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끌벅적 한 추석 날이 지나고 이튿날 애들을 데리고 산소로 일찍 출발을 한다
공원묘지라 조금 늦으면 입구에서부터 걸어서 올라야 되기 때문이다
경산 백합공원에 모신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그 조금 아래에 내 4촌 형님 그리고 처 조부모님이 함께 모셔진 공원묘지이다
앞으로 세월이 더 흐르고 나면 묘지가 무슨 소용이랴
흔히들 흙에서 나서 흙으로 돌아 가야 한다고 한다
우리나라 장례문화는 예부터 매장 문화 였으나 요즘은 90% 이상이 화장 후 수목장이 제일 많고 영혼 아파트인 납골당으로 들어가는 것 같다
오래전 친구가 교통사고로 먼길을 먼저 떠났을때 화장하여 납골당에 안치한 적이 있는데 몇년후 그 유골함에는 습기가 차서 온갖 벌레의 서식지가 되어 있는 걸 보면서 납골당은 하지 않아야겠다고 생각했었다
공원묘지 가는길에 조화 3묶음을 사고 소주 3병 과일 조금 준비한 것으로 먼저 엄마 아버지 영댁에 먼저 인사를 드린다
"너희 할부지는 술을 못 드시니 할머니 많이 드려라"하면서
자기 자신만을 생각한다면 너희 할부지는 멋진 인생 살다 가셨단다
하고 싶은대로 그 나름의 인생을 주위 눈치 보지 않고 할부지 하고 싶은대로 살다 가셨으니 얼마나 잘 살다 가셨겠니...
가족은 늘 아버지를 그리워 하는줄도 모르고 자신의 행복만 바라보다 가셨으니...
너희 할매는 평생을 혼자서 외로이 사셨단다. 자식들만 바라보다가 몹쓸 병이 걸리셔서 60세도 되기 전에 한을 품고 저 하늘나라로 가셨단다
아부진 너희들 할머니께 며느리가 지어주는 밥상을 생전에 한번 올리지 못한것이 늘 가슴에 맺혀 있단다.
지금 그렇게 애 먹인 영감을 길 들여가며 할머니께서 잘 살고 계시는지 모르겠다
할매 할배 영댁을 떠나 조금 아래에 누워 계신곳 여긴 내 사촌 형님..자그만 하고 배는 불뚝 술은 말술이고 꼭 송해할배 스타일인 애들 할아버지보다 5살 많은 분이시다. 형님의 자식들은 수원 살고 있어 외로이 누워 계시는데 나 아니면 찾는 후손이 없을것 같아 안타까운 심정이다
그리고 애들 외 증조부모님 할배보다 할매가 더 기가 세서 집안 전체를 좌지 우지 하신 할머니라 하던데 그렇게 기센 할머니도 이렇게 누워계시며 누가 오는 걸 알까? 가는 걸 알까?
이렇게 세곳의 영댁에 인사를 드리고 내려온다
얘들에게 내가 살아오면서 느낀 것을 한 마디쯤은 알려 주려고 늘 생각했었다
이제 남남끼리 만나 살기 시작하였는데 앞으로 긴 항해를 하는데 부부간은 신뢰, 믿음이 깨어지면 회복이 힘든다
서로 진실만 이야기하고 거짓은 아예 하지 말고 진실되게 서로 신뢰를 쌓아 가거라.
그리고 너희가 부모에게 지금까지 지극한 사랑을 받은 거 너희들도 사랑을 주고 가야 된다
너희 둘이 살다 보면 큰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그때 필요한 것이 자식이란다.
니는 처음 얘들이 무자식 선언을 하였을 때 나도 많이 썹썹 했었다. 나도 인간인데 무덤덤할 수 있을까
그러나 아내와 나는 내색 없이 너희들 마음대로 하라고 하였었다. 자기들 인생이니까..
앞으로 긴 인생길을 걸어가다 보면 부모를 위해서가 아닌 지신들을 위하여 자식은 꼭 하나쯤 있어야한다고 생각한다.
평생 둘이서 행복하게 사는 것도 좋지만 내 새끼 키우는 재미도 느껴 보길 나는 바란다
성묘 후 집으로 와서 듬직한 사위와 예쁜 며느리의 의견을 존중하여 경주 보문단지에서 자전거 타기로 하고 서둘러 출발한다. 내 아내의 버킷 리스트 중 하나 이기도한 2인종 자전거 타기 위해서 이다.
나도 자전거 타본지가 까마득한데 혼자서도 잘 탈지 모르겠는데 2인용을 순조롭게 탈 수 있을까?
