는 것이 얼마나 행복하니 우리 오늘 뒷고기에 소주나 한잔합시다" "ㅇㅋ갑시다" 한잔 술에 오늘 이 마음까지 다 마셔 버립시다. "내일은 일찍 출발하니 딱 한 병만 마시고 와요"
뒷고기 집 앞에 도착하니 가는 날이 장날이라 뒷 고깃집이 쉬는 날이다. 그럼 갈비 먹을까 동생 통닭 먹을까?
그래도 동생네 팔아줍시다.
ㅇㅋ 터벅터벅 걸어 닭집에 간다. 마침 손님도 없고 조용하여 소주 한 병 마시기 안성맞춤이다
통닭 한 마리에 소주 한 병 둘이 농갈라 마시고 집으로 집으로 걸어오며 맞잡은 손끝으로 사랑을 느낀다 

그리고 아내를 바라본다. 그래 당신과 나 둘이 건강하면 최고지 더 무얼 바라랴...

오늘도 수고 했구만.. 내일 또 내일 행복합시다.

그래 오늘 오늘 제일 사랑하는 하루 되었으니 내일 또 사랑하는 하루 되자.

오늘은 여기서 모두 털어 낸다

 

2022.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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