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나의 일기

아들과 한잔

빈손 허명 2022. 11. 16. 22:22

어제의 하루 편안하게 서울을 다녀오고 잠자리에 들 때까지 피로를 못 느꼈는데 일어나니 6시 30분이다
잠자리에 든 시간이 11시40분이라 해도 많이 잤다
일어나 큰 누님집에 잠시 들러 자형과 누님에 인사를 하고 자형이 뽑아놓은 무를 한 포대 가지고 왔다.
동치미 용 무우 내 손바닥 만한 크기가 동치미 무다
큰 누님 내외는 오늘 동네 경로당에서 버스 2대로 감포에 회 먹으러 간다고 하셨다.
맛있게 드시고 오시라고 인사를 하고 12월 초 내가 두 분을 모시고 기장 전복 대접하겠다고 약속을 하였다. 가끔 모시기로 해놓고 그것도 잘 되지를 않았다.

점심은 관내 기관장 회의 겸 점심 식사 약속이 있다
학교 교장 3명, 읍장, 조합장, 신협장, 파출소장, 우체국장, 면대장, 금고 이사장 이렇게 10명이 참석 대상자이다. 우체국장이 총무를 맡고 있는데 3명이 유고이고 7명 참석이라고 미리 알려 왔다.
시간이 되어 장소에 갔더니 우체국장과 면대장만 앉아 있다
오늘 아침 몇 분이 갑자기 일이 있어 참석할 수 없다고 한다
간단히 밥이나 먹고 갑시다. 기관장 회의에 최고 어른이 읍장인데 지금 읍장은 많이 특이하다.
지난 모임에서 맥주 한잔 하시라고 하니 "나는 저녁에만 마신다... 분내 나는 사람이 따라주면 더 맛있다, 카스만 마신다"라는 걸 한대 쥐 패고 싶었다. 읍장이면 다른 사람에 맞춰서 못 마셔도 잔은 받아야지, 그리고 무슨 저녁에만 마신다, 분내 어쩌고... 특이한 건 알고 있었지만 어처구니가 없었다
"읍장이 이 모임을 주도하여 읍에서 하는 행정에 많은 도움을 주세요"라고 부탁을 해야 하고 읍장이 다른 기관장에게 참석하라고 독려하여야 하는데 이번에 또 나오지 않고 피해버리니 이놈 가만 두기도 그렇고... 바로 내 직속 후배란 걸 아는 다른 기관장이 "이사장님이 어찌해보세요"라고 한다
"예 이제 2개월만 있으면 다른 곳 가니 그냥 내버려 둡시다. 내년 새로운 읍장이 부임해 오면 달라질 겁니다. 그냥 다음 달에도 이렇게 간단히 점심이나 합시다"라고 하며 식비를 계산하고 나왔다.
옛부터 고을 원님이 잘해야 고을이 화목하고 번성하다고 하였는데 이번 읍장은 정말 특이하다.

 

기관장들과 점심을 하고 사무실에 돌아와
이것저것 생각하고 있는데 부녀회 기수별 회장님들이 방문한다
모레 부녀회 전체 워크샵 때문에 온 듯 내가 차 한잔씩 대접해 드리고 있으니 1기 고문이신 누님이 자형 때문에 많이 우울하다
"소주를 좋아하는 누님이라 저랑 소주 한잔하며 맘 푸세요. 그리고 자형의 사랑이 넘쳐 그렇지 얼마나 순수해요 한잔합시다" 라며 회 한 접시 주문하고 자리를 하였다
이 자형은 지극히 누님을 사랑하는가 보다. 멀리 인연과 정 반대이다. 누님은 완전 외향적이고 자형은 집돌이 눈에 누님이 안보이면 불안하고.. 누님이 73..자형이 79인데 순수한 사랑에 내 인연과 비교 되는 상황에 웃음이 나왔다.
소주 한잔 권하며 "누님 욕심을 버리세요 지금 연세에... 이런들 저런들 어때요 건강이 최고지요
얼마나 누님을 사랑하면 그러냐구 그러려니 하고 사세요"하니 "몰라 그래도 난 싫다"라고 한다.
"그럼 이혼하고 혼자 사세요 엄청 행복하겠어요"라고 하니 그건 또 안한단다."시시한 남자보다 더 여걸인 누님의 성격에 온순한 자형이 맞지 않지만 그리 죽고 사세요"라고 이야기만 할 수 없었다
그렇게 누님을 보내고 집으로 오려고 횡단보도로 오는데 오랜만에 뵙는 영감님을 만났다.

반가운 마음에 할머님은 하니 "먼저가고 나도 힘이 없어 전동 자전거 타고 다닌다"라고 하시며 "건강 잘 챙겨"하시는데..
내가 해야 할 인사를 이 어른이 하셔 잠시 할 말을 잃고 바라보며 "예 어르신도 건강하셔요"라며 돌아서 왔다
참 건강 누구나 노을로 가는 길에는 건강밖에 없다는걸 곳곳에서 느낀다.
오늘 만난 모든분들의 건강을 소원 한다


어제 저녁 오늘저녁에 아들에게 오랜 만에 한잔 하자하였다
사실 할 이야기가 좀 있어서다
"이제 결혼도 하였고 자기 가정을 이루고 잘 살고 있긴 하다만  며느리도 매인 몸이라 부자연스러울 수도 있을 테지만 내 언제 집에 간다"라고 통보하고는 잠시 왔다 가는 생생내기 방문은 지양하여라 앞으론 "네 처가집도 미리 장인 장모님 시간 어떻게 되는지 확인하고 언제 찾아 뵙겠습니다"라고 약속을 하여라 그리고 이제는 한달 두번은 엄빠와 장인정모께 시간을 할애 하여라. 지금부터 길을 들여야 좀 더 늙어도 계속 될것이다. 매월 둘째,넷째나 첫째,셋째 토요일로 점심은 처가집 저녁은 우리에게 아니면 반대로 정하여라. 새애기 하고 의논하여 알려 다오. 그날이 서로 무슨 일이 생기면 미리 통보하여 약속을 취소하고 며느리가 부대서 못 나오면 니 혼자서라도 정례화하여라"라고 이야기하였다. 

지금 mz세대와 꼰대 세대인 우리 부자가 이런 대화를 한다는 자체가 다른 집보단 조금 깨어있을 집이라 생각하는 건 나만의 생각일까??

일단 아들이 수긍을 하고 내 의견에 조정을 해 보겠다고 이야기를 하였다.

차후 어떻게 전개될지는 나는 예측이 안되지만 서로 원만히 이해를 하고 부자간 어느 기준이 만들어 지리라고 생각이 든다.

이렇게 오늘도 하루가 지나간다

내일은 과거 아픔이 있는 세 가족이 감포에서 만나는 날이다

우리 살아가는 길은 온고지신이다

내일... 

오늘 일기는 여기까지............... 2022.11.16

 

 

 

'**심신수양** > 나의 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부녀회  (3) 2022.11.18
아픔을 경험한 벗들..  (2) 2022.11.17
나는 그립습니다  (1) 2022.11.16
촌놈 서울 일기  (5) 2022.11.15
형님과 양주 한잔  (1) 2022.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