걱정 반 우려반 보문단지에 도착하니 점심시간이다. "자전거 타기도 식후 타기"라 보문단지 물레방아 광장에 주차를 하고 근처 밀면을 먹으러 가니 대기 3번이다 국수 한 그릇 먹는데도 줄을 선다
우리 같이 명절을 관광지로 나온 분들이 많은가 보다
드디어 우리 차례다 6명이 58,000원이다
국수 한 그릇 거의 만원 물가가 장난이 아니다 국수가.. 만원 시대라 요즘 살기가 많이 어렵다더니 물가를 보니 많은 국민들이 행복한 명절이 아닐 수 있다는 생각에 우리만 즐거운 건 아닌지 잠시 헛헛한 생각이다
자전거 대여점에 오니 다행히 아내가 자전거는전동 2인용으로 타자라고한다
얼마나 고맙고 반가운 말인고 사실 체력이 살짝 부담을 느끼고 있었는데...
2인용 3대 1시간 빌리는데.. 3만 원씩 9만원 현금 주면 만원 깍아준단다
세금이 무서운가 보다. 그리고 중국제 전동차로 시간당 3만원이라...
경주 보문단지를 한 바퀴 돌아 경주 엑스포를 돌아 황룡사 다리를 돌아 보문정으로 해서 물레방아 광장으로 돌아오는 코스이다
버킷리스트는 아니지만 행복해하는 아내를 보며 앞으로 작은 행복을 나누어야겠다는 생각에 지금껏 즐거운 것보다 더 하늘을 보며 웃자고 생각해 본다.
전동차는 아들 내외가 선두 내가 중간 딸 내외가 뒤를 따라 보문단지 길을 달려간다
앞을 보니 소곤소곤 행복에 겨운 몸짓 ! 뒤를 보니 무게 중심이 맞지 않아 불안한듯한 주행 걱정스럽다
그랬거나 말거나 1시간의 주어진 시간을 꽉 채워 나오며 생각이 깊어진다
나는 비교적 일찍 애들을 둘 다 출가 시켰다. 그런데 둘다 무자식 선언이다
그래 너희들 인생 너희들 맘가는데로 하여라라고 하였지만 경주 재야 자신들의 미래를 보면 이건 아니다 싶다.
나는 애들을 키우며 제일 잘한 것은 넓은 곳을 경험하게 한 것이고 먹고 싶은 것 먹이고 자식이 아니라 친구처럼 키워온 것에 대하여 자화자찬한다
그러나 지금도 맘 구석 안타까운 것이 두 놈 모두 집을 사려고 발버둥 치는데 도움을 줄 수 없다는 것이 제일 마음이 아프다
어릴 때 그리 긴축 재정을 하여 지금 집을 장만하려 할때 도움을 줄 것이지... 나의 무능력에 애들에게 미안한 마음이다.
지금 이쁜 공주는 사위와 맞벌이하며 인천 부평역 아파트 청약 당첨이 되어 준비 중이다. 입주까지 있어야 될 곳이 마땅치 않아 빌라에 전세로 올 연말 이사를 해야 된다고 한다. 중도금과 전세금에 고민이 큰가 보다
이런저런 일에 무거운 마음이다
어떻게든 잘 헤쳐 나갈 거라 믿는다. 그리고 도움으로 해결하면 그 뒤에는 더 큰 시련이 오면 주저 않을 수 있으니까
둘이 헤쳐 나가길 지켜볼 것이다
그렇게 전동차를 타고 함께 경주의 벤자마스 카페로 갔다
이제는 각자 삶의 터전으로 돌아가야 하니 카페에서 잠시 서로 얼굴도 보며 그리움은 마음으로 나누는 시간을 가지기로 해서 왔는데 이 카페는 와우~~~
키즈 놀이터 키즈 금지구역 넓은 잔디에서 뒹구는 어린이들...
이건 카페가 아니다
하나의 소설이다
실내는 거물 의자에다 연인 커플 의자... 실외는 풀장을 연상하는 몰의 천국 그리고 가족 함께 즐기는 10인 좌석
실내 평수만 1000평이 넘을 듯...
나의 사고와는 맞지 않지만 아내와 애들이랑 셀카도 찍으며 아쉬운 시간을 갈무리한다.
사랑한다 애들아
이번 추석은 더 사랑하는 한가위 서로 이해되었는 추석이었기를 바라본다.
너희들도 사랑하며 잘 살아라.
100년만에 제일 둥근 달 제일 밝은 달이라 하는데... 폰카의 성능이 이렇습니다
카페에서 개폼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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