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신수양**/바우

노을이 지는 시간

빈손 허명 2022. 8. 17. 09:48

노을이 지는 시간/구흥서

 


지우려 했다
남겨진 것들을 모두다  내려놓고
남겨진 것 모두 다 태우고 간다
지나온 시간 온몸을 불태우며 열심히 살았다
아침 이슬을 녹여 풀잎에 흐르게 했고
바람을 불러 잠든 꽃잎을 깨웠다
뭉게구름을 두 둥실 피워 올려
파란 하늘에 띄우고
짖 푸른 잎 새를 하나하나 다독여 이별을 준비하고
고개 숙인 알 곡을 가득 채워 더 따스한 햇살을 보냈다
하늘에 별들을 불러 놓고
강물에 비친 물결 위로 하나 씩 하나 씩 내려 주었다
노을 빛 가득한 이 시간
나는 여기서 무엇을 바라보는가
오래토록 살아온 시간의 흔적 마져 지우고 가려한다
노을이 지는 시간 경건한 마음으로 노을을 본다
언젠가 나도 노을이 되리라
또 누군가 도 이 노을을 바라보며 생각하리라
아 그때 나도 그를 사랑 했 노라..며
눈시울 붉힐 것이다 
 

 

 

'**심신수양** > 바우'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들이라는 이름  (0) 2022.08.24
또 비가 온다  (0) 2022.08.20
눈빛  (0) 2022.08.14
이게 그리움인가?  (0) 2022.08.14
비 오는 날엔../구흥서  (4) 2022.08.08