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 간단다**
달빛이 차다
가지 끝에 걸린 나무 잎 하나가 흔들린다
가을이 가며 남긴 것들이
온통 가슴으로 스며들어
누가 가을인지
가을이 누구인지를 알지 못한다
모두다 내려놓고
온통 비어 있는 가슴으로 찬 바람이 밀려온다
밤하늘 날개 짓 가득한 가을이 간단 다
너도 이 가을이 모습을 감추고 떠남을 서러워 하는가
잊혀질까 안타까워 하나 남겨놓은 단풍잎
거미줄에 걸려 바람 따라 흔들린다
사랑한다
더 사랑한다
가는 이 가을조차 잡지 못함에 서럽다
낙엽은 지고 가을이 간단 다
이 세월이 어찌 무겁지 않으리
너를 사랑함이 내 숙명인 것을
가는 가을이여 너를 다시 만날 수 있을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