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여행지**/대구&경상북도

박목월 시인 생가

빈손 허명 2022. 10. 1. 23:18

경주가 낳은 시인 박목월

박목월 생가를 둘러보며 그분의 시를 생각하는 여유를 가져 보았습니다

 

가정(家庭)/박목월

지상(地上)에는
아홉 켤레의 신발
아니 현관에는 아니 들깐에는
아니 어느 시인(詩人)의 가정(家庭)에는
알 전등(電燈)이 켜질 무렵을
문수(文數)가 다른 아홉 켤레의 신발을.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눈과 얼음의 길을 걸어,
그들 옆에 벗으면
육문삼(六文三)의 코가 납짝한
귀염둥아 귀염둥아
우리 막내둥아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얼음과 눈으로 벽을 짜올린
여기는 지상(地上)
연민한 삶의 길이어.
내 신발은 십구문반(十九文半).
아랫목에 모인
아홉 마리의 강아지야
강아지 같은 것들아.
굴욕과 굶주림과 추운 길을 걸어
내가 왔다.
아버지가 왔다.
아니 십구문반(十九文半)의 신발이 왔다.
아니 지상(地上)에는
아버지라는 어설픈 것이
존재한다.
미소하는
내 얼굴을 보아라. 

박목월의 가정(家庭)이라는 시로, 생활인으로 돌아온 시인이 아버지로서의 고통을 토로한다. 자식사랑과 책임 의식을 스스로 확인한다. 현실적 세계를 시적 대상으로 삼은 진면목을 보여 주고 있다. 박목월 시인이 50여년후의 코로나 상황을 예견하고 이시대의 아버지들을 비춰주는 시처럼 보인다.

박목월생가는 김유신의 수도장으로 유명한 단석산 자락에, 전방으로는 인내산에서 발원한 물줄기가 덕천이 되어 형산강 상류에서 건천들을 형성하는 경주시 건천읍 모량리 666번지에 위치한다. 시인은 1915년 아버지 박준필씨와 어머니 박인재씨 사이에 2남 2녀의 장남으로 태어났다. 본명은 박영종으로 시인이 살던 어린 시절은 삶이 다 어려운 시절이었지만 그래도 시인의 유년시절은 부친이 수리조합장을 지내서 나름 유복한 생활을 했다.

출처 : 시니어매일(http://www.seniormae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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